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주가, 3년 만에 ‘1000원’···경영구조 드러나니 기관·외인 몰려

최동훈 기자 2026. 1. 3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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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회수 어려워진 무궁화신탁 인수 추진
인수 후 기업가치 오르면 대주주 엑시트 예상
‘실질적 오너’로 알려진 김신 전 대표, SK증권 대주주 지분 3% 불과
소액주주 결집 가능성도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SK증권 주가가 최근 급등해 3년 만에 장중 1000원대를 기록했다. SK증권이 기업 인수를 추진하는 한편 경영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나자, 투자자들이 기업가치 제고와 경영권 재편을 기대하고 있단 관측이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증권 주가는 이날 장중 1099원을 기록한 후 949원에 장마감했다.

지난 2023년 2월 2일 장중 1062원을 기록하고 988원으로 장마감한 후 처음 장중 1000원대, 종가 900원대를 넘어섰다.
SK증권의 지난 3년간 주가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 / 자료=한국거래소

SK증권 주가는 작년에 7월 9일 장중 826원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 1년간 400~700선에 머물렀다. 전날 기록한 종가 894원은 전거래일(688원) 대비 29.94%나 상승한 액수로 이례적인 수준의 증가폭을 보였다.

같은날 SK증권이 부동산 신탁사인 무궁화신탁을 인수할 것이란 투자은행(IB) 업계발 소식이 주가 상승세에 불 지핀 것으로 분석된다. 무궁화신탁은 지난 2023년 6월 SK증권이 해당 기업의 주식을 담보로 1500억원 대규모 대출을 주선해 준 곳이다.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은 해당 대출의 일부 금액인 869억원을 SK증권으로부터 차입했다. SK증권은 이후 해당 대출을 구조화해 기관, 개인 투자자들에게 440억원 규모로 재판매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궁화신탁이 대출을 실행한 지 5개월 만인 2023년 11월 채무자로서 일종의 신용등급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기준(100%)을 충족하지 못해 기한이익상실(EOD)에 빠졌다. EOD는 채무자가 이자를 채권자에게 지급하는 대신 일정 기간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권리(기한 이익)를 잃는 상태를 뜻한다. 채무자가 원금이나 이자를 2회 연체됐을 때 발생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024년 11월 27일 무궁화신탁에 경영개선 명령을 내렸지만, 작년 6월 SK증권 대출 만기가 도래한 후 현재까지도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궁화신탁은 2024년 당기순손실 1507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 여의도 SK증권 본사. / 사진=연합뉴스

◇ SK증권 대주주인 사모투자사, 기업 인수한지 8년 경과

SK증권은 무궁화신탁 대출 부실을 만회하기 위해 현재 무궁화신탁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이를 두고 일부 투자자들이 SK증권 기업가치가 확대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무궁화신탁이 적자 경영에 2022년 발생한 대규모 부동산파이낸싱(PF) 부실 사태의 여파까지 덮쳐 자본금을 갉아먹고 있는 점은 인수 가치를 낮추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무궁화신탁 자본총계는 2023년 2889억원에서 이듬해 1234억원으로 57.3%나 감소했다.

다만 SK증권은 무궁화신탁에 대출을 실행할 당시 기업 재무에 우려할 만한 부분이 없었던 점을 강조했다. SK증권은 지난 27일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2019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주식담보대출 절차를 진행할 당시 무궁화신탁의 재무 상태가 안정적이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사모펀드인 SK증권 대주주 J&W파트너스가 통상적인 기업 매각 시점을 넘긴 점도 투자자들의 관심 요소다. 사모투자회사인 J&W파트너스는 2018년 7월 SK㈜로부터 SK증권 지배 지분(10.00%)을 인수해 대주주에 올랐다. 사모펀드가 통상 기업 인수 후 5년 지난 시점에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점을 고려하면, J&W파트너스가 SK증권 대주주 지위를 비교적 장기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 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남아 있는 주주들에게 이득이 돌아갈 수 있다. 새로운 투자자가 무궁화신탁 인수 후 몸값을 불린 SK증권의 지분을 매입하고 실적과 재무 상태를 개선하면 주식 가치가 오르거나 더 많은 배당을 누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SK증권이 작년 11월 공시한 분기 보고서에 기재된 최대주주 제이앤더블유 비아이지 유한회사(J&W BIG LLC)의 출자자를 설명하는 표. 출자자수가 2명으로 표기돼 있지만 최대주주인 J&W BIG 사모투자합자회사만 표기돼 있다. 나머지 1명은 지분 3.15%를 보유한 김신 SKS PE 부회장으로 추정된다. / 자료=전자공시시스템

