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신 샀는데 밤잠 설쳐”…12개월 연속 올랐다던 서울 오피스텔의 ‘배신’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집주인이 배짱을 튕겼는데, 지금은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고 하네요.”

하지만 해가 바뀌자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습니다. 호가는 여전한데 거래가 안 된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때문입니다. 김 씨는 “지금 들어가면 상투를 잡는 건 아닌지 밤잠을 설친다”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서울 오피스텔 시장, 과연 그 열기는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12개월 연속 올랐다는 통계 뒤에 숨겨진 ‘진짜 바닥’을 들여다봤습니다.
◆1년 내내 달렸지만…거칠어진 ‘숨소리’
지난해 아파트 시장을 옥죄는 규제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던 서울 오피스텔 시장이 조정 국면에 진입하는 모양새다. 가격은 여전히 오르고 있지만, 그 상승 폭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30일 KB부동산 ‘1월 오피스텔 통계’를 분석한 결과,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는 전월 대비 0.04% 올랐다. 수치상으로는 12개월 연속 상승이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상승 피로감’이 역력하다. 지난달 상승률이 0.52%였던 점을 감안하면 오름폭이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1인 가구가 주로 찾는 중형(전용 40~60㎡)과 소형(전용 30~40㎡)은 각각 0.02%, 0.03% 하락했고, 초소형(전용 30㎡ 이하)은 0.21%나 떨어졌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아파트에서 오피스텔 시장으로 전이된 것이다.
◆수익률 4%대 ‘바닥’…시세 차익 기대감만 남았다
투자 지표를 뜯어보면 시장의 고민은 더 깊어진다. 통상 오피스텔은 월세 수익을 노리는 상품이지만, 서울의 경우 ‘임대 수익’보다는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자금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됐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4.85%로 전국 평균(5.45%)은 물론 경기(5.50%), 인천(6.33%)보다 현저히 낮다. 수익률은 떨어지는데 가격이 유지되는 건, 아파트값이 너무 올라 “오피스텔이라도 사두면 오른다”는 기대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년 8개월 만에 최저치인 50.92%까지 추락했다.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기엔 목돈 부담이 너무 커지자, 상대적으로 전세가율이 70~80% 선으로 높은 오피스텔로 ‘갭투자’ 수요가 몰렸던 것이다.
◆거래량 늘었지만 ‘상투’ 경고등…추격 매수 신중해야
거래량 데이터는 시장이 변곡점에 왔음을 뜻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서울 오피스텔 누적 거래량은 1만2585건으로 전년 대비 약 16.5% 증가했다. 2022년 이후 3년 만에 회복세로 돌아선 수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뒤늦은 폭탄 돌리기’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말 거래량이 터진 건 규제 막차를 타려는 수요였다”며 “지금은 매도자와 매수자 간 희망 가격 차이가 너무 커 거래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달 서울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는 3억770만원을 기록했다. 경기(2억6219만원), 인천(1억6622만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벽이다.
전문가들은 “대형 평형 위주의 상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수 있지만, 금리 불확실성과 아파트 시장의 관망세가 겹치면서 오피스텔 시장 전체가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무조건 오르는’ 시장은 끝났다. 이제는 투자자들의 냉철한 계산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난자 채취만 24번…한영·박군 부부가 ‘시험관 중단’으로 증명한 진짜 행복
- ‘시부야 월세만 매달 3억’…1300억 건물주 장근석의 자산 관리법
- “‘캥거루’가 아니라 ‘전업자녀’입니다”…월급 대신 용돈 50만원
- 가지고만 있었을 뿐인데…신봉선·황보라·미미, 뜻밖의 ‘금테크’ 성공담
- 회당 4000만원 벌던 한혜진, 현금다발을 냉장고에 숨겼던 속사정
- 배우 손승원 법정구속…“건강했던 체육교사, 화이자 맞고 사망” [금주의 사건사고]
- “아버지 첫사랑 닮아서”…박준금·장영남·임영웅 이름에 담긴 뜻밖의 비밀
- 홍명보호 첫 승 지켜낸 박진섭…3부 리그 딛고 이뤄낸 ‘12분의 월드컵’
- 1500억원 굴리는 전략가 전지현, 스크린 밖에서 증명한 투자 법칙
- 엘리베이터에 거울이 있는 진짜 이유, 외모 점검만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