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늘어도 매출은 되레 줄어···금값 고공행진 불구 광주 귀금속거리는 ‘한숨’만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광주 충장로 금은방 거리는 모처럼 북적이고 있다. 하지만 시세 문의만 늘었을 뿐 거래는 뜸한 데다, 잇단 절도 사건으로 상인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29일 오후 찾은 광주 동구 충장로 귀금속 거리. 쇼케이스에 진열된 금반지와 목걸이를 유심히 살피는 손님들은 많았지만, 상인들의 얼굴은 마냥 밝지만은 않다. 연일 급등하는 금값에 대부분 시세만 확인한 뒤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 상인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귀금속 전문 도매상가에서 일하는 60대 강모씨는 “금값이 오르다 보니 전화나 방문 문의는 확실히 늘었다”며 “하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시세만 확인하고 돌아가는 손님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충장로에서 40년째 금은방을 운영해 온 정모씨 역시 요즘 장사가 녹록지 않다고 털어놨다. 정씨는 “금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금은방이 활기를 띨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소매상들은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며 “사려는 사람은 가격이 부담돼 망설이고, 금을 가진 사람도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팔지 않는다. 문의는 잦지만 매도도 매입도 없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이날 대부분의 금은방은 금을 매입하려는 손님이 일부 있을 뿐, 귀금속을 사려는 손님을 찾기는 어려웠다. 진열된 제품을 살펴보고 가격만 문의한 뒤 가게를 나서는 모습이 반복됐다.
금팔찌를 팔기 위해 귀금속 거리를 방문했다는 추모(55)씨는 “여러 곳을 둘러보다가 조금이라도 더 쳐주는 곳을 찾고 있다”며 “생각했던 가격보다는 낮지만, 금값이 이렇게 올랐을 때 정리하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60대 박원배씨는 “오래 된 금반지를 팔고 새 반지를 맞추려고 했는데, 막상 가격을 보니 오른 금값이 부담돼 오늘은 그냥 돌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은방 절도 범죄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상인들의 불안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금은방 업주 강모씨는 “보안은 항상 신경 쓰고 있지만 절도 범죄 소식이 들릴 때마다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체격이 좋은 남성 손님이나 청소년이 들어오면 괜히 더 경계하게 된다”며 “최근 경찰이 순찰 겸 귀금속 거리를 도는 모습도 자주 보이는데, 그만큼 범죄 위험이 높다는 뜻 같아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실제 최근 광주에서는 금은방을 노린 절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3일 충장로 일대 금은방 2곳에서는 손님을 가장해 들어온 30대가 목걸이와 팔찌 등 38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24일에는 광산구 월곡동 한 금은방에서 손님 행세를 하던 10대가 3천만원 상당 팔찌를 찬 채로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귀금속 상점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치안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금값 상승과 맞물려 귀금속 대상 범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상인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치안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외 금값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순금 한 돈(3.75g) 기준 소비자 판매 가격은 111만5천원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5만1천원 오른 금액으로, 상승률은 4.57%에 이른다. 최근 이어진 금값 상승 흐름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국제 금값 역시 전 거래일 대비 온스당 5.33%(282.60달러) 상승한 5586.20달러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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