◇ SK증권 작년 연간 흑자 전환, 4분기엔 17억원 순손실

투자자들은 SK증권 경영권 교체가 경영 실적과 기업가치를 높일 계기로 작용할 수 있는 점에 마찬가지로 주목하는 모양새다. SK증권은 최근 공시를 통해, 2024년 적자 전환 후 1년 만인 작년 흑자 전환한 사실을 알렸다. 다만 작년 4분기에 당기순손실 17억원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불안정한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SK증권의 실질적인 오너로 알려진 김신 SKS 사모펀드(PE) 부회장의 지분이 적은 것으로 드러난 점도 경영권 교체 기대감을 높인 부분이란 관측이다. 국내 보도에 따르면 김신 부회장은 지난 2018년 SK증권 대표로 근무할 당시, J&W파트너스가 SK증권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이앤더블유 비아이지(J&W BIG) 유한회사'에 투자해 지분 3.15%를 확보했다.

J&W BIG는 SK증권 지분을 19.60% 보유한 대주주다. SK증권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J&W BIG의 나머지 지분 96.85%는 SK증권 인수를 위해 조성된 사모펀드의 법인 형태 'J&W BIG 사모투자합자회사'가 보유하고 있다.

김 부회장이 SPC에 직접 투자한 것은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행법상 투자자들은 기업 인수를 위해 조성된 펀드에 출자하면 피투자 기업의 경영권을 가질 수 없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제249조의11(사원 및 출자) 4항엔 '유한책임사원은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의 집합투자재산인 주식 또는 지분의 의결권 행사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집행사원의 업무에 관여해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됐다.

이지스자산운용(지분율 19.47%)과 같이 J&W BIG 사모투자합자회사에 출자한 투자자(유한책임사원, LP)들은 J&W BIG나 SK증권의 경영에 관여할 수 없는 셈이다. 하지만 김 부회장과 같이 SPC에 출자한 투자자는 SPC가 투자한 기업의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

김 부회장이 사모펀드(J&W BIG 사모투자합자회사)에 출자한 나머지 투자자들과 달리 SPC에 투자할 수 있었던 건 장 대표와 친분이 있어 가능했단 분석이 나온다. 두 인사는 지난 2000년대 미래에셋증권 파생본부에서 함께 근무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신 SKS PE 부회장. SK증권 대표를 역임했다. / 사진=시사저널e DB

◇ 의결권 없는 자사주 비율 11.52%로 추정

다만 김 부회장과 J&W파트너스의 SK증권 의결권 행사가 제한적인 점은 SK증권 지배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냈단 분석이다. 현재 SK증권 지분 중 J&W BIG(19.60%), 우리사주조합(0.63%)을 제외한 지분 79.77% 중 소액 주주 지분이 68.25%에 달한다. 나머지 지분 11.52%는 의결권 없는 자사주로 알려졌다.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SK증권 보통주 대부분이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어, 경영권을 노린 세력이 소액주주들을 결집해 경영에 영향 끼칠 수 있는 상황이다.

외부 투자자들은 이 같은 경영구조 취약성을 보이는 SK증권의 경영권 교체가 추후 이뤄질 가능성에 주목해 앞다퉈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개인 투자자들이 SK증권 주식을 13억원치 순매도한 반면 기관, 외국인이 순매수했다.

SK증권은 지난 28일 입장문을 통해, 최대주주의 의사결정 구조에 대해 알지 못하고 대주주가 경영에 참여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향후 책임경영을 실시해 시장 신뢰를 확보한단 방침이다.

SK증권 관계자는 "최근(2025년 3월) 조직개편을 통해 내부 통제 기능을 독립적이고 명확한 조직 단위로 격상시킨 것은 이사회 중심 경영을 완성하기 위한 퍼즐"이라며 "앞으로도 투명한 지배구조를 기반으로 주주와 고객의 신뢰에 부응하는 책임경영과 신뢰받는 금융기관으로서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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