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일에 한 번 ‘보글보글’…한국인 라면 사랑, 혈당 스파이크 안 터지게 즐기는 법
“라면을 끊으라니요? 차라리 밥을 굶겠습니다.”

건강검진 성적표를 받아들면 겁이 덜컥 납니다. 혈당은 치솟고, 얼굴은 붓고, 속은 더부룩하니까요. 맛있는 라면, 내 몸을 망치지 않고 건강하게 즐길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요? 무조건 참는 게 능사가 아닙니다. 오늘은 의사들도 “이 정도면 괜찮다”고 고개를 끄덕일 만한 ‘라면 심폐소생술’을 취재했습니다.

한국인의 ‘라면 부심’은 세계적이다.
30일 세계인스턴트라면협회(WINA)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인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79.2개에 달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지켜오던 세계 1위 자리를 베트남(81개)에 내줬다지만, 여전히 우리는 4.6일에 한 번꼴로 라면을 끓인다.
문제는 이 얼큰한 한 그릇이 우리 몸, 특히 혈관에 가하는 타격이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통계를 보면 우리 국민의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량의 1.6배 수준이다. 특히 10대부터 40대까지 ‘허리 라인’ 세대에서 나트륨 과잉 섭취의 주범 1위는 단연 라면이었다.
더 심각한 건 ‘혈당 쇼크’다.
대한당뇨병학회의 ‘당뇨병 팩트시트 2024’는 충격적인 현실을 보여준다.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14.8%)이 당뇨병 환자이고, 당뇨병 전단계 인구까지 합치면 무려 2000만명에 육박한다. 국민 절반 가까이가 정제 탄수화물 덩어리인 튀긴 면과 맵고 짠 국물을 조심해야 하는 ‘잠재적 위험군’인 셈이다.
◆혈당 스파이크 막는 ‘방패 채소’를 찾아라
라면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혈당을 잡는 방법은 뭘까. 전문가들은 “무엇을 뺄까보다 무엇을 더 넣을까를 고민하라”고 조언한다. 핵심은 식이섬유다. 면이 몸속에 들어가 당으로 흡수되는 속도를 늦춰주는 ‘방지턱’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냉장고 속 평범한 재료가 훌륭한 해독제가 된다. 콩나물이나 숙주나물은 기본이고, 삶은 무청, 미나리, 풋고추 같은 녹색 채소가 좋다. 특히 최근 마라탕 열풍으로 익숙해진 ‘목이버섯’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건조 목이버섯은 식품 교환단위당 식이섬유 함량이 2.5g 이상으로, 다른 채소류를 압도한다. 라면에 목이버섯 한 줌을 넣으면 쫄깃한 식감은 살리고 혈당 부담은 뚝 떨어진다.
나트륨 배출을 돕는 ‘칼륨’ 섭취도 필수다.
하버드 공중보건대 연구팀이 7만1000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시금치 같은 녹황색 채소를 충분히 섭취한 그룹은 당뇨 발병 위험이 약 14% 낮았다. 라면 마지막 단계에 시금치나 아욱, 취나물을 넣어 살짝 숨만 죽여 먹으면 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면치기 전, ‘달걀’부터 먹어야 하는 이유
라면 끓이는 순서가 아닌 ‘먹는 순서’만 바꿔도 몸의 반응은 달라진다.
미국 웨일 코넬 의과대학의 임상 실험 결과가 흥미롭다. 탄수화물(면)을 먹기 전에 식이섬유(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섭취하면 식후 혈당 피크를 최대 29%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리법의 ‘타협’도 필요하다. 요리 연구가들은 “면을 끓는 물에 한 번 데쳐 튀김 기름(팜유)을 빼낸 뒤 다시 끓이는 ‘면발 세탁’ 과정만 거쳐도 지방 섭취를 확 줄일 수 있다”고 귀띔한다.
스프는 과감하게 3분의 2만 넣고, 부족한 간은 고춧가루나 마늘, 파로 채우는 것이 현명하다. 면 양을 딱 절반으로 줄이고 그 빈자리를 숙주나 버섯으로 채우면 포만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칼로리는 반토막 낼 수 있다.
2026년, 건강 트렌드는 ‘무조건 안 먹기’가 아닌 ‘알고 먹기’다. 오늘 밤 라면 물을 올린다면, 잊지 말고 냉장고 속 채소 칸부터 열어보는 건 어떨까.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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