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대응·지선 출마·신당 창당…‘야인’ 한동훈 앞엔 가시밭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하면 ‘당 갈등 증폭’ 비판 속 복당 힘들 수도
재보궐 무소속 출마 땐 보수표 분산 우려…배신자 프레임 커질 듯
‘비례’ 많은 친한계, 창당도 쉽잖아…당분간 지지층 결집에 집중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당에서 제명된 뒤 “저는 반드시 돌아온다”고 말했다. 장동혁 대표 등 당권파에 맞서 복귀 의지를 드러냈지만, 정치적 활로를 찾기 어려운 중대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대표가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존재감을 보일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한 전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제명이 확정된 지 약 4시간 뒤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가 이 당과 보수의 주인”이라며 “절대 포기하지 말라.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친한동훈(친한)계 의원 10명가량이 현장을 지켰고, 한 전 대표 지지자 100여명이 소통관 로비에 모여 “진짜 보수 한동훈”을 연호했다.
한 전 대표는 당규에 따라 향후 5년간 최고위 의결 없이는 재입당할 수 없다. 이대로라면 이번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물론,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할 수 없다. 한 전 대표가 법적 대응이나 무소속 출마 등으로 정치적 복권을 노릴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어느 쪽도 순탄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명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나 징계 무효 소송 등 법적 대응은 승소 시 당에 즉각 복귀할 수 있으나 패소 시 부담이 크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당내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향후 복당이 더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친한계 내부에서도 실익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방안 역시 변수와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낙선 시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체급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만약 보수 표심이 국민의힘 후보와 한 전 대표로 분산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진영 내 배신자 프레임이 강해질 위험도 있다. 한 친한계 인사는 “국민의힘이 우세한 지역에서 3자 대결 결과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일이 복잡해진다. 한 전 대표는 한동안 재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 전 대표가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대구 지역 중진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로 공석이 생기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부산이나 경기 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해 정치 세력화를 시도하는 방안도 있으나 친한계 의원 상당수가 탈당 시 의원직을 잃는 비례대표인 만큼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전 대표는 당분간 지지층을 결집하며 후일 도모를 위한 기반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다음달 8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토크콘서트를 연다. 전국을 순회하며 민심을 듣는 행보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은 31일 국회 앞에서 제명 철회 촉구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6·3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국민의힘 지도체제가 재편될 경우 한 전 대표 복당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당원게시판 논란과 장동혁 대표 단식 국면 등에서 한 전 대표가 보인 태도에 반감이 있는 당원이 적지 않아 지도부 재편과 상관없이 복당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병관 기자 bg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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