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 1년 새 25% 감소…한숨 커지는 세입자

김지혜 기자 2026. 1. 28.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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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대책 이후 갭 투자 문턱 낮은 성북·관악 위주로 ‘매물 가뭄’
계약 갱신·월세 전환 늘며 전세가 천천히 올랐지만 부담은 여전
양도세 중과 등 상승 압력 커져 “이미 치솟은 매매가 따라갈 듯”

서울의 아파트 전세 매물이 1년 전보다 2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확대와 전세의 월세 전환 영향으로 전셋값 상승 속도가 매매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했지만, 전세 매물 감소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으로 올해 전세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임차인들이 느끼는 주거비 부담 또한 수치로 나타난 것보다 더 컸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수는 28일 기준 2만2079건으로 전년(2만9566건)보다 25.4% 감소했다. 지난해 10·15 대책 등에서 서울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 갭 투자(전세 끼고 매매)를 제한하는 실거주 의무와 대출 규제 등이 적용된 이후 전세 매물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성북구(-86.6%), 관악구(-72.7%), 강동구(-67.1%) 등에서 전세 매물이 대폭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갭투자 문턱이 낮은 지역 위주로 줄어든 것이다.

전세가격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KB 시세 기준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월 말 93.378에서 지난 19일 96.176으로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급격하게 뛴 데 비하면 전세가 상승세가 크게 가파르지 않다.

KB부동산 월간 주택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50.92%를 기록했다. 2023년 5월(50.87%) 이래 2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서초·송파·강동·마포·용산·성동·중·동작·양천 등 9개 구의 전세가율은 구별 통계가 공개된 2013년 4월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KB 시세 기준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11.26% 올랐지만, 전셋값 상승률은 3.83%에 그쳤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이 날로 줄어드는데도 전셋값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더딘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전셋값 상승에 대비한 계약갱신요구권(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이 늘면서 전세 매물만큼 수요도 함께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세의 갱신 계약(6만3028건) 중 56%(3만5281건)가 갱신권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갱신권 사용 비중이 34.4%에 그쳤던 것에 비해 많이 늘어난 수치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전셋값 상승을 우려한 계약 갱신이 늘면서 전세매물도 줄었지만 전세를 새로 구해야 하는 수요자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른바 ‘반전세’의 경우 전셋값 상승으로 집계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에서 월세(반전세 포함)로 갱신된 계약 건수는 5275건으로, 전년 2611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 전환을 받아들인 임차인들이 느끼는 주거비 부담 상승폭은 지표로 드러나는 전셋값 상승 수준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보다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파트 입주 물량이 전년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한 데다 양도세 중과 등 다주택자를 겨냥한 세제 개편이 예고된 영향도 있다.

남 연구원은 “지난해 매매가가 급격히 오른 데 따른 부담으로 매매 수요가 임차 수요로 이동하는 흐름 등이 나타나며 올해는 전세가 상승세가 매매가를 따라가는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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