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톡] 휴머노이드의 ‘미싱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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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연구나 과학계 이슈의 의미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일들을 과학의 눈으로 분석하는 칼럼 '사이언스 톡'이 3주에 한 번씩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1월호에 의미심장한 연구 결과가 실렸다.
연구진은 이 로봇이 한글을 포함한 다양한 언어로 '립싱크'하는 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했는데, 완벽하진 않지만 입의 움직임이 과거 로봇들보다 한층 자연스러워 보였다.
학계는 휴머노이드의 얼굴을 진화론의 '잃어버린 고리(미싱 링크)'에 비유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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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얼굴의 휴머노이드 예고
고용 불안 이웃 목소리 귀 기울일 때
편집자주
과학 연구나 과학계 이슈의 의미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일들을 과학의 눈으로 분석하는 칼럼 ‘사이언스 톡’이 3주에 한 번씩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1월호에 의미심장한 연구 결과가 실렸다. 미국 컬럼비아대 기계공학과 연구진이 얼굴에 모터가 26개나 달린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었고, 이 로봇이 자신을 거울에 비춰보며 얼굴 움직임을 제어하는 방법을 익히게 했다. 수천 가지 움직임을 만들어보면서 로봇은 모터를 어떻게 작동시킬 때 어떤 표정이 나타나는지 학습했다. 아기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처럼 말이다.
얼굴 작동 방식을 이해한 로봇에게 연구진은 사람이 말하고 노래하는 모습이 담긴 유튜브 영상들을 보여줬다. 영상 속 사람들의 입술 움직임을 스스로 분석하고 학습한 로봇은 다양한 소리에 따라 입 모양이 어떻게 바뀌는지 파악해, 말소리에 맞춰 미세하게 변하는 입술의 움직임을 구현해냈다. 연구진은 이 로봇이 한글을 포함한 다양한 언어로 ‘립싱크’하는 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했는데, 완벽하진 않지만 입의 움직임이 과거 로봇들보다 한층 자연스러워 보였다.
사람의 입 주변엔 유연한 피부 아래에 수많은 근육이 있어 정교한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그 미묘한 차이를 포착해 상대의 의도나 진심을 유추하는 건 의사소통의 중요한 방식이다. 지금까지 로봇은 미리 정해놓은 단순한 규칙들에 따라 입을 움직였기 때문에 사람이 보기엔 부자연스러웠다. 이는 인간과 로봇 의사소통의 장벽으로 여겨졌고, 로봇에 불편함이나 불쾌함을 느끼는 ‘언캐니 밸리’ 현상의 주된 이유로 꼽혔다.
현재 휴머노이드 기술은 물건을 집거나 옮기고, 관절을 돌리거나 굽히고, 걷거나 뛰는 등의 팔다리 ‘동작’과 물리적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달 초 CES 2026 현장을 달군 현대차의 ‘아틀라스’나 경쟁 로봇인 테슬라의 ‘옵티머스’가 그렇다. 개발자 입장에선 굳이 불쾌함을 초래하느니 기능에 집중하고 얼굴은 안 만드는 게 낫다. 그래서인지 아틀라스와 옵티머스 모두 눈 코 입이 없다. LG전자의 ‘클로이드’는 얼굴에 알파벳 C자를 이리저리 돌려 눈 모양만 단순하게 표현했다.
학계는 휴머노이드의 얼굴을 진화론의 ‘잃어버린 고리(미싱 링크)’에 비유하기도 한다. 기계에서 인간 닮은 존재로 넘어가려면 궁극적으로 로봇이 ‘얼굴’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미래엔 지금처럼 모든 휴머노이드가 얼굴이 없을 리 없다”며 이번 립싱크 기술이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대화형 AI와 결합하면 로봇과 인간 관계에 새로운 차원의 깊이를 더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봇이 AI 학습을 토대로 립싱크를 해낸 만큼 얼굴 전체 움직임 구현도 가능할 거란 기대다.
아틀라스에 얼굴이 없어도 현대차 주주들은 환호했다. CES 2026에서 스타덤에 오른 아틀라스 덕에 현대차가 로봇 기업으로 단숨에 변모했고, 시가총액 100조 원까지 넘겼으니 그럴 만하다. 반면 현대차 노조는 2028년 미국을 시작으로 아틀라스를 공장에 배치하겠다는 회사 계획에 “합의 없이는 단 한 대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고 반발했다. 보수 매체들은 “혁신을 막는다”, “같이 망하자는 거냐”며 노조를 나무랐고 대통령까지 '적응'을 주문했지만, 노동력 대체 불안은 현실의 문제다.
자연스러운 얼굴을 가진 휴머노이드가 등장한다면 이는 특정 직종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불안해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지금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일자리 문제가 휴머노이드의 '사회적 미싱 링크'로 남을지 모른다. 교황 레오 14세가 온라인의 AI 알고리즘을 경계해야 한다며 최근 낸 메시지에 눈길이 갔다. “기술은 사람을 섬겨야 한다.”
임소형 산업1부장 겸 과학전문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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