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교황 서한에 “무력 현상 변경은 평화 못 가져와”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교황 레오 14세에게 보낸 서한에 “무력에 의한 현상 변경은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며 중국을 겨냥했다.
대만 총통부는 30일 홈페이지에 라이 총통이 교황의 2026년 세계평화의 날 메시지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보낸 서한 내용을 공개했다.
라이 총통은 서한에서 “제1도련선의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한 대만은 전 세계 지정학적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국민의 안전과 복지에 필수적이며, 글로벌 안보와 번영의 초석이 된다”고 밝혔다.
라이 총통은 “대만은 역내 권위주의 국가들의 장기간 군사적 압박과 정치적 위협에 직면해왔고, 주권적 지위를 깎아내리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고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발언도 이어갔다. 이어 “그런데도 대만은 실질적 행동으로 대만해협의 평화를 지키는 길을 일관되게 택해왔다”고 강조했다.
라이 총통은 그러면서 “무력이나 강압으로 대만의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는 결코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며 “인권과 민주적 가치에 대한 존중을 토대로 한 상호 신뢰와 대화만이 항구적인 평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썼다.
라이 총통은 대만이 추진 중인 경제·산업 전략도 서한에 담았다. 그는 대만이 ‘인공지능(AI) 신 10대 건설’ 사업을 추진해 2040년까지 50만명의 AI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AI 및 반도체 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국제 공급망을 강화하고 역내 평화를 지탱하는 안정적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AI의 오용과 부작용에 대한 레오 14세 교황의 우려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며 “국제 사회가 협력해 기술 발전이 평화를 저해하는 방식으로 오용되지 않도록 규범을 확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바티칸 시국(교황청)은 대만의 12개 수교국 중 하나이자 유럽 유일 수교국이다. 최근에는 주교 임명 등을 계기로 중국과의 관계 개선도 모색하고 있다. 중국과 바티칸 관계는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 시절 크게 개선됐다. 중국은 대만을 고립시키는 외교 전략의 일환으로 바티칸과 관계 개선에 나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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