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연의동물권이야기] 동물에게 최소한의 자유를

2026. 1. 29.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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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질랜드 남섬과 북섬을 여행했다.

모든 산란계 사육이 곧바로 자유방사로 전환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극도의 밀집 사육이 동물의 복지를 심각하게 해친다는 사회적 합의가 법으로 마련된 셈이다.

동물복지 축산 인증 제도가 존재하지만 참여 비율은 낮고, '가격 경쟁력' 앞에서 선택지는 소비자 개인의 윤리에 맡겨진다.

우리나라가 동물의 고통과 건강을 더 고려하는 사회, 동물에게 최소한의 자유를 허용하는 사회로 한 걸음 나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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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질랜드 남섬과 북섬을 여행했다. 도로 옆으로 끝없이 펼쳐진 초원 위에서 소와 양들이 쉬거나 풀을 뜯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풍경이 인상 깊었다.
뉴질랜드는 2023년부터 산란계를 비좁은 배터리 케이지에 가두어 사육하는 방식을 법으로 금지했다. 이는 2012년 금지 결정을 내린 뒤 10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된 조치다. 모든 산란계 사육이 곧바로 자유방사로 전환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극도의 밀집 사육이 동물의 복지를 심각하게 해친다는 사회적 합의가 법으로 마련된 셈이다. 동시에 정부와 유통업계, 소비자 사이에서는 방목한 닭의 알(free range eggs) 소비를 확대하려는 흐름이 뚜렷하다. 동물복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기준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와 대비해 우리나라 축산업의 현실은 여전히 열악하다. 다수의 산란계가 A4 용지만 한 비좁은 케이지에서 사육되고, 돼지·소 등 다른 동물들도 공간과 행동의 제약 속에서 고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간다. 동물복지 축산 인증 제도가 존재하지만 참여 비율은 낮고, ‘가격 경쟁력’ 앞에서 선택지는 소비자 개인의 윤리에 맡겨진다. 동물의 스트레스와 건강은 쉽게 무시되고 만다.

그러나 축산동물의 복지는 동물만의 문제가 아니다. 스트레스와 질병에 취약한 사육 환경은 항생제 사용 증가, 환경오염, 인간의 건강과 안전 문제로도 이어진다. 동물을 어떻게 대하느냐는 결국 인간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장 잔인하고 큰 고통을 주는 사육 방식부터 금지, 줄여가면서 단계적으로 동물복지 기준을 법과 정책으로 옮기는 일이다. 변화하고자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며 현실적인 일이다. 우리나라가 동물의 고통과 건강을 더 고려하는 사회, 동물에게 최소한의 자유를 허용하는 사회로 한 걸음 나아가기를 바란다.

박주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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