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돈 썼는데 ‘확률 0%’"… ‘메이플 키우기’, 이례적 전액 환불 결정
넥슨, 출시 이후 결제 내역 전액 환불 전격 결정
게임이용자협회, 공정위에 전자상거래법 위반 신고
‘큐브 조작’으로 맞은 116억원 과징금까지 재조명

넥슨이 모바일 게임 '메이플 키우기'의 핵심 시스템 오류 논란에 대해 이용자 전원에게 결제 금액 전액을 환불하기로 했다. 환불 범위 제한 없는 조치는 넥슨 사상 처음이다.
운영진은 28일 공지에서 "게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오류를 고지 없이 수정한 점을 깊이 반성한다"며 "원하는 모든 이용자에게 전액 환불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환불 대상은 출시일인 지난해 11월 6일 출시일부터 1월 28일까지 결제된 모든 유료 상품이다.

◇어빌리티 오류, 실제로는 최고 수치 '0% 확률'
논란의 발단은 유료 재화를 사용해 캐릭터 능력치를 무작위로 설정하는 '어빌리티' 시스템에서 최대 수치가 아예 등장하지 않도록 설정된 오류였다.
계산식 상 확률이 '이하(≤)'가 아닌 '미만(<)'으로 잘못 적용됐고, 이로 인해 이용자는 어떤 시도에도 최고 수치를 얻을 수 없었다.
문제는 해당 오류가 12월 2일 비공식 패치로 조용히 수정됐지만, 넥슨 측이 이를 뒤늦게 파악했다는 점이다.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당시부터 "수십만원, 수백만원을 써도 최대 수치가 안 뜬다"는 이용자 제보가 이어졌지만, 넥슨은 "문제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외에도 공격 속도 수치가 실제 성능에 반영되지 않았던 오류와, 유료 확률형 기능인 '빠른 사냥 티켓'의 확률 공시 누락 등도 문제로 지적됐다.
◇사과·보상에도 식지 않는 불신
넥슨은 26일 강대현·김정욱 공동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유감의 뜻을 밝히고, 책임자 징계 및 전체 이용자 보상을 약속했다.
피해 이용자에겐 사용한 '명예의 훈장'을 전액 환급하고, 유료 구매액의 200%를 지급한다. 전 이용자 대상 아이템 보상도 함께 진행된다.
그러나 이용자 반응은 싸늘하다. "예전 큐브 사태와 다를 게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이용자 1500여 명의 위임을 받아 공정거래위원회에 넥슨을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신고했고, 게임물관리위원회에도 피해 구제 신청을 접수했다.
이 사안은 현재 진행 중인 '메이플스토리 큐브 확률 조작' 과징금 소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116억원 과징금 처분을 둘러싼 해당 재판은 당초 28일 1심 선고 예정이었지만 하루 전 재판부가 변론 재개를 결정하며 3월로 연기됐다. 법조계는 "이번 논란이 선고 연기에도 일정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본다.
◇"사과로 끝날 일 아냐"… 반복된 신뢰 저하
이번 사태는 2021년 '메이플스토리' 큐브 확률 조작 사건과도 닮았다. 당시 넥슨은 특정 옵션이 중복되지 않도록 확률을 조정하고도 공지하지 않았고, 이에 공정위는 10년간의 기만 행위를 이유로 1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넥슨은 "앞으로 모든 게임에서 유저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 발생할 경우, 투입 비용을 넘는 수준의 보상을 원칙으로 삼겠다"고 밝혔지만, 반복된 확률 조작 논란에 신뢰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는 정부가 게임 확률 공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넥슨의 빠른 환불 공지는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이제야 환불? 이미 늦었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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