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10돈 이제 못 드려요”...금값 치솟자 장기근속자 포상 ‘이것’으로 바뀐다

김여진 기자 2026. 1. 28.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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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금거래소 골드바 제품. 삼성금거래소 제공


최근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면서, 기업들의 장기근속 포상 문화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상징성과 전통을 이유로 금을 지급해오던 일부 기업들이, 급증한 비용 부담을 이유로 현금 지급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이다.

2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올해부터 장기근속 포상을 금 대신 현금 축하금으로 전환했다. 기존에는 근속 10·20·30·40년마다 각각 금 10돈, 20돈, 30돈, 40돈을 지급했지만, 올해부터는 현금 500만원, 1000만원, 1500만원, 200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분자진단 설루션 기업 씨젠 역시 장기근속자에게 제공하던 금 포상을 중단하고, 근속 연수에 현금 50만원을 곱해 지급하는 제도로 전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기업들이 잇따라 포상 방식을 바꾸는 배경에는 최근 가파르게 오른 금값이 자리하고 있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지난 26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000달러를 돌파했고, 장중에는 5110.50달러까지 치솟았다. 2024년 초 온스당 2000달러 수준이던 금값이 불과 2년 만에 2.5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국내 기업이 체감하는 비용 부담은 더욱 커졌다. 금 현물 가격을 원화로 환산하면 2024년 1월 약 265만원에서 올해 1월에는 약 746만원으로 2.8배 급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장기근속 포상을 금으로 유지할 경우 2년 전보다 비용이 3배 가까이 늘어난다”며 “아직 금 포상을 유지하는 기업들도 현금 전환이나 지급 중량 조정을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이런 흐름은 비교적 최근에 나타난 변화다. 불과 지난해 9월만 해도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황금 포상’은 여전히 대표적인 장기근속 보상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현대건설은 근속 10년 차에 순금 5돈을 지급한 뒤, 이후 5년 단위로 지급량을 확대하는 장기근속 포상 제도를 유지해왔다. 일부 구간에서는 증가 폭을 더 키워, 35년 차에는 총 35돈의 순금을 포상한다.

당시 금 한 돈 가격(67만8300원)을 기준으로 하면, 35년 근속 직원이 받는 금의 가치는 2000만원을 웃돌았다. 한화 건설 부문 역시 10년 10돈, 20년 20돈, 30년 30돈을 지급하는 체계를 유지했고,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GS건설은 금메달 형태의 포상을 제공해왔다.

금 포상은 오랫동안 ‘큰마음을 전하는 상징’이자 실물 자산으로서의 가치, 상대적으로 낮은 세금 부담이라는 장점 덕분에 기업과 직원 모두의 만족도가 높았다. 그러나 최근 1년 새 금값이 급등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DL이앤씨와 대우건설 등은 이미 금 포상을 현금이나 여행 상품권으로 전환했으며, 엔지니어링 업계에서는 금 포상이 사실상 자취를 감춘 상태다.


김여진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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