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줄이는 화목보일러, 고령층 화재 ‘불씨’

마주영 2026. 1. 2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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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80대 남성, 아내 대피뒤 사망
땔감 불 옮겨붙으면 순식간 번져
노년, 연통청소 등 관리도 어려워
도내 5년간 200건… 겨울철 주의

29일 오전 1시께 평택시 한 주택에서 화복보일러에서 불이 나 80대 남성이 숨졌다. 주택 마당에는 불을 땔 때 쓰던 땔감이 쌓여 있다. 2026.01.29/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29일 오전 11시께 평택시 진위면 은산리 한 마을에 들어서자 검게 그을린 벽 일부와 앙상한 지붕 뼈대만 남은 주택이 보였다. 노부부가 직접 지었다는 1층짜리 주택 마당에는 나무 토막이 가득 쌓여 있었고, 절반가량은 검은 숯처럼 변한 채 바닥을 나뒹굴었다. 부부가 겨울을 나기 위해 모아둔 땔감이다. 마당 뒤편에는 새카맣게 탄 화목보일러 한 대가 서 있었다.

이날 오전 1시35분께 난 불로 이 집에 살던 80대 남성 A씨가 숨졌다. 집 안 작은 방에 있다가 화재가 난 것을 안 A씨는 안방에서 자고 있던 아내 B씨를 깨워 무사히 대피시켰다. 하지만 평소 거동이 불편했던 A씨는 미처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1월 29일 인터넷 보도)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집안 보일러실에 있던 화목보일러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화목보일러는 나무를 연료로 사용해 불을 때는 보일러로, 비싼 기름 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농촌 마을이나 산간 지역에서 주로 사용한다.

화목보일러는 다른 보일러 형태에 비해 화재에 취약하다. 온도조절 장치가 없는 화목보일러는 땔감을 한꺼번에 많이 넣어 과열되는 일이 잦다. 장작을 태워 온도를 올리는 특성 상 보일러 주변에 땔깜을 쌓아두는 경우가 많은데, 가연물인 나무토막에 불씨가 옮겨붙으면 불길이 순식간에 번질 수 있다.

하지만 고령층이 주로 사용하는 탓에 불씨 관리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웃주민 김모(80)씨는 “마을에 야산도 있고 죽은 나무도 많다 보니 화목보일러를 사용해 난방을 하는 집이 몇 군데 있다”며 “불씨도 잘 보고 연통이 막히지 않도록 청소를 제대로 해야 하는데 나이 든 사람들이 꼼꼼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화목보일러는 겨울철 난방기기 화재의 주범으로 꼽힌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경기도내 화목보일러 화재는 200건으로 집계됐다. 매년 겨울 40여건의 화재가 화목보일러에서 발생하는 셈이다.

소방당국은 화목보일러 화재는 대부분 관리 소홀로 발생하는 만큼 사용 시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화목보일러에 연료를 넣을 때는 보일러 안 불씨가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도록 잘 지켜 봐야 한다”며 “보일러 주변에는 땔감 등 가연물을 두지 말아야 주변으로 큰 불이 번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마주영 기자 mang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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