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쌀이 들어왔다···25년간 폐지 모은 돈으로 쌀 기부한 이인수 할머니

이인수(73) 할머니는 25년째 매일 폐지를 줍는다.
강한 한파가 이어진 29일 새벽에도 그는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1동 골목을 다니며 폐지를 주웠다. 그가 모은 폐지는 지난 25년간 이웃을 위한 ‘쌀’로 되돌아왔다. 이 할머니는 답십리1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도 맡고 있다.
이 할머니는 2002년 겨울부터 매년 폐지를 팔아 모은 돈으로 쌀 포대를 기부하고 있다. 그는 올해도 폐지 수익금으로 마련한 10㎏ 쌀 80포를 ‘2026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에 기부했다. 얼추 잡아도 200여 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의 폐지 수집 방식은 마을에서도 이미 소문이 나 있다. 이 할머니는 폐지가 많이 쌓여 있는 골목을 발견해도 전부 가져가지 않는다. 그처럼 동네에서 폐지를 수집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여기에 폐지가 많이 나와 있다”고 알린다. 남의 몫까지 가져가지 않겠다는 생각에서다.
이 할머니는 동네 편의점 점주들을 설득해 유통 기한이 임박한 도시락이나 삼각김밥 등 신선식품을 폐기하지 않고 기부할 수 있도록 하는 일도 자처했다. 최근에는 일반 음식점까지 동참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기탁받은 물품을 저소득 가구에 직접 배달하고 안부까지 살피는 일까지 하고 있다.
그의 행동은 마을 사람들의 마음도 움직였다. ‘2026 따뜻한 겨울나기’ 기간에 그는 병원과 상가를 직접 찾아다니며 나눔의 필요성을 설명했고, 그 결과 주민들의 성금 참여가 전년(21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동 주민센터에 따르면 올해 176명이 기부에 동참했고, 이 중 50명이 성금 222만원을 보탰다. 답십리1동 주민자치위원회도 성금 100만원을 기부했다. 통장협의회·방위협의회 등 직능 단체와 보육·종교 시설의 참여도 이어지며 답십리1동의 ‘따뜻한 겨울나기’ 모금액은 28일 기준 9538만원을 기록했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오랜 시간 묵묵히 폐지를 모아 이웃을 돌봐 온 정성이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이 되도록,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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