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쫀득쿠키는 낭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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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득쫀득한 식감을 가진 새로운 유형의 디저트가 유행의 중심에 있다.
이름은 두바이 쫀득쿠키.
한때 인기를 끌었던 두바이 초콜릿과 쫀득쿠키를 합친 형태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두바이 쫀득쿠키의 유행은 내게 왠지 낭만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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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풍과 같은 유행에 몸을 싣고자 두쫀쿠를 찾아 나섰다. 비교적 상권이 작은 우리 동네에서 어렵게 찾은 가게가 공지를 올렸다. 오전 11시부터 판매를 시작한단다. 오픈 전부터 혼자 기다리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보일까 싶어 11시 5분쯤 도착할 요량으로 집을 나섰다. 그러나 걱정이 무색하게 이미 줄은 길게 늘어서 있었다. 20분쯤 기다리고 나서야 매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해 구매 수량에 제한도 있었다.
인기가 많은 만큼 비판도 따라온다. 크기에 비해 비싸다, 특별하지 않다, 유난이 심하다는 말까지 이어진다. 대체로 납득은 되지만 깊이 공감할 순 없었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두바이 쫀득쿠키의 유행은 내게 왠지 낭만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방문했던 가게의 대기줄에는 정말 다양한 유형의 손님이 있었다. 어머니 또래의 중년 여성부터 방학 특권인 늦잠을 포기하고 수면바지를 입은 채 찾아온 중고등학생, 손을 꼭 잡은 커플. 모두가 탁구공만한 작은 디저트를 먹겠다고 줄을 선 것이다. 사장님들의 표정은 밝다. 마치 낙수효과처럼 다른 빵과 쿠키의 구매율까지 함께 오르는 것이 눈에 띄었다.
대기업에서 낸 독점 상품이 아닌 재료만 있으면 누구든 만들 수 있는 간식이라 그런지 식음료를 판매하는 대부분의 자영업자가 판매를 시도하는 모양이다. 리뷰를 여러 개 찾아보니 함께 산 다른 디저트도 정말 맛있었다는 문장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두쫀쿠의 유행으로 가게의 주력 상품도 함께 주목받는다. 수십만 소상공인이 웃으니 이 또한 나쁠 것 없는 흐름이다.
집에서 직접 만들기도 했다. 주말 저녁 가족들과 피스타치오 반죽을 동글동글 빚으며 "파는 것만큼 맛있을까?", "냄새가 너무 좋다", "생각보다 만들기 쉽고 재밌다"라는 이야기를 나눴다. 맛을 본 아빠는 너무 맛있어 왜 유행인지 알겠다고 말했고 엄마는 조만간 또 만들자고 했다. 동생은 친구에게 두쫀쿠를 나눠줬다.
온 국민이 한 가지 디저트에 빠져 작은 가게 앞에 줄을 서고 가게마다 조금씩 다른 점이 무엇인지 비교하며 저들마다 품평회를 연다. 명절날 만두를 빚듯 온 가족이 둘러앉아 코코아 가루에 동그란 마시멜로를 굴리고 있다. 이 모든 현상이 정말 귀엽기 그지없다.
비슷한 예로는 과거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감자칩이나 코로나19 때 만들었던 달고나 커피 등이 있다. 이것들을 떠올릴 때 당시의 상황이 한심했다며 한숨 쉬는 사람은 없다. 지금 생각하면 이해가 안 되지만 그땐 그랬다며 웃어넘긴다. '그거 먹어 봤어?'와 같은 가벼운 스몰토크 주제로도 제격이다. 누구와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두바이 쫀득쿠키를 찾는 이가 대부분 2030 여성이라는 점에서 핑크택스 담론이 간간이 등장하고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오른 원재료를 보며 유통업자들은 비판받고 있기도 하다. 물론 현실적인 문제를 등지면서까지 유행을 즐길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정당한 비판과 경종은 필요하다.
하지만 당장은 언제 끝날지 모를 어쩌면 이미 끝이 보이기 시작한 이 유행을 온전히 즐기고 싶다. 먼 미래에 오늘날을 돌아봤을 때 결국 남는 건 무엇일까. 5천 원 남짓한 돈을 디저트 따위에 썼다는 후회가 아닌 세대와 직업군을 막론하고 모두가 함께 나눈 추억이 되기를. 그렇게만 된다면 두쫀쿠의 유행은 낭만이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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