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관저, 골프 연습시설 공사명은 ‘초소 조성공사’

장예지 기자 2026. 1. 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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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시절 대통령 관저에 설치된 골프 연습시설이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 경호처장 지시로 관계 기관 승인 없이 불법적으로 지어진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됐다.

감사 결과를 보면, 김 전 경호처장은 2022년 5월 김종철 전 경호차장 등 10명을 관저로 소집해 골프 연습시설 조성을 지시했다. 김 전 차장은 이후 직원들에게 정문 초소 및 골프연습 시설이 포함된 보안시설 조성을 대통령경호처가 진행하도록 지시했다.

감사원은 경호처에서 골프연습장 조성에 관여한 일부 현직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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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대통령 관저 이전 관련 감사’ 결과 발표
골프장 불법 준공…히노키 욕조·캣타워도 확인
김용현 “나무심어 골프 시설 가리라” 지시도
윤석열 정부 시절 대통령 관저에 설치된 70㎡ 규모의 골프 연습장. 감사원 제공

윤석열 정부 시절 대통령 관저에 설치된 골프 연습시설이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 경호처장 지시로 관계 기관 승인 없이 불법적으로 지어진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됐다. 특히 이번 감사에선 그동안 논란이 됐던 관저 내 캣타워와 히노키 욕조, 다다미방의 존재도 실제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29일 윤석열 정부 시절 이뤄진 대통령 관저 이전 관련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1월 국회가 대통령 관저 이전 경위와 건축물 불법 신축 의혹 등에 대해 재감사를 요구하면서 이뤄졌다.

감사 결과를 보면, 김 전 경호처장은 2022년 5월 김종철 전 경호차장 등 10명을 관저로 소집해 골프 연습시설 조성을 지시했다. 김 전 차장은 이후 직원들에게 정문 초소 및 골프연습 시설이 포함된 보안시설 조성을 대통령경호처가 진행하도록 지시했다. 경호처는 이 과정에서 현대건설과 정식 계약도 맺기 전인 6월께 골프 연습시설 착공부터 하도록 했고, 7월에야 계약을 체결한 뒤 경호처 예산(예비비)으로 공사대금 1억3500만원을 지급했다.

현대건설은 당시 계약 없이 공사를 하다가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라며 계약부터 체결할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골프장 시설공사나 준공 뒤 사용을 위해선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승인이 필요하지만, 경호처는 이런 절차도 건너 뛴 것으로 드러났다. 준공검사가 끝난 뒤인 2022년 8월까지도 경호처는 관할 지자체인 서울 용산구에도 준공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이용하는 시설에 대한 업무는 대통령비서실 소관이었지만, 경호처는 골프 연습시설의 존재를 비서실에도 숨기는 등 외부에 공사 사실이 알려지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을 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김 전 처장은 직접 바깥에서 골프 시설이 보이지 않도록 나무를 심으라는 지시도 했다.

김 전 차장은 한 간부에게 이 시설이 밖에 알려지지 않도록 보안에 유의하라고 지시했고, 이 간부는 김 전 차장의 허락 하에 공사명을 ‘초소 조성공사’, 공사내용을 ‘근무자 대기시설’로 명시해 사실과 다른 공사 집행계획 문건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국회와 외부기관은 물론 대통령비서실마자 국정감사에서 이 시설이 문제가 될 때까지 대통령 관저 안에 골프 시설이 설치된 것을 알 수 없었다.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2024년 11월 국정감사에 나와 골프시설이 “창고인 줄 알았다”고 말한 바 있다. 비서실 관계자들도 감사원 조사 과정에서 “비서실 쪽에선 (비서실이) 돈도 있는데 왜 경호처가 저렇게 나서서 문제를 일으켰는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경호처는 또 회계시스템상 골프 시설을 ‘자산’이 아닌 ‘비용’으로 입력해 국유재산으로도 등록되지 않았다. 뒤늦게 사안을 파악한 비서실이 2024년 11월 골프장 시설 양성화와 원상 복구 등을 요구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골프장 건설 뒤 3년여가 지날 때까지 건축 신고나 국유재산 등록, 부동산 등기 등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다. 감사원은 경호처에서 골프연습장 조성에 관여한 일부 현직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또 현장 방문 조사 과정에서 그동안 논란이 됐던 관저 내 캣타워와 히노키 욕조, 다다미방의 존재도 확인했다. 관련 서류상 캣타워는 약 173만원, 히노키 욕조 공사엔 1484만원, 다다미 공사엔 336만원이 쓰였다. 감사원은 다만 드레스룸이나 고양이방, 욕실 등을 설치하거나, 관저 공사예산을 증액·집행한 과정은 법적 문제가 없다고 봤다.

한편, 이번 감사에서도 기존 감사 때와 마찬가지로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이 김건희 여사 소개로 특혜를 입어 관저 공사에 참여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역술인 천공이 관저 이전에 개입했다는 논란도 있었지만, 감사원은 국회가 요구했던 감사 사항을 벗어난 데다 특별히 파악할 만한 부분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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