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독자권익위원 칼럼]삶이 건네는 뜻밖의 초대, ‘내맡기기 실험’

"Life Knows Better" 삶이 우리에게 주려는 것이 우리가 애써 얻어내려 하는 것보다 어쩌면 더 많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질문은 마이클 싱어의 책, '될 일은 된다(The Surrender Experiment)'의 핵심 메시지이다.
우리는 대개 삶을 정복하기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환경을 통제하며,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인 마이클 싱어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제안한다. 바로 자신의 개인적인 호불호를 내려놓고, 삶의 흐름에 자신을 전적으로 맡겨보는 '실험'을 해보라는 것이다.
마이클 싱어는 본래 세속의 성공에는 관심이 없던 평범한 경제학 대학원생이었다. 하지만 그는 어느 날 문득 깨닫는다. 자신의 내면에서 끊임없이 속삭이는 '좋다, 싫다'라는 목소리가 오히려 자신의 삶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어는 날 그 존재를 알아차린 후 숲속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조용히 명상하며 살기로한다.
그리고 앞으로 자신의 앞날에 펼쳐지는 모든 일에 대해, 그것이 자신의 계획과 다를지라도 저항하지 않고 온전히 받아들이기로 한다. 이것을 '내맡기기 실험'이라고 했고, 그 여정은 실로 경이로웠다.
조용한 명상가로 살고 싶어 했던 그에게 삶은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끊임없이 던져주었다. 누군가 집을 지어달라고 요청하면 건축업자가 되었고, 대학교에서 강의를 맡아달라고 하면 교수가 되었다. 나아가 그는 어쩌다차리게 된 거대한 회사의 회계를 위해 초기 개인용 컴퓨터 산업의 태동기에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흐름에 몸을 실었다. 결국 수 조 원 가치의 세계적인 기업을 일구어낸 CEO가 되었다.
그의 성공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야망'이나 '전략'의 산물이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계획을 포기하고 삶이 문을 두드릴 때마다 "예"라고 응답한 결과였다.
그는 삶이라는 거대한 지능이 자신보다 훨씬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음을 신뢰했다. 그리고 40년간의 여정을 통해 증명해 보였다. 우리가 에고(Ego)의 작은 목소리에 갇혀 발버둥 치는 것보다, 삶의 거대한 흐름에 몸을 맡길 때 훨씬 더 장엄하고 풍요로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물론 '내맡기기'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나태함이나 포기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현재 나에게 주어진 상황에 대해 최고의 정성을 쏟는 가장 적극적인 삶의 태도다. 마이클 싱어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무엇이든, 그것이 자신의 선호와 맞지 않더라도 온 마음을 다해 수행했다. 그는 자신 앞에 나타난 모든 사람과 사건을 '삶이 나에게 보낸 선물'로 여겼다. 필자 역시 엄청난 고난이 왔을 때 오히려 "잘됐어"를 외쳐본 적이 있다.
우리는 종종 인생이 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좌절하거나 분노한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우리가 겪은 최악의 시련이 때로는 가장 큰 성장의 밑거름이 되기도 하고, 우연히 만난 인연이 인생의 행로를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고집하는 '내 방식'이 실은 우리를 더 넓은 세상으로나아가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남도일보 독자 여러분께 권하고 싶다. 가끔은 힘을 조금 빼보자고. 내 안에서 일어나는 저항의 목소리를 잠시 끄고, 지금 이 순간 내 앞에 펼쳐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보자고. 삶이 우리에게 새로운 무언가를 주려 할 때, 신뢰의 마음으로 마주하길 바란다.
우리 안에는 우리가 모르는 마이클 싱어가 만났던 그 내면의 거인이 살고 있다. 그 거인은 우리가 '나'라는 작은 감옥을 벗어나 삶의 흐름과 하나가 될 때 비로소 그 위용을 드러낸다.
인생은 우리가 억지로 만들어가는 조각품이 아니라, 이미 흐르고 있는 거대한 강물과 같다. 그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려 애쓰기보다 흐름에 몸을 실어보자. 신뢰와 내맡기기, 이 두 가지 열쇠만 있다면 우리는 누구나 자신만의 경이로운 여정을 시작할 수 있다. 결국, 될 일은 된다. 삶의 지혜를 믿고 당신의 내면이 이끄는 신비로운 춤에 기꺼이 동참해보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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