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폐기…해외 대형원전ㆍSMR 잭팟 기폭제 될까

이재명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신규 원전 건설로 노선을 급선회하면서인데, 국내 원전 건설로 국내와 해외 원전 정책의 엇박자가 해소된 데다 실적과 기술력 확보를 통해 수주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긴 대형 원전 2기와 SMR 1기 건설을 원안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1기당 1.4GW 용량의 신규 대형 원전 2기를 2037~2038년까지 각각 준공하고, 0.7GW 규모의 SMR 1기를 2035년까지 도입하는 기존 일정을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AI(인공지능)ㆍ데이터센터ㆍ반도체ㆍ클라우드 인프라 확충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으로 국내에서도 원전이 재부상하면서 건설사들은 국내외 새 수주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탈원전을 추진하면서 해외에서는 원전 세일즈를 하는 등 모순적인 정책 기조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원전 수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자국 산업에 대한 육성 의지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국내에서는 원전을 더 이상 짓지 않겠다고 하면서 해외에 원전을 수출하는 것이 한편으로 궁색했다”고 인정한 것 역시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원전 정책 기조 변화에 힘입어 해외 대형원전ㆍSMR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원전 수주에 성공하면 향후 해외 원전 수주 경쟁에서도 이를 레퍼런스 삼아 경쟁할 수 있어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에서 60~70기의 원전이 건설 중이다. 40개 이상 국가가 원자력 사용 확대 계획을 수립하고, SMR 같은 차세대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추세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중국과 인도 등이 대형원전을 확대하고 있고, 튀르키예가 원전 1~4호기를 동시에 건설 중이다. 제2~3 원전 부지 선정 및 파트너십 논의 가능성도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영국ㆍ프랑스ㆍ폴란드ㆍ헝가리ㆍ체코ㆍ네덜란드ㆍ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도 신규 원전 건설 및 노후 원전 교체 계획을 내놨다. 이들 지역도 체코 원전에 이어 추가 원전 수주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영국의 경우 대형원전과 함께 차세대 SMR 상용화에 힘을 싣고 있다. 영국은 오는 2050년까지 24GW의 원자력 발전 용량을 달성하기 위해 8개의 대형원전과 SMR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이 롤스로이스를 SMR 파트너로 선정했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대형원전의 추가 건설이 필수적인 만큼 한국 기업들이 핵심 파트너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이 SMR을 가속화하고 있는 점도 우리 기업들에 기회가 될 전망이다. TVA와 홀텍 등이 올해부터 다수 SMR 착공에 들어갈 예정인데, 홀텍의 프로젝트 수행 파트너로 현대건설이 함께 하고 있는 만큼 향후 한국 기업의 추가 진출 가능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K-원전의 경쟁력은 설계부터 시공ㆍ기자재 생산ㆍ운영ㆍ유지보수ㆍ금융지원까지 민간기업과 공기업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통합 모델 ‘팀코리아’에 있다”며 “사우디, 튀르키예 등 원전 도입을 희망하는 국가들과 신규 원전사업을 논의 중인 만큼 추가 수출을 기대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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