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 이 두 글자는 어떻게 세계서 가장 파워풀한 로고가 됐나
세계서 가장 유명해진 정품 표식
‘모노그램’ 탄생 130주년
1897년 1월 11일, 디자인계를 넘어 사회 문화 현상이 돼 버린 한 특허가 등록된다. 바로 조르주 비통이 내놓은 ‘모노그램 특허’다. 그의 아버지이자 ‘럭셔리의 아버지’인 ‘루이 비통’의 창립자 루이 비통(1821~1892)의 개척 정신에 대한 경의와 헌사를 표하기 위해 교차하는 LV 이니셜과 꽃잎 패턴 등을 조합했다.

당시 루이 비통을 이끌던 조르주 비통은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4년 뒤인 1896년 고딕 성당 건축 양식 등에서 영감받아 ‘모노그램’을 고안했다. 미학적으로만 뛰어난 것이 아니었다. ‘저작권’ 측면에서도 혁신이었다. 특허를 낼 시기, 루이 비통 트렁크가 큰 성공을 거두며 수많은 모방품이 등장하자, 브랜드의 창작물이 진품임을 증명하면서 메종만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해결책으로 탄생한 것이다. 예를 들자면, 동양의 유명 화가나 명필가들이 그림이나 글씨를 완성하고 낙관(落款)을 찍는 것이 곧 진품인지 위작인지 가리는 중요 요인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번 모노그램 130주년 기념 분석 기사를 통해 “조르주 비통은 명품 역사상 가장 인지도 높은 상형문자 중 하나를, 아니 가장 인지도 높은 상형문자(the most recognisable hieroglyphs)를 만들어냈다”면서 “기하학적인 상징이자 패턴화된 모노그램은 전 세계 곳곳에 퍼져 130년 간 인기를 얻으며, ‘LV’ 두 글자가 세계에서 얼마나 파워풀한 지 보여주는 강력한 예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루이 비통은 디자인, 저작권, 특허, 명품 로고 문화 등 기존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며 브랜드의 상징 중 하나로 자리잡은 ‘모노그램’ 탄생 130주년을 기념해 올해 1년 내내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모던 로고의 시초가 된 모노그램, 130년을 맞이하다.
조르주 비통의 아버지에 대한 오마주는 예술성과 창의성, 기술적 혁신을 집약한 결과다. 당시 특허 문서를 보면, 모노그램은 “캔버스, 가죽, 인조 가죽, 종이 등 어떤 표면에도, 어떤 색상으로든 인쇄 또는 엠보싱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단순히 시각적 시그니처뿐 아니라 기술적 상징으로 하우스의 뛰어난 장인 정신을 입증했다.
아들 가스통-루이 비통은 1965년에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우선 LV이니셜이 완벽히 읽힐 수 있도록 서로 교차시켰습니다. 그 다음은 다이아몬드입니다. 형태에 개성을 부여하기 위해 아버지는 네 개의 꽃잎을 지닌 플라워를 중앙에 두고 양쪽을 오목하게 만들었습니다. 이후 이 꽃을 양각 이미지처럼 확장했습니다. 마침내 네 개의 둥근 꽃잎을 담은 원형이 완성되었습니다.” 그 결과물은 동서양의 만남이자 장인정신과 추상의 결합이었다. 기하학과 우아함이 섬세한 균형을 이룬 모노그램은 모던 정신의 시작을 포착했다. 대칭은 고귀함을 암시했고, 절제는 미니멀리즘의 도래를 예고했다.
스트라이프(1872년)와 다미에(1888년) 등 하우스가 이전에 특허받은 캔버스를 기반으로, 조르주는 보호 장치를 순수한 예술적 표현으로 승화시켰다. 1905년과 1908년에 특허가 갱신되면서 루이 비통은 창의적 저작권의 선구자로서 위상을 확립했다. 조르주는 이 대담한 제스처를 통해 사실상 모던 로고의 시초 중 하나를 탄생시켰고, 모노그램이 진정성의 영원한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모노그램은 단순한 장식을 넘어 아름다움이 구조적일 수도 즉흥적일 수도 있으며, 시대를 초월하면서도 끊임없이 움직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구현했다. 한 세기가 지난 지금도 그 보편적 언어는 문화를 초월해 여전히 유효하며, 조르주 비통의 지속적인 예술성을 증명한다.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패션계에 로고는 흔하지만 브랜드 로고를 문화적 아이콘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 것은 루이 비통의 모노그램, 즉 LV 상징이 유일하다”면서 “모노그램의 영향력은 브랜딩 차원의 로고를 넘어서서 부와 열망을 나타내는 라이프스타일 상징이 됐다”고 평했다.

