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연금 회의록 비공개… 李대통령 ‘투명 행정’ 철학에 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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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 확대 논의를 담은 지난 26일 포트폴리오 재검토 과정 회의록을 2030년까지 비공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통상적으로 국민연금 기금위는 회의 이듬해에 회의록을 공개한다.
이번 회의록은 국민연금 정책 방향성과 투자전략을 노출시킬 수 있어 비공개 처리 후 4년 뒤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회의록 비공개 결정을 재검토하고, 최소한 국민적 의문에 답할 수 있는 수준의 공개와 설명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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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 확대 논의를 담은 지난 26일 포트폴리오 재검토 과정 회의록을 2030년까지 비공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통상적으로 국민연금 기금위는 회의 이듬해에 회의록을 공개한다. 하지만 기금위원들의 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여지가 있는 경우 비공개 처리가 가능하다. 이번 회의록은 국민연금 정책 방향성과 투자전략을 노출시킬 수 있어 비공개 처리 후 4년 뒤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에는 의문이 남는다. 국민연금의 중대한 의사결정이 ‘알 권리’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사실은 타당성을 갖기 어려울 것이다. 국민연금은 국민 노후자금 1500조원을 운용하는 공적 기금이다. 그 무게에 걸맞은 책임과 투명성이 전제돼야 한다.
더구나 이번 결정은 이재명 대통령의 ‘투명 행정’ 철학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대통령은 권한이 클수록 공개와 설명의 의무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해 왔다. 그렇다면 국민의 노후를 좌우하는 연금 운용 결정이야말로 가장 먼저 투명해야 할 영역일 것이다. 그럼에도 회의록을 4년간 비공개하기로 했다. 연기금 투자는 국내외 시장 전망, 환율과 물가, 인구 구조 변화, 세대 간 형평성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결정이 충분한 분석과 토론을 거쳤는지, 혹시 정책적 고려가 앞선 것은 아닌지 점검하는 장치가 바로 회의록 공개다. 이를 봉인하는 것은 책임의 고리를 끊겠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특히 이번 조정이 환율 안정이나 증시 부양 같은 단기 정책 목표와 맞물려 있다는 의심을 받는 상황에서 비공개 결정은 불신을 키울 뿐이다.
국민연금의 가장 큰 자산은 신뢰다. 수익률이 일시적으로 좋다고 해서 신뢰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운용 과정이 투명하고, 의사 결정이 정치로부터 독립돼 있으며, 국민 앞에 설명할 준비가 돼 있을 때 연금 제도는 지지를 얻는다. 논쟁적 결정일수록 기록을 남기고 공개해야 한다. 비공개 결정은 책임을 미래로 미루는 인상을 줄 뿐이다. 이 대통령이 말한 ‘투명 행정’은 선언이 아니라 실천의 기준이어야 한다. 국민연금은 회의록 비공개 결정을 재검토하고, 최소한 국민적 의문에 답할 수 있는 수준의 공개와 설명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투명 행정 철학과도, 국민 노후를 책임지는 기관의 책무와도 부합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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