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인사이트]AI 마케팅 효과 높이려면 ‘놀이의 장’ 만들어야

미국 보스턴 에마뉘엘 칼리지 연구진은 이 역설을 파헤쳤다. 이들은 생성형 AI 광고를 제작 주체에 따라 ‘기업 제작 AI 광고’와 ‘사용자 생성 AI 광고’로 구분하고, 두 유형이 실제 소비자에게 어떤 반응을 얻는지 비교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던 사용자 생성 AI 광고의 역할을 본격적으로 다룬 연구다.
연구는 실제 온라인 환경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노출도가 높은 AI 광고 사례를 선별한 뒤 여기에 달린 소비자 댓글을 수집했다. 감성 분석 등을 통해 댓글의 내용과 담겨 있는 소비자의 정서를 분석하고, 사용자 생성 AI 광고와 기업 제작 AI 광고가 각각 어떤 반응을 끌어내는지 비교했다. 소비자가 광고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반응하는지(참여도)와 그 반응이 긍정적인 감정을 담고 있는지(감성)를 구분해 살펴봤다.
분석 결과는 분명한 대비를 보여줬다. 사용자 생성 AI 광고는 댓글 수와 상호작용 측면에서 더 높은 소비자 참여를 유도했다. 반면 기업이 제작한 AI 광고는 참여도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긍정적인 감성 표현이 더 많이 나타났다. 참여도와 감성 사이에 일종의 상충 관계가 나타난 것이다. 두 유형의 AI 광고가 각각 강점을 갖는 영역이 다르며, 하나의 광고가 참여와 긍정적 감성을 동시에 극대화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차이는 광고 출처에 대한 소비자의 해석 방식에서 비롯됐다. 사용자 생성 AI 광고는 상업적 목적보다는 개인의 표현이나 창작물로 인식됐다. 그 결과 소비자의 자발적인 반응과 대화를 촉발했다. 반면 기업 제작 AI 광고는 보다 전략적이고 정제된 의사소통으로 받아들여졌다. 품질이 뛰어난 만큼 감성적 평가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심리적으로는 거리감을 느끼게 만들어 참여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이 연구는 기업의 AI 마케팅 전략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AI 활용을 확대하는 것은 더욱 효율적으로 고품질 광고를 제작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참여와 호감을 동시에 끌어내기는 어렵다. 따라서 기업은 AI 광고를 단일한 수단으로 봐서는 안 된다. 구체적인 목적에 따라 활용할 도구와 제작 방식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브랜드 이미지 관리와 긍정적 감성 형성이 목표라면 기업 제작 AI 광고가 적합할 수 있다. 반대로 소비자 참여와 확산이 중요하다면 사용자 생성 AI 광고를 활용하거나 이를 장려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가능성이 크다. AI를 단순히 내부 생산성 도구로만 쓸 것이 아니라, 고객이 직접 브랜드를 가지고 놀 수 있는 ‘참여의 장’으로 확장하는 것이 유리할 때가 있다는 얘기다.
연구 결과는 AI 사용 여부 자체보다 소비자가 광고의 맥락과 의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AI를 활용한다는 사실을 숨기거나 최소화하지는 않아도 된다. 다만 AI를 활용한 창작 과정과 고민의 흔적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AI가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창작 과정의 일부로 인식될 때, 보다 성실한 의사소통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창작의 서사는 광고의 진정성을 더하고 소비자가 느끼는 거리감을 완화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방식이 답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가 브랜드 콘텐츠의 공동 제작자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면, AI 광고는 단순한 자동화 도구를 넘어 기업과 소비자를 잇는 관계 형성의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 글은 동아비즈니스리뷰(DBR) 433호(1월 2호) “AI 활용 마케팅 효과 높이려면 ‘고객 놀이 참여의 장’으로 확장을” 원고를 정리한 것입니다.
백상경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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