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북 무인기’ 업체, 윤석열 대통령실 경력으로 ‘자살 공격 드론’ 제작업체 설립

김태욱·전현진·강한들 기자 2026. 1. 2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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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창업아이템 공모전 사업계획서 입수
“자폭·정찰 임무 전환에 3분도 안 걸려”
‘의사결정권자 인맥’을 성장 전략으로 소개
‘에스텔 엔지니어링’이 서울 소재 A대학교의 ‘2023년 창업아이템 입주공모전’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의 ‘경영진 소개’ 부분 내용.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혐의로 군·경 수사를 받고 있는 민간업체 ‘에스텔 엔지니어링(에스텔)’이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근무 경력을 내세워 대학 창업지원 공모전에 나가 지원대상에 선정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자살 공격(Suicide strike)’ 드론을 제작하는 것을 주 사업으로 소개했고, 사실상 대북 전투용 무인기를 만들어 군에 납품하려던 계획도 세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이 2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서울 소재 A대학교의 2023년·2024년 ‘학생창업아이템 입주공모전(공모전)’ 사업계획서를 보면, 에스텔은 이 공모전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뒤 지원대상으로 선정돼 사무실 등을 얻었고 2023년 9월 법인등기를 마쳤다.

2023년 사업계획서에는 에스텔의 영업이사를 맡은 오모씨가 윤 전 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과 함께 에스텔 대표 장모씨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찍은 사진을 경영진 소개 자료로 담았다. 이들은 “인생 목표가 평화적인 남북통일”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현재 군·경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는 오씨와 장씨를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사실상 살상용 드론 제작을 목표로 대학 창업지원에 선정된 이들이 대북 전투용 무인기를 만들어 군에 납품하려던 계획을 세운 정황도 나왔다. 이들은 2024년 사업계획서에서 자신들이 만든 무인기가 자폭·정찰 임무 전환에 3분이 채 걸리지 않는데도 가격이 저렴하다며 “국군과 접촉해 노후화된 대대급 정찰기인 ‘리모아이’를 대체하고, 2026년도 예산안에 반영하고자 한다”고 했다. “대표와 대북전문이사가 각각 국군, 필리핀을 상대로 영업하고 있다”며 필리핀군이 자신들에게 먼저 접촉해 MOU(양해각서)를 2024년 하반기에 체결하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도 했다.

이들은 “공공분야에서 의사결정자와의 인맥이 많다”는 점을 자신들의 성장 전략으로 소개했다. 이들은 2023년 사업계획서에도 “주요 협력 관계자의 협조로 각종 규제 및 비자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에스텔 엔지니어링’이 서울 소재 A대학교의 ‘2024년 창업아이템 입주공모전’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의 ‘성장전략’.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에스텔 엔지니어링’이 서울 소재 A대학교의 ‘2024년 창업아이템 입주공모전’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의 ‘창업아이템 개요(요약)’.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에스텔은 자신들의 무인기를 군에 무상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2024년 사업계획서를 보면, 이들은 ‘사업화 전략’으로 “국군의 경우, 무상으로 정찰자산을 제공하다가 유료로 전환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이들이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것이 국군정보사령부 지시로 이뤄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북한 당국이 발견해 공개했던 무인기가 이들 사업계획서상의 ‘정찰자산’인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이들은 이 밖에도 자신들이 미국 국무부 산하 국제공화주의연구소(IRI)에서 약 1년 반 동안 조직운영 및 경영을 배웠고, 연인원 30명 규모의 ‘대학생공정방송감시단’을 창업해 “정책연구소·노조·정당과 계약 및 인력공급 경험이 다수”있다고도 했다. 이 단체는 2021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지원한 ‘20대 대선 불공정방송국민감시단’의 소속 단체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살상용 드론은 국가가 책임지고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방위산업분야인데, 윤석열 정부와의 인맥을 과시해 살상용 무기를 제작하려는 이들에게 대학이 문을 열어준 셈”이라며 “그 경위를 군·경이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 정보사? 윤 정부 대통령실?···‘북 무인기 침투’ 배후 놓고 꼬리 무는 의문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261620001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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