[단독] “최태원, 동거인에 1000억 썼다” 주장한 유튜버 구속 면한 이유...판결문 봤더니
용산구 주택 신축비용 등 나열...“650억원 내지 700억원 이상”
“노소영 경제적 지원 일방 중단 등 부각하려 과장된 표현 사용”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에 대한 한 유튜버의 명예훼손 사건과 관련해 1심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김 이사가 실제 거주하는 주택 신축비용뿐 아니라 김 이사의 기획전 등을 위한 최 회장의 지출 내역을 나열하며 유튜버 주장에 대해 "아무런 근거 없는 허위사실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배우자였던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사실도 거론했다.
시사저널이 확보한 70대 유튜버 박아무개씨 사건 1심 판결문 등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1단독 서영효 부장판사는 최 회장이 김 이사와 자녀를 위해 직접 지출하거나 김 이사 등이 거주하는 주택 신축비용 등으로 621억3800여만 원을 지출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여기에 최 회장이 김 이사를 위해 쓴 추가 비용까지 더해 "모두 650억원 내지 700억원 그 이상의 금액에 이를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판결문에는 구체적으로 △최 회장과 노 관장 이혼소송을 심리한 서울고등법원이 김 이사를 위해 지출된 것으로 인정한 금액 219억원 △서울 용산구 주택 신축 비용 301억6547만여 원 △김 이사의 전시 주관사에 대한 39억7346만여 원 이체(2020년 10월21일~2021년 12월28일) △티앤씨재단에 대한 110억9947만여 원 이체(2018년 1월10일~2022년 9월6일) △월 2000만원 등의 생활비 △2020년 이후 추가 지출한 자녀 학비 등이 나열됐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해 "동거 기간을 따져보면 박씨의 발언이 있던 2024년 6월 기준 생활비 총 이체금액은 (판결문에 적시된 것보다) 몇 갑절 이상 증가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 명의의 신행은행 계좌 등에서 지출된 금액 중 상당 부분은 김 이사 관련 소비 명목으로 사용된 점, 특정하지 못한 최 회장의 카드사용금액 등도 언급했다.
서울 용산구 주택과 관련해 재판부는 각주를 통해 "최 회장이 신축한 주택에 김 이사와 그 출생 자녀가 무상 거주하고 있다"며 "이는 최 회장이 김 이사와 자녀의 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신축한 후 제공한 것임이 틀림없다"고 했다. 이어 "이 주택이 최 회장과 노 관장 사이의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는 것과는 별개로 최 회장이 '김 이사와 자녀를 위해 사용'한 금액에는 응당 포함시켜야 한다"며 "주택신축 및 지출의 목적이 명확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최 회장이 2016년 7월29일~2019년 7월8일 김 이사의 부모에게 이체한 후 회수하지 못한 금액 11억700만여 원 등이 판결문에 명시됐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2019년 7월8일 이후 추가 회수금 자료는 이 사건에서 전혀 제출되지 않았다"고 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최 회장의 증여 또는 사용금액으로 특정한 1000억원이 위 금액 대비 최소 140% 정도 많은 금액인 것은 맞다"고 했다. 그러나 최 회장이 대한민국 내 유수 기업의 총수인 점,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및 재산분할 사건이 전세계에서 세간의 화제로 대두된 사실 등을 상기시켰다.
특히 "1000억원이라는 표현은 그 금액 단위에서 볼 때 최 회장이 정식 배우자였던 노 관장에게는 생활비 등 경제적 지원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반면 동거녀인 김 이사와 그 가족들을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돈을 지출하거나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상징적인 의미에서 사용된 숫자로도 볼 수 있다"면서 "박씨가 적시한 수치는 다소 과장된 표현으로 보일 뿐 중요한 부분이 아무 근거 없는 허위사실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박씨의 공소사실 중 최 회장 관련 부분을 무죄로 판단하고, 지난 1월15일 박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이후 6일 만인 21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박씨 역시 22일 항소하면서 공은 2심 재판부로 넘어갔다.
박씨는 2024년 6월14일부터 같은 해 10월9일까지 9차례에 걸쳐 유튜브 채널 등에서 최 회장과 김 이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로 지난해 7월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는 최 회장이 김 이사를 위해 1000억원을 썼고, 김 이사가 최 회장의 자녀 취업을 방해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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