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징어의 특별한 ‘플러팅’…암컷 유혹 땐 몸에 ‘빛의 무늬’ 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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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상 동물들은 번식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각자의 짝을 유혹한다.
이와 달리 어류, 곤충 그리고 갑오징어를 포함한 연체동물들은 빛이 공기, 물을 통과할 때의 파동을 감지할 수 있다.
논문의 주저자인 나카야마 박사는 "우리는 빛의 파동을 지각할 수 없기 때문에, 편광된 빛이 그것을 볼 수 있는 동물에게 정확히 어떻게 보이는지 알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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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촉수 뻗어 편광된 빛의 방향 바꿔

지구 상 동물들은 번식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각자의 짝을 유혹한다. 공작은 화려하고 거대한 꽁지깃을 펼치고, 농게는 커다란 한쪽 집게발을 흔들며 자신을 과시한다. 새는 복잡하고 아름다운 노래로, 개미와 나방은 페로몬 향으로 상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한다. 최근 연구에서 갑오징어는 그 누구보다 독특한 방식으로 이성에게 사랑을 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 26일(현지시각) 나카야마 아라타 박사 등 일본 도쿄대 연구진이 수컷 갑오징어의 구애 행동을 연구한 결과, 이들이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편광’을 이용해 피부에 무늬를 만들어 상대를 유혹한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연구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편광이란, 자연광과 달리 특정한 방향으로 진동하며 나아가는 빛을 뜻한다. 빛은 이동할 때 보통 여러 방향으로 동시에 진동하지만, 움직임이 하나의 방향으로 제한되면 이걸 편광이라고 한다. 인간과 대다수 포유류는 빛이 이동하며 위아래 양옆으로 진동하는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이와 달리 어류, 곤충 그리고 갑오징어를 포함한 연체동물들은 빛이 공기, 물을 통과할 때의 파동을 감지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30년 전부터 갑오징어가 빛의 파동을 볼 수 있고, 몸으로 편광된 빛을 반사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논문의 주저자인 나카야마 박사는 “우리는 빛의 파동을 지각할 수 없기 때문에, 편광된 빛이 그것을 볼 수 있는 동물에게 정확히 어떻게 보이는지 알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했다. 다만 연구자들은 편광이 동물의 시각에 대비나 질감을 더해 사물이 주변 환경 속에서 더 또렷이 드러나도록 도울 수 있을 거라 추정하고 있다.

나카야마 박사는 편광이 갑오징어의 행동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일본 아오모리시 ‘아사무시 수족관’에서 갑오징어 한쌍을 관찰했다. 수조 안은 바닷속에서 흔한 수평 편광을 재현하는 조명을 설치하고, 특수 카메라로 갑오징어들의 생활을 촬영했다. 약 한 달여 간의 촬영 끝에 연구진은 수컷이 한 쌍의 긴 촉수를 앞으로 뻗어, 그들만이 볼 수 있는 ‘빛의 무늬’를 몸에 새기는 것을 포착했다.
연구진은 이후 갑오징어 촉수 조직을 정밀 분석하고, 추가 관찰을 통해 기묘한 무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수컷 갑오징어는 구애 행동 중 촉수의 색소 세포를 수축시키는 동시에 그 아래에 있는 반사 세포를 드러내 수평 편광을 반사시켰다. 이 빛이 내부의 투명한 근육을 지나며 90도로 회전해 수직으로 바뀌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컷에게서 조금 떨어져 있는 암컷의 시점에서 보면, 수평 방향으로 정렬된 빛의 일부가 수컷의 촉수를 통과하면서 굴절돼 수직으로 방향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편광 무늬는 구애 중인 수컷에게서만 관찰되기 때문에, 암컷의 눈길을 끌기 위해 진화했을 거란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로저 핸런 미국 우즈홀 해양생물학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이 연구는 동물이 빛을 다뤄 신호를 만들어내는 데 있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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