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 전임 시장이 추진한 테마파크 사업 엎었다가…500억원 물어낼 판
손배소 제기 사업자 ‘승소’…시민단체 “무리한 상고로 재정 부담 키워”

전임 시장이 추진한 민간개발 사업이라는 이유로 사업을 중단시켰던 전북 남원시가 대주단과의 법정 공방에서 최종 패소했다.
남원시는 내부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협약의 효력을 부인했지만 대법원은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확정판결로 남원시는 대출 원금과 지연이자를 포함해 500억원대의 부담을 떠안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9일 금융기관들로 구성된 대주단이 남원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남원시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남원시는 2020년 광한루원 일대에 모노레일과 집와이어 등을 설치하는 ‘남원관광지 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시는 민간사업자인 ‘남원테마파크’와 실시협약을 체결했고, 대주단은 이를 근거로 사업자에게 총 405억원을 대출했다. 사업자는 시설을 기부채납하고, 20년간 운영권을 갖는 구조였다.
그러나 이 사업은 민선 8기가 출범한 2022년 7월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취임 이후 해당 사업의 사업성이 불투명하고 수요 예측이 과도하다며 민간사업자에게 협약에 따른 사용·수익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여기에 특정감사까지 실시해 담당 공무원들을 징계했다. 사업자의 협약 이행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고, 사업자는 결국 남원시에 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대주단은 협약에 따라 남원시가 대체 시행자를 지정하거나 대출 원리금 상당액을 배상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남원시는 재판부에 “해당 협약이 지방재정법상 투자 심사를 거치지 않았고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이 금지하는 ‘조건부 기부채납’에 해당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남원시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투자 심사 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지방의회 의결을 통해 체결된 행위인 이상 대외적 효력까지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또 “사용·수익 허가를 지연해 분쟁의 원인을 제공한 책임은 남원시에 있다”며 대출 원리금 전액에 대한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배상액이 과도하다는 남원시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로 남원시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배상액과 지연이자를 합쳐 500억원이 넘을 가능성이 크다. 남원시의 지난해 본예산(9871억원)의 5%를 웃도는 수준이다.
시민단체 ‘시민의 숲’은 이날 성명을 내고 “패소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상고를 강행해 재정 부담을 키웠다”며 시장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글·사진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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