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북치고 머스크가 장구치고 “3년뒤 메모리 부족 심화...美서 칩 생산해야”
테슬라, 지난해 연간 매출 사상 첫 감소...4분기 실적은 전망치 상회
xAI에 20억달러 투자…“올해 설비투자 200억달러 초과 예상”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향후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될 것이라며 미국 내에서 반도체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로이터]](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29/ned/20260129112530094btlj.jpg)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향후 메모리 공급난과 지정학적 위험이 커질 가능성을 거론하며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머스크는 28일(현지시간) 테슬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로 주요 공급업체들의 생산량을 살펴보고 삼성전자와 TSMC, 마이크론 같은 전략적 파트너를 넘어선 공급망까지 고려해도, 그들이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3∼4년 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제약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테슬라 테라 팹을 건설해야 한다. 매우 큰 규모의 연산(logic), 메모리, 패키징을 모두 포함하는 국내 생산 시설”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이는 지정학적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데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사람들은 몇 년 안에 주요 요인이 될 지정학적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이 자리에서 지정학적 위험을 유독 강조했다. 그는 테슬라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이 메모리 효율성 측면에서 매우 뛰어나 현재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면서도 “하지만 3년이 지난 뒤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우리가 기대한 칩이 도착하지 않을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나는 어떤 이유로든 칩 공급이 중단될 경우를 대비해 미국 내 생산 능력을 더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AI 칩 없이는 옵티머스가 마치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깡통 인간처럼 쓸모없어진다. 테슬라에는 정말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수많은 기업들이 지정학적 위험에 대해 완전히 방심하고 있다. 그들은 마치 타조처럼 머리를 모래 속에 처박고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배터리와 로봇, AI 칩을 계속 생산할 수 있도록 과민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테슬라 주주총회에서 자체 반도체 생산 시설인 테라 팹 건설 계획을 처음 밝혔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려야 한다는 것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주장해오던 바와 일맥상통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8월부터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반도체에 100%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행이 미뤄졌던 반도체 관세는 지난 16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의 언급으로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러트닉 장관은 “메모리 반도체를 만들고 싶은 모두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이라 말했다. 미국에 투자하지 않는 기업의 반도체에는 관세를 매기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실제로 대만과 무역협상을 하면서 대만 기업이 미국에 반도체 생산능력을 신설하면, 해당 공장의 생산능력의 최대 2.5배에 이르는 물량까지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한편, 머스크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테슬라가 배터리와 배터리 공급망 전체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고 태양전지 분야의 주요 제조사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또 테슬라의 기존 전기차 제품인 모델S와 모델X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그는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의 모델S·X 생산 공간을 옵티머스 공장으로 전환해 장기적으로 연간 100만대의 옵티머스 로봇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테슬라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249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은 0.50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 EPS는 17% 감소했지만 모두 시장 전망치보다는 소폭 상회했다. 영업이익은 14억달러, 순이익(일반회계기준)은 8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6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보다 0.5%포인트 떨어진 5.7%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전체 매출은 948억달러로 전년보다 3% 감소했고, 이 가운데 자동차 매출은 695억달러로 전년 대비 10% 줄었다. 테슬라의 연간 매출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슬라는 이 외에도 지난 16일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에 20억달러(약 2조8650억원)를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렸다. 테슬라는 또 올해 양산 시작을 목표로 자율주행 로보(무인)택시 전용 신차인 사이버캡과 전기트럭 세미, 에너지 저장장치인 메가팩3 생산 라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이날 실적 보고서에는 감독형 FSD(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한국의 사례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보고서에는 “한국에서 FSD(감독형) 서비스를 출시한 지 한 달 만에 고객들이 해당 소프트웨어로 100만㎞ 이상을 주행했다”고 명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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