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돈 된다며 인간이 들여온 사슴…이젠 사살 대상?
[앵커]
사람보다 사슴이 더 많은 외딴섬 안마도에 밀착카메라가 3년 만에 다시 가봤습니다. 사슴이 1000마리로 불어나자 민가는 피해를 입었고, 정부는 총으로 쏴도 된다고 허락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이 최선이었을까요.
이상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떼 지어 몰려다니다 '휘휘' 소리를 내며 경계합니다.
귀를 세우고 발 구르기를 준비합니다.
낯선 사냥꾼들이 총을 들고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전남 영광에서 배로 2시간쯤 떨어진 섬, 안마도입니다.
주민 200여 명이 사는데 사슴은 1000마리 가까이 됩니다.
[장옥련/안마도 주민 : 못 살아요. 무서워서 못 살아. 엘크 같은 것이 얼마나 큰데. 뿔이 이만한 놈이 있어.]
사슴들이 농사를 망치고 숲을 해친다는 주민들.
최근 5년 동안 1억 6천만원 피해를 입었다고 했습니다.
[박형식/안마도 주민 : 사슴이 곡식을 다 뜯어 먹으니까 곡식을 못 해. 여기도 주민들이 사슴 아니면 이거 칠 것도 없어요.]
이 사슴들, 지난 1985년 한 업자가 섬에 들여왔습니다.
사슴 피와 녹용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수입산이 늘면서 상품 가치를 잃었습니다.
그대로 방치됐고 이렇게 늘어났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그런 사슴들이 가엽다고 했습니다.
[이종필/안마도 주민 : 정이 많이 들었죠. 저하고 교류를 많이 했으니까. {그 사슴은 어디에 있어요?} 안 보여요. 마취총 그 사람들한테 당한 것 같아요.]
[홍인숙/안마도 주민 : 결국은 인간이 이기심으로 시작해서…사람의 이기심이 항상 이기잖아요. 작물에 피해를 주고 그러지만 사실 사슴들은 죄가 없잖아요.]
생태도시를 내세우는 전남 순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농장주가 버린 사슴 60여 마리가 봉화산에 살고 있습니다.
[양봉모/전남 순천시 용당동 : 아주 눈망울이 선해 보이고, 개체 수가 많이 늘어나니까 조금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윤호연/5살 : {호연아, 여기 산에서 사슴 본 적 있어요?} 응. 뿔. 뿔이 엄청 커요. 네 마리.]
최근 정부는 안마도와 봉화산에 사는 이 사슴들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했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 포획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준 거고요. 바로 총기로 사살을 할 건지 그건 지자체에서 결정하게끔…]
이제 민원이 있든 없든 언제든 사살할 수 있습니다.
[순천시청 : 주민 민원은 현재 없습니다. {사체 처리 업체가 있어요.} {그 사람들이 가져가서 화장품 원료로 쓴다고 하더라고요.}]
[영광군청 : 고온 고압 멸균 처리입니다. 폐기되는 거죠, 그대로.]
하지만 중성화 수술을 한다든지 보호 공간을 만들어 공존할 방법은 분명 존재합니다.
[성민규/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 : 서식지를 보존하고 또 사라진 포식자들을 다시 복원하고. 우리가 공존의 시대에 좀 더 심도 있게 논의해봐야 할…]
정부가 선택한 수단은 쉽고 간편할 뿐입니다.
[홍인숙/안마도 주민 : 젊은 사람들이 오면 사슴 보고 너무 좋아해요. '사슴 봤어요, 사슴 봤어요' 막 이러면서… '자다가 봤어요' 너무 좋아하니까. 인생에 있어서 사슴을 그렇게 가까이 볼 수 있는 기회가 몇 번이나 있겠어요.]
인간이 필요해서 들여왔다 이제 해롭다며 총을 들었습니다.
정작 사슴들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합니다.
인간과 공존할 최소한의 방법은 정말 없었을까요.
[영상편집 홍여울 VJ 김동규 작가 유승민 취재지원 권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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