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500만 원… 버스기사 모집에 2030 몰린다

이범구 2026. 1. 29.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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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운행 안전 교육을 받으러 모인 100명 가까운 기사들 중 앳된 얼굴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국내 최대 규모 버스회사인 KD운송그룹에 따르면 현재 판교지사 노선버스 기사 460여 명 중 20대는 11명, 30대는 36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들 대부분이 1, 2년 전 입사한 이들로 최근 이례적으로 청년들의 버스기사직 지원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버스기사의 평균 급여는 월 520만~560만 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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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영제로 임금 보전… 급여 상승
청년 버스 자격 발급 43%나 늘어
63세 정년·정시 퇴근 등도 매력적
경기대원고속 2030 버스기사인 권혁우(왼쪽부터), 송성환, 박찬동씨가 경기 성남시 사송동 사무실에서 "버스기사라는 직업을 당당히 밝히는 날을 앞당기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 지난 20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사송동 KD운송그룹 교육장. 버스 운행 안전 교육을 받으러 모인 100명 가까운 기사들 중 앳된 얼굴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국내 최대 규모 버스회사인 KD운송그룹에 따르면 현재 판교지사 노선버스 기사 460여 명 중 20대는 11명, 30대는 36명이다. 20, 30대(47명)가 약 10%를 차지한다. 회사 관계자는 "이들 대부분이 1, 2년 전 입사한 이들로 최근 이례적으로 청년들의 버스기사직 지원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버스 승무원 모집에 20, 30대들이 몰리고 있다. 버스 준공영제 도입으로 임금 등 처우가 개선되고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청년들이 회피하던 버스기사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한국교통안전공단 통계에 따르면 2030세대의 버스운전 자격 취득은 2023년 6,218명에서 지난해 1만931명으로 3년 새 43% 증가했다. 버스기사직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버스운전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대형면허 취득은 줄어드는 데 비해 버스운전 자격은 늘어나는 추세다.

청년들이 버스기사직에 도전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급여 등 근무조건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 꼽힌다. 2000년대 초반 서울, 경기, 인천 등이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하면서 급여 수준이 꾸준히 올랐다. 버스회사 적자를 지방자치단체들의 세금으로 보전하면서 처우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버스기사의 평균 급여는 월 520만~560만 원 수준이다. 휴일 근무를 포함하면 600만 원이 넘는다. 근속 연수에 따라 50, 60대 중에는 연봉이 8,000만 원대에 달하는 기사들도 꽤 있다. 일각에서는 준공영제 도입으로 버스회사 인건비의 65%를 세금으로 메운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날 교육장에서 만난 권혁우(33) 기사는 "휴대폰 네트워크 설치 관련 일을 하다가 1년 전 버스기사로 전직했다"면서 "월급이나 근로 조건을 따져보면 주위에서도 '좋은 직장에 들어갔다'고 부러워한다"고 했다.

서울 시내 한 버스 종점에 시내버스들이 모여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연관이 없음. 연합뉴스

정년 보장, 정시 퇴근 등 안정적인 근로 여건도 청년들이 버스기사직에 몰리는 이유다. 버스기사들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 근무하며 하루 9시간 운행한다. 다만 실제 운전 시간은 이보다 짧다. 정년도 63세로 일반 기업 등에 비해 긴 편이다.

1년 전 버스기사가 된 송성환(27)씨는 “버스기사인 아버지가 ‘웬만한 직장보다 낫다’고 권유해 일하게 됐다”면서 “운전하는 동안 한시도 방심할 수 없어 스트레스가 심하지만 상사들과 부대끼지 않고 혼자 근무할 수 있다는 점과 교통 인프라의 한 축을 담당한다는 책임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제조업체에 다니다 버스기사가 됐다는 박찬동(35)씨도 “버스회사마다 갖추고 있는 교육과정만 잘 이수하면 누구나 기사 생활을 할 수 있다”면서 “과거 기사직에 대한 평가가 조금 부정적이었지만 우리 같은 젊은 기사들이 나서 버스기사라는 직업을 당당히 밝히는 날이 오게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물론 직업적 고충도 있다. 이들은 “시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준공영제 버스기사들이 잦은 파업으로 잇속을 챙긴다는 지적이 마음 아프지만 안전 인프라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면서 “술도 마음대로 못 마시고, 친구들도 잘 못 만날 정도로 철저히 자기관리를 해야 하는 기사들의 업무 강도도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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