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일부 무죄' 우인성 재판장의 "In dubio pro reo"… 무슨 뜻?
선고 앞서 언급… "형무등급" "추물이불량"
"피고인 지위와 무관하게 판결" 강조한 듯
도이치·명태균 사건 '무죄 선고' 미리 암시?

"In dubio pro reo(인 두비오 프로 레오)."
28일 오후 2시 10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311호 중법정.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등 사건의 재판장인 우인성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부장판사는 이날 선고 공판을 '생소한 외국어'로 시작했다. '불분명할 땐 피고인의 이익으로'를 뜻하는 라틴어 법언(법조계 격언)이었다. 유죄가 의심된다 해도 '의심할 여지 없이' 죄가 입증되지 않을 땐 무죄 판결을 할 수밖에 없다는, 김 여사의 3개 혐의 중 2건에 무죄를 선고한 이유를 미리 설명한 셈이다.
이날 재판부는 김 여사의 핵심 공소사실 중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만을 유죄로 보고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자본시장법 위반)과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는 무죄 판단을 내렸다.
선고 앞서 법언 언급… '일부 무죄' 복선

우 부장판사는 선고에 앞서 여러 법언을 언급했다. 구속 상태인 김 여사가 법정에 출석하자 그는 "판결 선고에 앞서 몇 말씀 드리겠다"며 "옛말에 형무등급(刑無等級), 추물이불량(趣物而不兩)이라는 말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법의 적용에는 그 적용을 받는 사람이 권력자이든, 아니면 권력을 잃은 자이든, 예외나 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찬가지로 무죄추정 원칙이나 '인 두비오 프로 레오', 즉 '불분명할 땐 피고인의 이익으로'와 같은 법의 일반 원칙도 피고인이 권력자라 하여 혹은 권력을 잃은 자라 하여, 다르게 나눠서 적용할 수 없다"고 짚었다. 우 부장판사는 "그것이 공정한 재판의 전제일 것"이라며 "재판부는 헌법 제103조(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에 의거, 증거에 따라 판단했음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전직 대통령 배우자'라는 신분과 무관하게 김 여사 사건 재판을 진행했고, 또 이날 판결을 내리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유죄 의심 가도 증명 안 됐다"… 金, 두 차례 인사
이 같은 머리말은 결과적으로 '김건희 일부 무죄 선고'의 복선이었다. 우 부장판사는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 "피고인이 미필적으로나마 시세조종을 알면서도 용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없지 않다"면서도 공범들과의 공모 여부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명태균 사건에 대해선 "(유죄를 선고하려면) 여론조사의 이익이 전속적으로 피고인에게 귀속됐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선고 공판이 끝난 뒤 김 여사는 재판부를 향해 두 차례 고개 숙여 인사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그는 대부분 고개를 숙인 채 두 손을 모아 만지작거리는 등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2개 혐의와 관련해 우 부장판사가 "무죄"를 말하는 순간에는 옆에 앉은 변호인에게 선고 내용을 재차 확인하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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