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천 ‘막장’ BJ들 안보이나 싶었는데…골목·건물 빈틈서 카메라 켰다 [세상&]
광장은 잠잠…골목, 실내로 이동한 듯
부천서 방송하던 BJ들 폭행사건도 터져

여기서는 안 보이길래 끝난 줄 알았죠. 그런데 며칠 지나니까 바로 옆 골목에 있더라고요.”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상인
헤럴드경제가 지난 23일 찾은 부천역 북부역사거리 인근, 이른바 ‘피노키오 광장’. 한때 BJ들이 전깃줄 위 참새처럼 늘어앉아 방송하던 장소였다. 술 마시며 노래 부르고 춤도 추면서 각종 미션을 수행하는 모습이 밤낮없이 이어졌다. 지켜보는 상인들은 이 일대를 ‘전깃줄’이라고 불렀다. 이곳엔 ‘막장 유튜버 아웃(OUT)’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지난해 말부터 부천시와 경찰의 집중 단속 이후 북부역 광장에는 출입금지 안내물이 세워지고 장시간 머물 수 없도록 구조물도 설치됐다. 북부 상인들은 “확실히 예전만큼의 소란은 줄었다”고 말한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북부에서 밀려난 BJ들이 부천역 남부와 송내역 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남부는 부천자유시장과 광장이 가까워 낮에는 노인 유동 인구가 많고 야간엔 상대적으로 행인이 줄어들어 단속을 피하기 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 부천시 소사구의 한 칼국수 전문점 사장 최모(38) 씨는 “요즘은 광장에 모여 있지 않고 골목이나 건물 입구를 옮겨 다니며 방송한다”며 “카메라를 켜고 혼자 떠들거나 담배를 피우며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고 말했다.

상인들이 가장 크게 호소하는 피해는 무단 촬영과 고성방가다. 카메라가 켜진 채 가게에 들어오면 손님들이 얼굴 노출을 꺼려 자리를 뜨는 일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최씨는 “라이브 방송은 명백한 영업 방해라 바로 신고촬영 후 편집용이라고 주장하면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원미구에서 술집을 20년 넘게 운영한 강씨는 2년 전 BJ 단골을 받았다가 영업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다. BJ가 자기 친구라고 데려왔는데 알고 보니 그는 미성년자였다. 강씨는 “주민등록증 검사를 안 한 내 잘못이지만 그 일로 석 달을 문을 닫았다. 그 뒤론 카메라 들고 들어오는 손님은 아예 받지 않는다”고 했다.
피노키오 광장 주변 상인들은 “노상 방송이 사라진 뒤 일부 BJ들이 상가 건물 안으로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강모(63) 씨는 “광장에서는 안 보이는데 저녁에 퇴근하고 보면 인근 신축 상가 건물 안쪽에서 술병이 잔뜩 쌓여 있는 걸 본 적이 있다”며 “안에서 방송하는 건지 술판을 벌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예전과 다른 방식으로 모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로 상인들 사이에서는 “BJ들이 돈을 모아 상가 건물 일부 공간을 빌려 놓고 그 안에서 술을 마시며 방송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돌고 있다.

최근 부천에선 방송하던 BJ 사이에 폭행 사건이 발생하며 ‘막장’ BJ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3시45분께 부천 원미구의 한 건물에서 한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을 하던 BJ 안모 씨와 최모 씨 사이에서 말다툼이 벌어졌고 이후 폭행으로 번졌다. 오전 4시48분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다.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안씨는 병원에서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 최씨는 과거 여성 유튜버를 폭행하는 등 기행을 일삼아 기소됐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집행유예 기간에 또 폭행을 저지른 것. 이 사건 이후에도 개인 방송에서 “합의금을 마련해야 한다”며 후원을 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피해자 진술과 방송 영상 등을 토대로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부천 일대 BJ들의 도 넘은 활동을 꾸준히 단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천 원미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경찰은 특정 장소를 상시 관리하는 구조라기보다, 신고가 접수되면 즉시 출동해 현장을 확인하고 조치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광장에서 집단으로 방송을 하거나 소란이 발생하는 상황은 과거에 비해 상당 부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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