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 걸린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인수전
렌터카 시장 지배력 과도 판단
시장 집중도 HHI가 걸림돌 돼
어피니티, 구조조정 등 대안 모색
![롯데렌터카 제주오토하우스 모습. [롯데렌탈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28/ned/20260128111344953nepc.jpg)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시장 독과점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들어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인수에 최종 제동을 걸었다. 집중도 지표에 경고등이 켜지며 사실상 경쟁을 저해한다는 판단이 내려지면서 거래 당사자들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졌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어피니티가 롯데렌탈 주식 63.5%를 취득하는 기업결합 건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렸다. 2024년 8월 SK렌터카 지분 100%를 인수한 어피니티가 업계 1위인 롯데렌탈까지 품는다면 시장을 독점해 가격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공정위는 이번 결합을 ‘실질적 경쟁 관계의 소멸’로 규정했다.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는 경쟁제한성을 정량·정성평가로 따지는데, 이번 심사에서는 시장의 집중도를 보여주는 지표인 허핀달-허쉬만 지수(HHI)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법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는 물론 국내 공정위가 참고지표로 활용하는 HHI는 시장 내 각 기업의 점유율을 제곱하여 모두 더한 값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이 특정 기업에 집중되어 있음을 뜻하며, 기업결합 전후 HHI의 차이인 ‘증분’ 수치 또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헤럴드경제가 분석한 수치에 따르면 어피니티가 SK렌터카에 이어 롯데렌탈까지 인수할 경우 시장은 ‘독과점 안전지대’를 이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 결합 시 각 부문의 HHI 증분은 ▷장기 렌터카 719.5 ▷단기 렌터카(내륙) 418.4 ▷단기 렌터카(제주) 226으로 치솟는다.
특히 장기 렌터카 시장은 결합 전 HHI가 1500 미만으로 ‘집중되지 않은 시장’이었으나, 결합 후에는 HHI가 2207.3으로 급등하고 증분 또한 700을 넘어서며 경쟁 제한성이 과다한 수준임이 드러났다. 단기 렌터카(내륙·제주) 시장 역시 이미 ‘매우 집중된 시장’이었으나, 이번 결합으로 산업 집중도가 더욱 심화되는 결과가 나왔다. 해당 수치는 2024년 말 차량대수를 기준으로 집계했다.
수치상 안전지대를 이탈할 경우 경쟁당국은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부 승인을 내리기도 하지만, 이번 건은 격차가 워낙 커 ‘불허’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병건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압도적인 대기업 1개사와 다수의 영세 중소기업으로 시장이 양극화되어 경쟁 사업자가 나타나기 어려운 구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 결정이 롯데그룹의 자금 운용 계획에 미칠 파장이다. 당초 롯데그룹은 롯데렌탈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의 재무구조 개선 및 호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정위의 제동으로 매각 대금 유입이 불투명해지면서 롯데그룹은 부담을 안게 됐다.
이에 대해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총 53조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과 약 13조원 수준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있어 단기 및 중장기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어피니티 측은 즉각적인 포기 대신 롯데그룹과 협의해 거래구조 조정 등 대안 모색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어피니티는 입장문을 통해 “공정위의 최종의결서 수령 후 구체적인 판단 내용과 취지를 면밀히 확인할 예정”이라며 “향후 롯데그룹과의 협의를 통해 공정위의 우려 사항, 특히 시장지배력 강화 가능성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에서 추가 제안 가능성 여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안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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