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른자땅' 용산에 1만3500가구 공급⋯"집값 잡는다고요?" [현장]
'직주근접 끝판왕' 평가 속에서도 현장에선 집값 안정 기대감 '미지근'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정부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 도심 핵심 입지에 총 6만 가구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하자 부동산 시장에는 기대와 함께 실망감이 동시에 감돌고 있다. 특히 용산·과천·노원 등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 구체적인 착공 목표가 제시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직결된 용산역이 보이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30/inews24/20260130074045738qzie.jpg)
단연 시선이 쏠리는 곳은 서울의 '노른자땅' 용산이다. 정부는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공급에 방점을 찍으며, 기존 6000가구 계획보다 4000가구를 늘린 1만3500가구 공급을 추진한다. 1인 가구용 주택을 확대하고, 학교용지를 공공주택사업지 외부로 배치한 데 따른 결과다. 지하철과 일자리가 가까운 도심 복합 개발 방식은 특히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2030 세대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이번 공급 계획에는 △캠프킴 부지 2천500가구 △501정보대 150가구 △유수지 480가구 △도시재생 혁신 324가구 △용산우체국 47가구 등 기존 공공·유휴 부지가 포함된다. 국제업무지구와 직결되는 이 단지들은 청년·신혼부부에게 “좋은 입지에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제공할 수 있다는 평가다. 용적률 상향을 통해 주거 비중을 확대하고, 유관기관 협의가 끝나면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한다.
청파동에서 15년째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A씨는 29일 오후 "용산은 교통, 상권, 교육 등 모든 면에서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입지"라며 "입주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체감 효과는 더딜 수 있지만, 직주근접 '끝판왕' 터라는 기대감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급 수요층이 원하는 주거 공간 확보에도 매력적인 곳"이라며 "이번 공급이 단순히 가구 수를 늘리는 의미를 넘어 시장 심리에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 공인중개사들은 이번 정책 발표로 집값에 체감적 변화를 바로 볼 수 있다기 보다 수요자 심리 안정과 시장 관망세를 이끄는 신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는다. A씨는 "최근 몇 년간 강남을 포함한 서울 핵심지 아파트 가격이 신축 중심으로 급등하면서 수요자 부담이 컸고, 양도세 중과 등 세금 관련 사안까지 겹치며 거래가 잠겨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용산·과천 등 선호 지역에 착공 목표를 제시했으니 수요자들은 단순히 '매물이 없어서 못 사는' 불안감을 다소 내려놓고 당분간 장기적 관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조감도. [사진=서울시]](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30/inews24/20260130074047085yzjf.jpg)
일부 주민과 현장 공인중개사의 회의적인 반응도 감지된다. 청파동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정부는 서울 집값 안정보다는 세금 징수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며 "지방선거 전 발표된 공급 계획인데도 실제 착공 시점까지는 불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거 전에는 세금 유예 등 혜택을 약속하다가, 선거가 끝나면 정책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정치적 변수가 주택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용산은 강남 3구나 마포, 성동과 비교해도 입지가 뛰어나고, 실수요자가 원하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그렇지만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정책 발표가 바로 시장에 반영되지는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최대 물량을 배치해 대기 수요를 안정시키려는 의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정치적 상황과 주민 반발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하면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산역 주변 집값은 2025년 기준 평당 6672만 원으로, 강남구를 넘어 전국 1위를 기록하며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스테리움 용산(전용 84㎡ 20억 원), 용산푸르지오써밋(전용 84㎡ 25억 원), 래미안 용산 더센트럴(전용 84㎡ 10억 원) 등 고가 주상복합이 시세를 주도한다. 대통령실 이전과 용산시대 마무리 이후, 삼각지역 인근 주거시설 회복세도 눈에 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번 정부의 공급 계획은 단순한 물량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핵심 입지에서 주택을 제공함으로써 수요자 심리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오서다. 그럼에도 일부 전문가와 공인중개사들은 "핵심 입지 공급이 상징적 의미는 큰데, 다주택자 규제 강화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까지 맞물리면 한강변과 강북 인기 입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청파동 공인중개사 C씨는 "이번 공급 계획에도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집값 상승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되면서 사람들이 여러 채를 사기보다 좋은 위치에 있는 한 채에 집중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오히려 한강변이나 강북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보여주는 카카오맵.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30/inews24/20260130074048404lukl.jpg)
이번 대책에 대한 실행 현실성 문제도 한계로 거론된다. 정부가 공공부지와 노후청사 복합개발을 통해 서울에서 3만2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캠프킴, 태릉CC 등은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주민 반발로 사업이 중단된 경험이 있으며, 여전히 지자체와 주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C씨는 "국제업무지구는 8·4 대책 당시 1만 가구를 목표로 추진됐지만, 서울시 반대로 6000가구로 줄었던 경험이 있다"며 "이번 계획이 새로워 보여도 과거 정책의 반복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민 반발이 여전히 남아 있어 실제 사업 진행에는 변수가 많다"고 덧붙였다.
주민들도 우려를 보탠다. 청파동에 거주하는 윤모씨는 "인구가 많은 지역에 주택 공급이 늘어나면 학교 수용 능력과 교통, 도로 등 인프라 문제가 걱정된다"며 "국토부에서 언급한 학교 증축과 학생 배치, 도로 확충 등 행정 절차가 마무리돼야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용산역과 용산역 사이에 위치한 '래미안용산더센트럴'이 보이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30/inews24/20260130074049704nraq.jpg)
과거 사례를 보면 이번 대책이 현실화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용산국제업무지구는 2020년 8·4 공급 대책 당시 용적률 상향을 통해 1만 가구를 공급하려 했지만, 서울시의 반대로 2년 뒤 6000가구로 줄었다. 캠프킴 부지도 8·4 대책에서 3100가구 공급 계획이 있었으나, 주민 반대와 문화재 발굴, 부지 지하 오염물질 문제 등으로 1400가구로 줄고 사업이 중단됐다. 이번 정부는 캠프킴 부지 공급을 1100가구 늘려 총 2500가구를 2029년부터 착공한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결국 정부 계획이 발표되더라도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밖에 없으며, 지자체와 주민 반발, 인프라 확충 등 해결과제나 변수가 많다는 점에서 시장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김진유 경기대 교수는 "국제업무지구에 대규모 주거 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쉽지 않은 과제"라며 "서울시와 주민들의 반발, 업무지구 기능 축소 등 여러 요인이 맞물려 사업 진행에 변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과 주민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이번 계획이 가지는 의미를 다르게 평가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용산은 서울의 핵심 지역이라, 공급 자체가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입지를 활용하면 대기 수요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수석은 "서울은 개발 가능한 땅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핵심 입지에서의 대규모 공급 계획이 필요했다. 이번 용산 주택은 서울 주택 대기 수요를 흡수할 조건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다만 단순히 물량만 늘린다고 주택 공급과 시장 안정성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남 연구원은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 주택도 필요하지만, 2030 세대가 가장 바라는 '내 집 마련'과 '자산을 키울 수 있는 기회'도 고려해야 한다"며 "그래서 도심 핵심지에서는 분양과 임대 주택을 적절히 나눠 공급하는 균형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공이 선도적으로 주택을 공급하고, 민간 정비사업이 활로를 여는 '공공·민간 투트랙 전략'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과 지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집을 많이 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누구나 살 수 있는 집과 내 집 마련 기회가 조화롭게 제공돼야 시장 안정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업계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현장과 수요자 모두 이번 대책의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향후5년 안팎 착공과 입주 과정에서 실제 효과가 드러날 것이며, 그 전까지는 기대감과 관망세가 교차하는 과도기적 시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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