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골수종 환자 전구상태 발견 시, 생존율 향상 입증

정광성 기자 2026. 1. 2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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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박성수 교수팀 ‘MGUS, 무증상·증상 다발골수종 환자 분석’
전구질환 지속 관리 환자군, 다발골수종 발병 후 사망 위험 47% 감소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국내 교수팀이 대규모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전구질환(전구상태)을 미리 발견하고 추적할 경우 생존기간이 더 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왼쪽부터)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박성수 교수, 민창기 교수, 가톨릭의대 약리학교실 한승훈 교수, 최수인 교수 /사진제공= 서울성모병원

서울성모병원(원장 이지열)은 최근 혈액병원 박성수 교수팀(혈액내과 민창기 교수·가톨릭의대 약리학교실 한승훈·최수인 교수)이 영국 옥스퍼드대병원 혈액내과 카르티크 라마사미 교수와 협력연구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교수팀은 지난 2009년부터 2022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전 국민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전구질환인 단클론감마글로불린혈증(MGUS) 환자 5500명과 무증상 및 증상성 다발골수종 환자 1만7809명 중 MGUS에서 다발골수종으로 진행한 환자 199명, 무증상 다발골수종에서 증상성 다발골수종으로 진행한 환자 447명, 전구질환 진단 없이 곧바로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된 환자 1만5067명을 선별해 비교 분석했다.

'MGUS'는 혈액 속 비정상적인 단클론 면역글로불린이 검출되는 질환이며, 무증상 다발골수종은 암 진단은 받았으나 뼈 통증·신부전·빈혈 등 치료 적응증 해당하는 조건을 만족하지 않은 상태다.

분석 결과 나이와 동반 질환 등 여러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질환 단계부터 병을 인지하고 선제적 대응을 시작한 환자군이 훨씬 오래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GUS을 거쳐 다발골수종으로 진행된 환자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약 7.9년, 무증상 다발골수종을 거친 환자군은 약 5.5년이었던 반면 바로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된 환자군은 약 4.4년으로 전구질환 단계에서 먼저 발견된 두 집단이 유의하게 더 오래 생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 나아가 모든 환자가 증상이 나타나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한 시점부터 추적을 시작해 '더 일찍 진단해서 오래 산다'는 시간 효과를 최대한 보정했지만, MGUS에서 진행한 환자의 사망 위험은 바로 진단된 환자보다 약 47%나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교수팀은 "전구질환부터의 체계적 대응이 실제 치료 예후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지만 전 국민 대상의 선별검사가 필요하다는 해석은 지양해야 한다"며 "환자의 연령, 동반 질환, 이전 검진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고위험군 중심의 선별 및 선제적 추적 전략'을 세우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MGUS와 무증상 다발골수종은 진행 속도가 느리고 모두가 암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닌 만큼, 증상이 없는 이들에게 과도한 검사를 시행하면 오히려 불안만 키울 수 있다는 것.

민창기 교수(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는 "이번 연구는 '어차피 치료는 증상이 생긴 뒤 시작하는데 전구질환 상태를 미리 아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오랜 논쟁에 실제 환자 데이터를 근거로 답을 제시한 결과"라며 "전구 상태부터 체계적으로 추적 관찰을 한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실제로 더 오래 산다는 점을 전국 단위 자료로 확인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수 교수(혈액병원 다발골수종센터장)는 "전구질환부터 체계적인 추적 관찰을 받은 환자들은 신체 상태가 안정적일 때부터 정기 검사와 위험도 평가, 합병증 예방 교육을 받을 수 있어 결국 다발골수종으로 진행했을 때도 더 안전하게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전구질환부터 꼼꼼히 살펴온 혈액병원의 진료 문화가 실제 생존율의 차이를 만든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도 선제적 대응과 맞춤형 추적 전략을 통해 환자들의 장기 생존과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Blood Cancer Journal(IF: 11.6)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