◇130년 전통을 잇는 모노그램 애니버서리 컬렉션
모노그램 가방은 할리우드 톱스타를 비롯한 문화 아이콘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배우 오드리 헵번, 카트린 드뇌브, 가수 티나 터너를 비롯해 톱 모델 켄달 제너, 지지 하디드 등 요즘 세대가 열광하는 이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의 스타들이 애용해왔다. ‘여행의 예술(Art of Travel)’을 강조한 창립자의 철학을 바탕으로 기차, 증기선, 항공기 등 변화하는 이동 수단과 발맞춰 진화한 모노그램은, 전 세계를 ‘여행’하며 현대적인 여행자의 사용 편의를 위해 끊임없이 진화했다.
1902년경에는 포슈아(pochoir·스텐실) 기법을 통해 디자인 톤의 깊이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었고, 1959년 모노그램 캔버스의 도입으로 유연성과 내구성을 강화하며 장인정신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1959년의 부드러운 캔버스 덕분에 루이 비통은 모노그램 캔버스를 사용한 백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수 있었다. 상단이 평평한 초기 트렁크에서 오늘날 유연한 소재의 백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흐름에 촉각을 세우며 실용성과 시적 감성을 결합했다. 예를 들어 1930년 탄생한 ‘키폴’의 경우 이름 그대로, ‘모든 것을 담는다(keep all)’는 약속을 품고 있다.
루이 비통의 장인정신과 문화적 감수성은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비전을 형성하고 확대했다. 마크 제이콥스(1997-2013년 여성·남성 컬렉션 아티스틱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2013년부터 여성 컬렉션 아티스틱 디렉터), 버질 아블로(2018-2021년 남성 컬렉션 아티스틱 디렉터), 퍼렐 윌리엄스(2023년부터 남성 컬렉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 이르기까지, 모노그램은 이들의 창작 세계를 관통해왔다. 또 세계적인 아티스트인 무라카미 다카시, 쿠사마 야요이, 리처드 프린스 등과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들을 열광시키며, 예술 마니아들의 시선을 끌었다. 일상부터 이동하는 모든 순간, 삶이 곧 여행이 되는 ‘동반자로서의 여행’을 예술로 승화한 것이다.
루이 비통은 이번 모노그램 탄생 130주년을 맞아 하우스를 대표하는 모노그램 가방을 조명한다. 개인 이동성의 개념을 끊임없이 재정의한 스피디(1930년), 자유와 편안한 여행의 오랜 상징인 키폴(1930년), 샴페인 다섯 병을 담기 위해 디자인돼 창의성과 즐거움을 예찬한 노에(1932년), 파리의 건축물을 향한 경의의 의미로 정제된 우아함을 담은 알마(1992년), 현대 라이프스타일의 필수적인 동반자로 자리 잡은 네버풀(2007년)이 그 주인공이다. 또 새로운 모노그램 애니버서리 컬렉션도 공개했다. 트렁크 장인정신의 코드를 반영한 세 가지 스페셜 에디션 백은 모던한 디자인, 다양한 소재, 그리고 최첨단 기법과 전통 공예를 아우르며 모노그램을 새롭게 재해석한다. 모노그램 오리진 컬렉션은 전통적인 자카드 위빙을 구현한 새로운 모노그램 캔버스를 통해 1896년 최초의 패턴을 재해석했으며, 린넨과 코튼 혼방 소재를 사용하고 부드러운 파스텔 톤 팔레트로 완성되었다. 이 컬렉션은 하우스 아카이브에 있는 고객 장부 표지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VVN 컬렉션은 바슈 베제탈 나튀렐(천연 소가죽)의 약어로, 루이 비통 레더 굿즈 유산에 바치는 찬가다. 최고급 천연 카우하이드로 제작한 이 컬렉션은 수작업으로 마감한 레더가 지닌 순수함과 진정성, 그리고 손끝에서 전해지는 촉각의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각각의 피스가 시간이 흐를수록 고유한 파티나를 형성하며 깊은 매력을 더한다. 타임 트렁크 컬렉션은 루이 비통의 역사적인 트렁크가 지닌 텍스처와 금속 디테일을 재현한 대담한 트롱프뢰유 프린트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고, 유산을 예술적 환상으로 승화시킨다. 미국 남성 패션지 에스콰이어는 “모노그램은 전 세계인이 바로 알아볼 수 있는 고유의 시각 언어를 통해 파워풀한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기능성과 심미성을 더한 ‘지속적인 매력(enduring desirability)’으로 장수(longevity)하게 된 거의 유일무이한 사례”라고 130주년 기념 컬렉션의 의의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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