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생리통·PMS, 진통제로 넘기지 말고 ‘체질’ 봐야
체질·통증 양상 따라 치료법 달라
한약으로 어혈 배출·추나 요법 등
족욕·반신욕으로 하복부 냉증 개선
"소화 잘 되는 음식 위주로 섭취해야"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우리 몸의 방어력이 약해지는데, 찬 바람은 여성의 몸을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외부의 찬 기운(한사·寒邪)이 몸속으로 침범한다고 보는데, 특히 여성의 자궁과 하복부는 이러한 냉기에 가장 취약한 부위다.
몸이 차가워지면 혈관이 수축되고 혈액순환이 느려진다.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날씨가 추워지면 생리통이 심해지거나, 생리 전 증후군(PMS)으로 컨디션이 급격히 무너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때는 단순히 통증만 없애는 것이 아니라, 왜 내 몸이 통증을 일으키는지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 이에 이시형 태영명가한의원 원장에게 한의학으로 바라본 '겨울철 생리통 관리법'에 대해 들어본다.
◇한의학에서 분류하는 생리통의 3가지 유형
한의학에서는 같은 생리통이라 할지라도 환자분의 체질과 통증의 양상에 따라 그 원인을 다르게 보고 치료법을 달리 적용한다. 생리통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스트레스로 기운이 울체된 '기체혈어(氣滯血瘀)' 유형이다. 평소 신경 쓸 일이 많거나 스트레스에 예민한 분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유형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몸의 기운(氣) 흐름이 막히면 혈액순환까지 정체돼 통증이 발생한다. 이 경우 생리 전부터 가슴과 옆구리가 뻐근하게 아픈 전조 증상이 뚜렷하며, 감정 기복이 심해지기도 한다. 생리혈의 색이 검붉고 덩어리가 많이 섞여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다음으로 아랫배가 차고 순환이 안 되는 '한습응결(寒濕凝結)' 유형이다. 추위를 많이 타고 손발과 아랫배가 늘 차가운 분들에게 해당된다. 자궁 내에 차가운 기운이 머물러 혈액이 원활하게 돌지 못하고 굳어지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케이스다. 마치 쥐어짜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랫배를 핫팩 등으로 따뜻하게 해주면 통증이 확연히 줄어드는 특징을 보인다.

◇치료방법은
자궁만 치료하지 않는다. 몸 전체의 균형을 맞춘다. 진통제는 당장의 통증 신호를 차단하지만, 한방 치료는 자궁이 스스로 건강하게 기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한약 처방은 유형에 따라 꽉 막힌 기운을 뚫어주거나, 하복부를 깊숙이 데워주며 부족한 기혈을 채워주는 맞춤 처방을 한다. 이를 통해 자궁 내 쌓인 노폐물인 '어혈'을 배출시킨다.
또 침·약침 치료는 경직된 골반 근육을 풀어주고, 자궁과 연결된 경락을 자극해 말초 순환을 개선시킨다. 이외에도 골반이 틀어져 있으면 자궁으로 가는 혈류가 물리적으로 방해를 받는다. 추나 요법으로 골반 교정을 통해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한다.
◇증상 개선 위한 관리법
단순한 수분 섭취나 보온을 넘어, 상체와 하체의 기운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수승화강(머리는 시원하게·발은 따뜻하게)은 우리 몸의 가장 이상적인 순환 상태다. 족욕이나 반신욕을 통해 하체의 온도를 높여주면, 상체로 쏠린 열은 내려가고 하복부의 냉증은 개선된다.
식습관도 중요하다. 밀가루나 차가운 음료는 소화기 기능을 떨어뜨리고 몸속에 끈적한 노폐물인 '담음'을 만든다. 이는 자궁 순환을 방해하는 큰 적이다. 환절기에는 특히 따뜻하고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위주로 섭취해야 한다.
이시형 태영명가한의원 원장은 "생리 기간의 불편함은 여성 건강의 가장 예민한 지표다. 진통제로 통증을 잠시 덮어두기보다는, 흐트러진 몸의 균형을 근본적으로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늦기 전에 전문가와 상의해 건강하고 편안한 본래의 주기를 되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
도움말/이시형 태영명가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