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1억 원 수수 혐의' 권성동·윤영호 모두 실형… "국민 기대와 신뢰 저버렸다"

이서현 2026. 1. 2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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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징역 2년, 추징 1억 원… 윤영호 징역 1년 2개월
핵심 증거물 '위법수집증거' 주장, 재판부 "연관성 인정"
한학자 원정 도박 경찰 수사, 증거인멸 혐의는 공소 기각
권 의원 측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 즉각 항소 입장 밝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서재훈 기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법원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권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준 당사자로 지목된 동시에, '건진법사 청탁'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혔던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는 징역 1년 2개월의 형을 내렸다. 그간 공판 과정에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수집한 증거물들 위법성을 두고 공방이 이어졌지만, 재판부는 "문제가 없다"며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우인성)는 28일 윤 전 본부장의 정치자금법 위반·청탁금지법 위반·업무상 횡령 등 혐의 선고공판과 권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선고공판을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재판부는 일단 권 의원에게 "국회의원에게 청렴성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국민 기대와 헌법상 책무를 저버렸다"며 질타하고, 징역 2년의 실형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했다. 윤 전 본부장에게는 "국가 정책의 공정한 집행에 대한 국민 신뢰가 침해됐다"며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1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은 윤 전 본부장이 '통일교 행사에 윤석열 후보가 참석하길 희망한다' '통일교 정책과 행사를 지원해 주면, 통일교 신도들의 표나 조직을 동원해 대선을 도와주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한 뒤 1억 원을 건넸다고 봤다. 특검은 앞선 결심공판에서 권 의원에 대한 징역 4년과 1억 원 추징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윤 전 본부장은 권 의원에게 1억 원의 불법정치자금을 건넨 혐의와 함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2022년 4~8월 김 여사에게 교단 자금으로 6,000만 원 상당 그라프 목걸이·샤넬백·천수삼 농축차 등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특검의 구형량은 징역 4년이었다.

이날 선고 재판의 관심은 재판부가 변호인들의 '위법수집증거' 주장을 어떻게 판단하는지로 쏠렸다. 앞서 1억 원 불법정치자금 혐의와 관련해, 윤 전 본부장과 권 의원 측 모두 특검팀의 주요 증거물들이 위법하게 수집됐다고 지적해왔기 때문이다. 해당 증거물들은 최초 서울남부지검이 윤 전 본부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 목걸이를 전달한 혐의) 사건을 수사하며 확보했는데, 특검이 별도 영장 없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수사에 활용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만약 재판부가 이들 주장을 받아들여 '위법 증거'라고 판단한다면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보낸 "오늘 드린 것은 작지만 후보님을 위해 요긴하게 써주시면 좋겠습니다" 카카오톡 메시지와 △'큰 거 1장 support'가 적힌 윤 전 본부장 다이어리 등의 결정적 증거들 모두 무용지물이 될 수 있었다.

윤영호 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세계본부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해 7월 30일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결과적으로 재판부는 "적법하게 수집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최초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윤 전 본부장이 대통령 직무와 관련해 통일교 청탁 실현을 위해 접근한 것으로 (정치자금법 혐의와) 동기, 경위, 목적 등이 동일하다"며 "범행 일시 역시 크게 떨어져 있지 않고 모두 윤 전 본부장에 의한 것이라 인적 관련성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를 토대로 재판부는 "1억 원을 권 의원에게 교부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결론 냈다.

재판부는 권 의원 측의 "특검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합리적 관련성이 인정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권 의원에 대해 "수수 금원이 1억 원으로 적지 않다"며 "윤 전 본부장의 부탁을 들어 통일교 영향력 확대를 도와줬다"며 "죄가 명확함에도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선고 후 권 의원 측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에게는 "고액 금품을 제공한 것은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고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려는 정치자금법 입법 목적을 훼손시키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전씨를 통해 샤넬백, 천수삼 농축차, 그라프 목걸이 등을 김 여사에게 전달한 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다만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원정 도박 내사 첩보를 입수해 관련 증거를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특검 수사대상이 아니다"며 공소를 기각했다.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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