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자놀이’ 통증, 방치하면 실명될 수도…참으면 안 될 두통 4가지 [건강한겨레]

윤은숙 기자 2026. 1. 30.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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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진통제로 버티는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
두통은 참고 견디는 증상이 아니라 원인을 찾아야 할 신호다. 전문의 진단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개인에게 맞는 치료와 생활 습관 교정을 병행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국제학술지 ‘임상신경학저널’(Journal of Clinical Neurology)에는 우리나라 신경과 전문의 50%가량이 편두통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실렸다. 이는 일반인 유병률 추정치 6.0%보다 8배 이상 높다. 연구진은 신경과 전문의의 편두통 유병률이 높은 이유로 편두통 특성과 동반 증상을 정확히 알고 있으며, 다양한 측면에서 정확히 진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바꿔 말하면 일반인이 자신이 겪고 있는 두통의 종류를 제대로 짚어내기는 힘들다는 의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두통, 편두통, 두통증후군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최근 5~6년간 매년 200만 명 내외에 달한다. 이처럼 많은 이가 앓지만, 두통은 진통제로 가볍게 해결할 수 있는 질환으로 오해를 많이 받기도 한다. 하지만 두통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도 있다. 과연 두통을 어떻게 진단하고 관리해야 하는지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이학영 교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두통은 대부분 일시적인 스트레스 반응인가.

그렇지 않다. 두통은 발생 원인에 따라 일차두통과 이차두통으로 명확히 구분된다. 두통은 매우 흔한 증상이지만, 그 원인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일차두통은 뇌나 신경계에 구조적 이상이 없는데도 발생하는 두통으로, 편두통과 긴장형두통이 대표적이다.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오더라도 통증이 반복되고 생활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아, ‘문제없는 두통’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반면 이차두통은 명확한 원인이 존재한다. 뇌출혈이나 뇌경색 같은 뇌혈관 질환, 뇌종양, 뇌막염과 같은 감염성 질환을 비롯해 외상, 전신 감염, 약물 중단에 따른 금단 증상 등 기질적 이상에 의해 발생한다. 이차두통은 단순한 증상 조절로는 해결되지 않으며, 원인 질환을 놓칠 경우 생명이나 신경 기능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어떤 두통을 ‘위험 신호’로 봐야 하나.

나이, 발생 시점, 통증의 양상이 이전과 다를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 두통이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특정 양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반드시 이차두통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첫째, 50살 이후 처음 나타난 두통이다. 이 연령대에서 새롭게 시작된 두통은 노화와 관련된 뇌혈관 질환이나 염증성 질환과 연관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둘째, 벼락을 맞은 듯 갑작스럽고 극심한 통증이다. 이는 지주막하출혈 등 급성 뇌혈관 사고의 전형적인 양상일 수 있다.

셋째, 발열, 구토, 경부 경직 같은 전신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다. 이는 뇌막염 등 감염성 질환을 시사할 수 있다.

넷째, 기억력 저하, 성격 변화, 의식 저하가 함께 나타날 때다. 이는 뇌종양이나 출혈 등 구조적 이상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두통 자체보다 그 배경에 있는 질환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관자놀이 통증은 왜 편두통으로 오해되기 쉬운가.

편두통은 일차두통 가운데 가장 흔한 질환으로, 관자놀이 부근에서 맥박이 뛰듯 아픈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빛이나 소리에 민감해지고, 오심(메스꺼움)이나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편두통은 검사에서 구조적 이상이 발견되지 않지만, 통증이 반복되며 만성화되기 쉬워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급성기에는 통증을 빠르게 억제하고, 장기적으로는 예방 치료를 통해 두통의 빈도와 강도를 낮추는 전략이 중요하다.

그러나 고령층에서 관자놀이 통증이 나타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이때는 거대세포동맥염이라는 염증성 혈관 질환을 반드시 감별해야 한다.

이 질환은 관자놀이를 지나는 동맥에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과 압통이 나타나며, 방치할 경우 시신경으로 혈류 공급이 차단돼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통증 부위가 비슷하더라도 연령과 촉진 소견, 전신 증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의심될 경우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뒷골이 땅기는 두통은 왜 목 문제와 연결되는가.

목 부분에서 발생한 통증이 신경 경로를 따라 머리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뒷골이 땅기는 통증은 많은 사람이 경험하지만, 그 원인은 생각보다 복합적이다. 경부인성두통은 목디스크, 퇴행성 변화, 근육 긴장 등 경추부 문제로 발생한 통증이 삼차신경계와 연결돼 두통으로 인식되는 경우다. 이때 목을 움직이면 통증이 심해지거나, 어깨 결림, 팔 저림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두통 치료만으로는 호전되기 어렵고, 목 부분도 함께 진료하고 치료해야 한다.

후두신경통은 이와 달리 후두신경 자체가 자극을 받아 발생하는 신경병성 통증이다. 통증은 주로 뒷머리에 국한되며, 짧고 날카로운 통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전기가 오는 듯한 통증이 특징적이다. 일부 환자에게는 감염이나 종양 등 원인 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어, 필요에 따라 영상 검사가 시행된다.

-진통제에 의존하면 왜 문제가 되는가.

두통은 우리 몸이 보내는 중요한 경고 신호다. 진통제를 반복적으로 복용하면 일시적으로 통증은 줄어들 수 있지만, 원인 질환을 놓칠 위험이 있다. 특히 일차두통 환자가 진통제를 자주 사용할 경우 약물과용 두통이 발생해 오히려 통증 빈도가 늘고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차두통의 경우에는 진통제로 시간을 보내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신경 손상이나 전신 상태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두통은 참고 견디는 증상이 아니라 원인을 찾아야 할 신호다. 전문의 진단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개인에게 맞는 치료와 생활 습관 교정을 병행해야 한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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