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열려서 두쫀쿠 못 먹어요”…배달앱 ‘주문 취소’ 남용에 ‘골머리’

정채빈 기자 2026. 1. 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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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두바이쫀득쿠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연합뉴스

배달 플랫폼을 통해 들어온 ‘두바이 쫀득 쿠키’ 주문이 세 번이나 환불 처리돼 곤혹스럽다는 한 베이커리 측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이처럼 배달 플랫폼의 간편한 ‘주문 취소’ 기능을 남용하는 사례가 잇따라 배달 플랫폼과 자영업자 모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1일 인천 서구에서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A씨는 반복적으로 주문 취소를 당했다며 “약 일주일 전부터 사건이 시작됐다”고 소셜미디어에 밝혔다.

A씨는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열풍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도중 “한 배달 플랫폼으로 두쫀쿠 8개, 커피 1잔 주문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음료가 쏟아지지 않도록 뚜껑을 밀봉 포장하고 캐리어에 넣어서 배달을 보냈으나 곧 배달 플랫폼 측으로부터 주문 취소가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고객센터에 사유를 물으니 음료가 다 터져서 (음식을) 하나도 못 먹게 돼 전체 환불을 했다는 답변만 받았다”며 “배달 중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 생각했고 불편을 드렸다는 생각에 죄송한 마음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며칠 뒤 똑같은 주문이 들어와 A씨는 배달 도중 문제가 없도록 두쫀쿠와 커피를 총 2건의 배달로 나눠 따로 보냈다. 그는 “혹여나 음료에는 문제가 생기더라도 나머지 메뉴에는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며 “하지만 이내 음료가 터져서 환불이 됐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이를 납득할 수 없었던 A씨는 “남은 음식 회수를 요청했으나 플랫폼 측은 고객의 폰이 꺼져 있고 고객의 입장을 고려해 인증 사진이나 회수를 강하게 요청할 수 없다고 했다”고 했다.

그로부터 3일이 지난 이날 A씨는 “두쫀쿠만 9개 주문이 들어왔다”며 “주문자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으나 주문 횟수가 3회라고 떠서 두쫀쿠를 하나 서비스로 더 넣어 총 10개를 보내드렸다”고 했다. 그러나 A씨는 이번에도 주문 취소 연락을 받았다. 그는 “이날은 두쫀쿠 포장이 다 열려서 먹을 수 없다, 다른 곳에 시킬 테니 환불해달라는 요청이었다”며 “플랫폼 측에서 인증 사진을 요청했으나 고객은 강아지가 먹을 까봐 쓰레기통에 버려서 사진이 없다는 답을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A씨는 배달 플랫폼 측으로부터 플랫폼 수수료와 배달비를 제외하고 이 일로 본 손해를 보상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돈을 다 보상해주는데 뭐가 문제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플랫폼 측에 같은 사람이 세 번의 환불을 한 것인지 확인을 부탁해도 어렵다고 하고, 이 고객에 대해서 주문을 받고 싶지 않다고 요청하니 그런 시스템이 없다고 하더라”라며 “이야기는 이해가 됐지만 업주와 라이더가 저지르지 않은 실수에 대해 피해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을 방치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 속에서 계속 주문을 받아야 하고 환불 당해야 하는 사태에 화가 나고 답답하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한 성형외과의 지속적인 주문 취소 때문에 깁밥과 커피세트 가격을 50만원에 올려뒀다./온라인 커뮤니티

◇ 자영업자·배달 플랫폼 모두에게 곤란한 주문 취소 남용, 법적 조치도 가능

A씨 사례 외에도 최근 배달 플랫폼의 ‘주문 취소’ 기능을 남용한 사례가 이어졌다. 앞서 강남의 한 카페에서는 한 성형외과에서 지속적으로 주문 취소를 해 특정 메뉴의 가격을 50만원으로 설정해둔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성형외과 측이 22일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지난 10일에는 광주의 한 타코야키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배달된 지 하루가 지났는데 고객이 주문을 취소해 당혹스럽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음식 주문 취소는 고객이 사유를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취소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확인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에 각 배달 플랫폼은 주문 취소 사유가 음식점에 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면 자영업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손실 보상 제도를 운영 중이지만, 자영업자들은 “무분별한 환불 승인이 그보다 앞선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처럼 자영업자와 배달 플랫폼 모두 곤란을 겪고 있어 배달 플랫폼은 주문 취소 기능을 지속적으로 남용하는 등 부정 행위가 적발되면 패널티·이용 제재 등 조치도 취하고 있다. 아울러 법적 조치 또한 취해질 수 있다. 이광민 변호사(NTM 법률사무소)는 28일 조선닷컴에 “고의로 주문 취소를 한 사실이 입증된다면 1회만으로도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음식점이 손실보상을 받았다고 해도 비상식적으로 주문 취소를 많이 해 피해를 봤다면 업무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입증이 힘든 경우가 많고 법적으로 따지고 들기에 부담이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고의적 주문 취소, 다른 소비자에게도 피해 전가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처럼 일탈적인 소비자 행동이 계속되면 배달 플랫폼이나 자영업자 뿐만 아니라 다른 소비자에게까지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고의적인 주문 취소로 인해 비용이 들게 되면 결국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배달비 등이 오를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자영업자에게 불리한 상황이 만들어지면 결국 다른 소비자에게도 피해가 돌아가게 된다”고 했다.

이어 “배달 플랫폼이 무작정 환불을 승인하는 것은 ‘진상 소비자’를 키울 가능성이 크다”며 “경고 제도 등을 만들어 고의성이 있고 상습적으로 주문 취소를 하는 소비자를 통제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권리의식만 높고 책임의식이 부족한 소비자는 블랙컨슈머”라며 “신의 성실의 원칙에 따라 소비자 또한 주문 취소를 한다면 인증사진을 찍는 등 자신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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