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된 HBM4 경쟁···‘속공’으로 SK하이닉스 추격 나선 삼성전자

고명훈 기자 2026. 1. 29. 13:2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HBM4 시장 조기 진입···2월부터 양산공급 개시
SK하이닉스, 수율 안정화 자신감···“HBM4도 점유율 압도”
삼성전자의 HBM3E, HBM4 / 사진=고명훈 기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SK하이닉스가 주도하던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삼성전자의 HBM4(6세대) 조기 양산공급 개시로 점유율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선두 추격을 목표로 D램 선단공정을 선제 도입한 결과 HBM4의 최고 성능을 달성했으며, 마침내 양산 수준까지 빠르게 도달했다. SK하이닉스는 기존 D램 기술과 패키징으로도 주요 고객사의 요구사항을 충족했다며 품질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기존 기술로도 전작 수준 HBM4 양산수율 확보"

2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이날 오전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개최하고 올해 본격 양산 예정인 자사의 HBM4 개발 현황과 공급 전략 등을 공유했다. 두 회사가 같은날 실적 컨콜을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HBM4에도 기존 HBM3와 HBM3E에 적용했던 10나노급 5세대(1b) D램과 독자 개발한 매스 리플로우 몰디드 언더필(MR-MUF) 패키징 공법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HBM4에서도 그간 시장을 주도해온 이전 제품과 동등한 수준의 양산 수율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고객사들이 만족할 수준을 충족했다고 전했다.

김기태 SK하이닉스 HBM세일즈앤마케팅담당 부사장은 "우리는 HBM2E부터 인프라 파트너들과 원팀으로 시장을 개척해온 선두주자로, 기술에서 앞서는 수준을 넘어 그간 쌓아온 양산 경험과 품질에 대한 고객 신뢰는 (경쟁사가) 단기간 구현하기 어렵다"며, "HBM4도 우리 제품에 대한 고객사들의 선호도와 기대 수준이 높으며, 우리 제품을 최우선으로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HBM4는 기존 제품에 적용 중인 1b 나노 기반으로도 고객 요구사항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기술적 성과가 높다고 보고 있으며, 독자 기술인 MR-MUF로 HBM3E 12단 수준의 수율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시장에선 올해도 SK하이닉스의 HBM 선두 지위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HBM4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4%로 절반 이상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전자 28%, 마이크론 18% 순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SK하이닉스가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SK하이닉스의 HBM4 전시 모형 / 사진=SK하이닉스

김 부사장은 "HBM4 역시 HBM3, HBM3E와 마찬가지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HBM4에 대한 준비는 고객 협의 일정에 맞춰 계획대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현재 고객 물량 요청에 따라 양산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생산 극대화에도 불구하고 주문 물량을 100% 충족하기 어려워서 일부 경쟁사 진입은 예상된다"면서도, "그러나 성능과 양산성, 품질을 기반으로 한 당사의 시장 선두 공급사 지위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1c 도입으로 최고 성능 확보···2월부터 양산 출하"

삼성전자는 HBM3E까지 엔비디아의 품질 승인 지연으로 공급이 늦어지며 경쟁에서 사실상 밀렸단 평가를 받았지만, HBM4에선 엔비디아를 포함한 주요 거래선 품질 인증을 조기 완료하고, 오는 2월 양산공급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1b나노 대비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10나노급 6세대(1c) D램 공정을 경쟁사 중 가장 먼저 HBM 코어다이 제작에 도입하며 기술에서 차별화했다. 이를 통해 업계 최고 성능인 11.7Gbps 동작 속도를 구현하며 최근 엔비디아의 성능향상 요구를 양산단에서도 충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HBM4는 근원적 기술 경쟁력 강화하고자 개발 착수 단계부터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 기준을 넘는 성능을 목표로 했고, 이를 통해 주요 고객사 요구사항이 높아져도 재설계 없이 고객평가를 순조롭게 진행했으며 현재 퀄 테스트 완료 단계에 진입했다"며, "우리 HBM4는 고객들로부터 차별화된 성능 경쟁력을 확보했단 피드백을 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미 HBM4 제품을 양산 투입해 생산 중이며 주요 고객사 요청에 따라 2월부터 11.7Gbps 최상위 제품을 포함한 HBM4 물량의 양산 출하가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차기 제품인 HBM4E(7세대)와 커스텀 HBM 제품 개발 현황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회사에 따르면 HBM4E는 올해 중반 표준 제품으로 먼저 개발해 고객사에 시제품을 공급해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며, HBM4E 코어 다이 기반의 커스텀 HBM 제품도 올 하반기 고객 일정에 맞춰 과제별로 웨이퍼 초도 투입을 전개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16단 제품의 경우 고객 관심은 높지만 현재 수요는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고, 올해 계획 중인 HBM4E 12단 제품 샘플링 일정을 고려했을 때 16단 제품 양산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다만 TC-NCF 기반의 기존 TC 본더를 활용한 16단 제품 기술력은 이미 확보한 상태로 향후 고객사 요구사항에 변화가 있을 경우 이에 대한 적기 대응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브리드 카파 본딩도 현재 HBM4 시제품을 주요 고객사에 전달하고 기술 협약을 시작했으며 HBM4E에서 일부 사업화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HBM 수주처 자체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엔비디아·AMD 외에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AWS) 등 빅테크 기업들의 자체 칩 출시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구글 텐서처리장치(TPU)의 경우 삼성전자가 메인 공급을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 3분기 출시 예정인 8세대 TPU에 들어가는 HBM4에서 삼성전자가 퀄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의 경우 MS의 신규 AI 가속기 '마이아 200'에 HBM3E를 단독 공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올해 HBM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대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사장은 "현재 준비된 캐파(생산량)는 고객들로부터 전량 주문을 확보한 상황이고, 삼성전자 HBM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대폭 개선될 전망"이라며, "당사 공급 노력 확대에도 주요 고객사의 HBM 수요가 당사 공급 규모를 넘어서고 있으며, 고객사들은 2027년 이후 물량도 공급협약을 조기 확정하길 희망하고 있다. 우리는 HBM3E 수요 대응력 높여가는 한편, HBM4와 HBM4E를 위한 1c나노 캐파 확보를 위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병행해 HBM 공급 대응력을 지속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사, 올해 설비투자 전년 대비 대폭 확대

한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두 회사 모두 올해 전년 대비 설비투자 규모를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준 부사장은 "AI와 연계된 수요 지속 전망에 따라 올해 당사 캐팩스(설비투자)는 상당 수준 증가될 예정으로, 앞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신규 팹(공장) 및 클린룸을 선행 확보했기 때문에 업계에서 경쟁력 있는 포지션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도 AI 수요 강세 장기화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수요 추이를 살펴 증산이 필요한 시점에 설비투자를 빠르게 실행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 기술 리더십 제고를 위해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NRD-K 조성을 위한 투자도 집행하고 있으며, 작년 페이즈1 오픈 및 가동을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선단공정 개발 역량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2026년 캐팩스 규모는 캐파 확대, 공정전환 가속화, 미래 인프라를 위한 투자 확대로 전년 대비 상당한 수준으로 증가가 예상된다"며, "시장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수요 가시성과 투자 효율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캐팩스 투자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캐팩스 절대 규모 증가에도 매출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어서 당사 매출 30%대 중반 규모의 설비투자 계획을 유지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