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3년 뒤 메모리 부족, 지정학 위험…자체 칩 공장 건설 계획”
실적콜서 자체 칩 공장 ‘테라팹’ 건설계획 거듭 밝혀
메모리·AI칩 직접 자체 생산하면 ‘반도체 기업’ 변신
xAI에 20억달러 투자…올해 200억달러 초과 예상
자율주행 한국서 순항, “총 주행거리 100만㎞ 넘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체 칩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재차 밝혔다.
머스크 CEO는 28일(현지시간) 테슬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향후 수년 내에 메모리 반도체 등이 수요에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상의 시나리오로 주요 공급업체들의 생산량을 살펴보고 삼성전자와 TSMC, 마이크론 같은 전략적 파트너를 넘어선 공급망까지 고려해도, 그들이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향후 3∼4년 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제약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테슬라 테라 팹을 건설해야 한다. 매우 큰 규모의 연산(logic), 메모리, 패키징을 모두 포함하는 국내 생산 시설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 CEO는 미국서 자체 칩 생산공장을 가져야 하는 이유로 공급 부족 외에도 지정학적 위험을 들었다. 그는 몇 년 내에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될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하지만 지정학적 위험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테슬라 주주총회에서 자체 반도체 생산 시설인 테라 팹 건설 계획을 처음 밝힌 바 있다.
그는 테슬라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이 메모리 효율성 측면에서 매우 뛰어나 현재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면서도 “하지만 3년이 지난 뒤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우리가 기대한 칩이 도착하지 않을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나는 어떤 이유로든 칩 공급이 중단될 경우를 대비해 미국 내 생산 능력을 더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AI 칩 없이는 옵티머스가 마치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깡통 인간처럼 쓸모없어진다. 테슬라에는 정말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또 “수많은 기업들이 지정학적 위험에 대해 완전히 방심하고 있다. 그들은 마치 타조처럼 머리를 모래 속에 처박고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배터리와 로봇, AI 칩을 계속 생산할 수 있도록 과민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슬라가 자체 칩 제조 라인을 갖게 된다면, 그가 밝혔듯이 메모리와 AI 가속칩 등 토털 칩 생산 펩이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 경우 메모리 시장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외에 비록 자체 조달용이긴 하지만 테슬라가 뛰어드는 셈이다. 칩 설계 주문 생산 시장에서도 TSMC에 또하나의 경쟁자가 등장하게 된다. 한마디로 테슬라가 ‘반도체 기업’을 갖게 되는 셈이다.
한편 머스크는 배터리와 배터리 공급망 전체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며 태양전지 분야의 주요 제조사가 될 것이라는 점도 밝혔다.
그는 또 테슬라의 기존 전기차 제품인 모델S와 모델X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발표하면서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의 모델S·X 생산 공간을 옵티머스 공장으로 전환해 장기적으로 연간 100만대의 옵티머스 로봇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테슬라가 발표한 2025년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249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은 0.50달러를 기록했다.
매출과 EPS 모두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의 평균 전망치(매출 247억9000만달러, EPS 0.45달러)를 웃돌았다. 다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 EPS는 17% 각각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4억달러, 순이익(일반회계기준)은 8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61%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보다 0.5%포인트 떨어져 5.7%를 기록했다. 영업비용은 1년 전보다 39%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전체 매출은 948억달러로 전년보다 3% 감소했고, 이 가운데 자동차 매출은 695억달러로 전년 대비 10% 줄었다. 테슬라의 연간 매출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작년 연간 순이익은 전년 대비 46% 줄어든 38억달러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지난 16일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에 20억달러(약 2조8650억원)를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테슬라는 AI를 물리적 세계(physical world)로 가져오는 제품과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번 (xAI) 투자와 기본 합의서는 테슬라가 물리적 세계에 AI 제품·서비스를 대규모로 개발·배포하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또 자율주행 로보택시 전용 신차인 사이버캡과 전기트럭 세미, 에너지 저장장치인 메가팩3 생산 라인을 올해 양산 시작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이날 실적 보고서에서 감독형 FSD(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한국에서 FSD(감독형) 서비스를 출시한 지 한 달 만에 100만㎞ 이상 주행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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