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관저에 경호처 예산으로 골프 연습장 짓고…욕조는 1484만원 짜리
감사원 감사 결과…승인 절차 무시
히노키 욕조 1484만원 등도 확인
윤석열 전 대통령 경호처가 한남동 관저 내 골프연습장 공사 비용을 경호처 예산으로 충당하고, 시설을 은폐하려 서류를 조작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29일 나왔다.
감사원이 이날 발표한 대통령 관저 이전 감사보고서를 보면, 김용현 전 경호처장은 윤 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2년 5월 당시 김종철 차장 등 경호처 직원 10여명을 관저로 소집해 윤 전 대통령이 이용할 골프 연습 시설을 조성하라고 지시했다. 김 전 처장은 골프 연습 시설이 노출되지 않도록 나무를 심으라는 지시도 했다.
경호처가 골프 연습 시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피하려 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정황도 포착됐다. 김 전 차장이 골프 연습 시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보안에 유의하라고 지시하자, 경호처는 공사 집행계획 문건에 공사명은 ‘초소 조성 공사’, 공사 내용은 ‘근무자 대기 시설’로 작성했다. 이에 따라 국회와 외부 기관에서 관저에 골프 연습 시설이 설치된 사실을 알 수 없게 됐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경호처는 현대건설에 먼저 공사를 진행하게 한 뒤 같은 해 7월에야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 5월 현대건설이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라며 공사에 앞서 계약 체결을 요청했는데도 조치 없이 먼저 공사하게 했다. 공사대금 1억3500만원은 준공 이후인 8월 경호처 예산(예비비)으로 지급됐다.
일각에선 골프 연습장 공사를 맡은 현대건설이 국책사업 수주 등을 염두에 두고 대가성 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감사원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왜 작은 규모로 손해가 나는 공사를 했는지 미스터리지만, 뇌물이라고 할 부분을 찾아낸 바 없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윤 전 대통령이 골프 연습장 설치를 직접 지시했는지, 공사 과정에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감사 결과 김 전 처장이 ‘(대통령에게 보고할) 골프 연습 시설 인테리어 시안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대통령도 공사 과정을 보고받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감사원은 골프 연습장을 현장점검한 결과 공을 타격한 흔적을 곳곳에서 확인했다.
감사원이 그간 논란이 된 관저 내 캣타워, 히노키 욕조, 다다미방 관련 서류를 확인한 결과 공사 금액은 캣타워 173만원, 히노키 욕조 1484만원, 다다미는 336만원이었다. 캣타워의 경우 관저 침실 인근에 마련된 ‘반려묘실’이라는 고양이 전용 공간에 설치돼 있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감사원은 경호처에 골프 연습장 조성에 관여한 현직 공무원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퇴직한 김 전 처장과 김 전 차장에 대해선 감사 결과가 재취업 심사 등의 인사자료로 활용될 수 있게 경호처장에게 인사혁신처에 통보하도록 조치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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