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단열재 에어로젤 주문폭주…증설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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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한 시간 반 남짓 달려 서해대교를 건너 도착한 충남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LG화학 공장에 들어서자 은색 빛의 반응기(리액터) 2대가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장영주 LG화학 에어로젤사업 팀장은 "초기에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대형 ESS를 중심으로 주문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ESS는 화재 리스크가 곧 사업 지속성과 직결되는 만큼 고성능 단열 소재에 대한 요구가 훨씬 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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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열폭주 막는 핵심소재
특수용매로 건조공정 차별화
전기차 수요에 수년치 선계약
年평균 30% 성장 시장 선점

서울에서 한 시간 반 남짓 달려 서해대교를 건너 도착한 충남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LG화학 공장에 들어서자 은색 빛의 반응기(리액터) 2대가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이 리액터 속에서 한때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선 열 차단과 미세먼지 포집용으로 개발했던 '꿈의 단열재'인 에어로젤이 생산되고 있다.
에어로젤은 이산화규소(SiO ₂) 기반의 나노 구조 소재로 부피의 95% 이상이 공기로 구성돼 있다. 손에 들면 종잇장처럼 가볍지만 물에 젖지 않고 불에 타지 않는다. 열전도율이 극히 낮아 열 손실과 탄소 발생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에어로젤 공정의 핵심은 반응기 내부에서 구현되는 '초임계 건조' 공정이다. 에어로젤 제조 과정에서 가장 큰 난제로 꼽히는 건조 단계에서 구조 붕괴를 막기 위해 액체와 기체의 성질을 동시에 갖는 초임계 상태의 용매가 활용된다. 이 공정은 LG화학이 자체 개발한 독자 기술이자 핵심 경쟁력이다. LG화학은 2013년 연구에 착수해 2016년 파일럿 설비를 거쳐 초임계 건조 공정을 국산화했다. 미국, 독일, 중국 등에서도 에어로젤 생산이 이뤄지고 있지만 공정 차별화를 통해 해외 경쟁사와의 특허분쟁 가능성도 피해 갔다. 지난해 9월부터 당진 공장은 풀가동에 들어갔고 배터리 열폭주를 차단할 수 있는 소재로 주목받으면서 생산 물량은 이미 수년치 선계약으로 채워졌다.
당진 공장에 마련된 연구실에서는 토치를 이용한 연소 실험이 진행됐다. 에어로젤 패드는 일반 실리콘 소재보다 불이 붙는 속도가 현저히 느리고 그을음도 거의 남지 않는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배터리 셀 사이에 적용하면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팽창과 수축을 흡수하면서 열폭주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자기 무게의 2000배 하중을 견디는 기계적 내구성과 1000도 이상 초고온에서도 형태 변형 없이 차단 성능을 유지하는 점은 배터리 안전 기준이 갈수록 높아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에어로젤의 결정적인 경쟁력으로 꼽힌다.
LG화학이 에어로젤 사업의 핵심 타깃을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로 설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장에서 만난 장영주 LG화학 에어로젤사업 팀장은 "초기에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대형 ESS를 중심으로 주문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ESS는 화재 리스크가 곧 사업 지속성과 직결되는 만큼 고성능 단열 소재에 대한 요구가 훨씬 강하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올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에어로젤의 본격 납품을 시작할 계획이다. 배터리 팩 내부의 안전성 강화를 위한 필수 소재로 채택되면서 단순한 부품을 넘어 '안전의 표준'으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수요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8년 전후로는 설비 증설도 검토해야 한다.
풀가동의 의미는 단순한 생산 확대를 넘어선다. 에어로젤 시장은 배터리 열폭주 차단을 비롯해 액화수소 수송·보관, 액화천연가스(LNG) 보랭,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단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로젤은 얇고 가벼운 특성 덕분에 기존 폼 소재나 실리콘 패드를 대체할 잠재력도 크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디테크엑스에 따르면 2033년 전 세계 에어로젤 시장 규모는 24억달러(약 3조425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당진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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