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1억 원 수수 혐의' 권성동·윤영호 모두 실형… "국민 기대와 신뢰 저버렸다"
핵심 증거물 '위법수집증거' 주장, 재판부 "연관성 인정"
한학자 원정 도박 경찰 수사, 증거인멸 혐의는 공소 기각
권 의원 측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 즉각 항소 입장 밝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법원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권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준 당사자로 지목된 동시에, '건진법사 청탁'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혔던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는 징역 1년 2개월의 형을 내렸다. 그간 공판 과정에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수집한 증거물들 위법성을 두고 공방이 이어졌지만, 재판부는 "문제가 없다"며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우인성)는 28일 윤 전 본부장의 정치자금법 위반·청탁금지법 위반·업무상 횡령 등 혐의 선고공판과 권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선고공판을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재판부는 일단 권 의원에게 "국회의원에게 청렴성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국민 기대와 헌법상 책무를 저버렸다"며 질타하고, 징역 2년의 실형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했다. 윤 전 본부장에게는 "국가 정책의 공정한 집행에 대한 국민 신뢰가 침해됐다"며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1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은 윤 전 본부장이 '통일교 행사에 윤석열 후보가 참석하길 희망한다' '통일교 정책과 행사를 지원해 주면, 통일교 신도들의 표나 조직을 동원해 대선을 도와주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한 뒤 1억 원을 건넸다고 봤다. 특검은 앞선 결심공판에서 권 의원에 대한 징역 4년과 1억 원 추징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윤 전 본부장은 권 의원에게 1억 원의 불법정치자금을 건넨 혐의와 함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2022년 4~8월 김 여사에게 교단 자금으로 6,000만 원 상당 그라프 목걸이·샤넬백·천수삼 농축차 등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특검의 구형량은 징역 4년이었다.
이날 선고 재판의 관심은 재판부가 변호인들의 '위법수집증거' 주장을 어떻게 판단하는지로 쏠렸다. 앞서 1억 원 불법정치자금 혐의와 관련해, 윤 전 본부장과 권 의원 측 모두 특검팀의 주요 증거물들이 위법하게 수집됐다고 지적해왔기 때문이다. 해당 증거물들은 최초 서울남부지검이 윤 전 본부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 목걸이를 전달한 혐의) 사건을 수사하며 확보했는데, 특검이 별도 영장 없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수사에 활용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만약 재판부가 이들 주장을 받아들여 '위법 증거'라고 판단한다면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보낸 "오늘 드린 것은 작지만 후보님을 위해 요긴하게 써주시면 좋겠습니다" 카카오톡 메시지와 △'큰 거 1장 support'가 적힌 윤 전 본부장 다이어리 등의 결정적 증거들 모두 무용지물이 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재판부는 "적법하게 수집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최초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윤 전 본부장이 대통령 직무와 관련해 통일교 청탁 실현을 위해 접근한 것으로 (정치자금법 혐의와) 동기, 경위, 목적 등이 동일하다"며 "범행 일시 역시 크게 떨어져 있지 않고 모두 윤 전 본부장에 의한 것이라 인적 관련성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를 토대로 재판부는 "1억 원을 권 의원에게 교부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결론 냈다.
재판부는 권 의원 측의 "특검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합리적 관련성이 인정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권 의원에 대해 "수수 금원이 1억 원으로 적지 않다"며 "윤 전 본부장의 부탁을 들어 통일교 영향력 확대를 도와줬다"며 "죄가 명확함에도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선고 후 권 의원 측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에게는 "고액 금품을 제공한 것은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고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려는 정치자금법 입법 목적을 훼손시키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전씨를 통해 샤넬백, 천수삼 농축차, 그라프 목걸이 등을 김 여사에게 전달한 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다만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원정 도박 내사 첩보를 입수해 관련 증거를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특검 수사대상이 아니다"며 공소를 기각했다.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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