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미도 국장으로 '유턴'…작년 코스피 ETF에 1조 베팅

양지윤 2026. 1. 2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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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피(코스피지수 5000)'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퇴직연금 자금도 국내 증시로 방향을 틀고 있다.

미국 빅테크 등 해외 상품 위주로 투자하던 연금 개미들이 국내 대표지수와 주도 업종 상장지수펀드(ETF)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중국 전기자동차 기업, 미국 30년 만기 국채 등 해외 투자 상품이 주로 1위를 차지했지만, 코스피지수가 1년 새 두 배 넘게 오르면서 국내 대표 지수형 ETF에 매수세가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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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證 퇴직연금 계좌 분석
KODEX200 1조910억어치 매수
SOL 조선 톱3·PLUS K방산 등
매수액 톱10 중 8개가 국내 상품
연금 유입으로 증시 하방 지지
수익률 제고로 이어지며 선순환

‘오천피(코스피지수 5000)’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퇴직연금 자금도 국내 증시로 방향을 틀고 있다. 미국 빅테크 등 해외 상품 위주로 투자하던 연금 개미들이 국내 대표지수와 주도 업종 상장지수펀드(ETF)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단기 투자처로 인식돼 온 국내 증시가 노후를 맡길 만한 장기 투자처로 재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퇴직연금 종목, 국내 중심으로 전환


29일 한국경제신문이 삼성증권의 최근 5개년 퇴직연금(DC·IRP) 계좌 내 ETF 매수액 순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연금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KODEX 200’으로 나타났다.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다. 그동안 중국 전기자동차 기업, 미국 30년 만기 국채 등 해외 투자 상품이 주로 1위를 차지했지만, 코스피지수가 1년 새 두 배 넘게 오르면서 국내 대표 지수형 ETF에 매수세가 몰렸다.

유입 규모도 상당하다. 연금 투자자는 지난해 이 ETF를 1조910억원어치 사들였다. 2021년 이후 매년 1000억~2000억원 수준에 머물던 유입액이 1년 만에 다섯 배 이상 폭증했다. 단일 종목에 ‘조 단위’ 자금이 유입된 것은 이례적이다. 직전 4년(2021~2024년)간 매수 1위 종목의 연간 유입액은 통상 3000억원 안팎에 그쳤다.

퇴직연금 계좌 내 종목 구성도 해외 자산 중심에서 국내 자산 중심으로 급격히 전환됐다. 지난해 매수 상위 10개 ETF 중 8개가 국내 투자 상품이었다. KODEX 200에 이어 ‘SOL 조선TOP3플러스’(4970억원), ‘ACE KRX금현물’(4790억원), ‘PLUS K방산’(3570억원), ‘TIGER 조선TOP10’(3400억원)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해외 주식형 상품은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와 ‘TIGER 미국S&P500’ 등 2개에 그쳤다. 과거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2024년엔 상위 10개 ETF 가운데 절반 이상이 미국 국채, S&P500,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등 미국 투자 상품이었다.

 ◇“국내 증시도 장기 투자처” 인식 확산

증권가는 연금 자산의 ‘머니 무브’가 수익률 격차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가 랠리를 펼치면서 국내 투자 ETF는 역대급 수익률을 기록했다. KODEX 200은 지난해 89.94% 상승했고, PLUS K방산(177.06%), KODEX 반도체(111.85%), SOL 조선TOP3플러스(110.84%) 등은 세 자릿수 수익률을 올렸다. 같은 기간 미국 대표 지수형 상품 수익률은 10%대에 그쳤다.

한 자산운용사 ETF 본부장은 “그동안 연금 자금이 미국으로 쏠렸던 건 미 증시가 결국 오를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며 “최근 ‘한국 시장도 우상향 자산’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연금 자금이 빠르게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5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이 국내 증시의 주요 수급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유가증권시장의 하방도 이전보다 견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연금 수익률 제고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퇴직연금은 보통 10년 이상 적립·운용되는 장기 자금이기 때문에 외국인 매도 국면에서도 증시 하락을 완충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연금 투자자의 ‘국내 증시 선호’가 강해지면서 운용업계도 국내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들어 상장된 ETF 10개 가운데 7개가 국내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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