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란 공습으로 기울었나…“지도부·핵시설 등 타격 검토”

김지훈 기자 2026. 1. 29.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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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루비오 연일 압박수위 높여
이란 “방아쇠에 손가락 얹었다”
반격 태세 속 협상 의지도 내비쳐
지난 26일 이란 테헤란 엥겔라브 광장에 설치된 반미 선전 게시물 앞으로 이란 여성들이 지나가고 있다. 선전 게시물엔 미국의 항공모함과 승선한 전투기가 피투성이 속에서 파괴된 모습과 함께 “만약 너희가 바람을 뿌리면, 폭풍으로 거둘 것이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이란 주변에 군사력을 집중시키는 가운데 이란 지도부와 핵·미사일 시설 등에 대한 공습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지상군 투입 없는 공습으로는 이란 정권 교체나 핵 개발 포기 등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시엔엔(CNN)은 28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검토 중인 방안에는 이란 지도부와 시위대 강경 진압에 책임이 있는 안보기관 간부들에 대한 공습과 핵 시설, 정부 기관에 대한 타격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도 트럼프 정부가 이란 군경과 지도부를 겨냥한 제한적 타격과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핵 시설을 표적으로 한 공습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이런 공습으로 시위대가 정부 청사와 경찰서 등을 장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 정권 교체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고 전했지만, 아랍 국가 관계자들은 시위를 오히려 약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거대한 무적함대가 이란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 파견되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함대다”라고 썼다. 이어 “이란이 신속히 협상 테이블에 나와 ‘핵무기 없는’ 공정하고 공평한 합의를 이루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26일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타격단이 중동 지역에 진입한 데 이어,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함대가 이란을 향해 항해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에 나와 “(이란) 정권은 그 어느 때보다 약해진 상태”라며 “(시위가) 잠시 잦아들었을 수는 있지만, 앞으로 재점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를 촉발한 요인 중 하나인 이란 리알화 환율은 이날 달러당 160만리알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어 루비오 장관은 “미군 3만~4만명이 수천대의 이란 자폭 무인기와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사정권에 있다”며 “대통령은 항상 선제적 방어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적들이 우리 군대를 공격할 조짐이 보이면 그 지역에 있는 병력을 보호하기 위해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도 이란에 대한 단기 군사 행동은 지지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 중 자신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공화당원”이라고 밝힌 응답자들의 이란 공격 지지 비율은 61%에 달했다. 다만 에이미 월터 ‘쿡 정치 보고서’ 편집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에 (미군을) 파병하거나 베네수엘라에 지상군을 투입하겠다고 말하면 지지 세력이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의 공격 시 반격하겠다고 경고하며 협상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이날 엑스에 “우리 군은 어떤 공격에도 즉각 대응하기 위해 손가락을 방아쇠에 올려놓은 상태로 준비 중이다”라고 썼다. 이어 “(동시에 이란은) 상호호혜적이며 공정하고 공평한 핵 합의를 언제나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이란이 평화적인 핵기술을 보유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우린 핵무기 획득을 추구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29일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란군에 1천대의 전략 무인기가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협상으로는 미국이 요구하는 세가지 조건인 독자적 핵농축 금지, 탄도미사일 제한, 역내 대리세력 지원 중단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군사 행동에 나서더라도 지상군 투입 없이 공습만으로는 이란 정권을 무너뜨리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앨런 에어 중동연구소 연구원은 “공습을 통해서 이란 정권의 자국민 통제 능력과 국외 영향력 행사를 크게 제한할 수는 있겠지만, 이란에 더 나은 형태의 정부가 들어서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지훈 윤연정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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