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너무 좋아 스스로 ‘행복한 덕후’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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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한강을 중심으로 강북과 강남으로 나뉘듯, 양평도 남한강을 기준으로 생활권이 갈린다.
남한강을 가까이 둔 강상면에 반려견들의 하루를 맡기는 공간이 자리한다.
지난해 조성된 남한강 테라스와 양평군 관광 캐릭터 '양춘이'가 가까이 자리한 공간이다.
남한강 곁에서 반려견과 사람이 함께 쉬어가는 하루가 차분히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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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가 머무는 하루, 마음까지 맡긴다…양평 애견유치원 ‘주목’

강서와 강북, 강남, 강동으로 이어지는 구분은 행정지명에도 스며 있다. 강상면 강남로라는 이름처럼, 이 일대는 자연스럽게 '양평의 강남'으로 불린다.
남한강을 가까이 둔 강상면에 반려견들의 하루를 맡기는 공간이 자리한다. 강아지 유치원 '멈무는 하루'다. 반려인들이 강아지를 부를 때 건네는 애칭 '멈무', 그리고 하루를 머문다는 의미가 겹친 이름이다. 짧은 이름 안에 이곳의 철학이 담긴다.
강다영 원장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을 선택하며 양평으로 내려왔다. 서울에서 자라며 익숙한 도시의 리듬을 누렸지만, 삶의 중심은 점차 달라졌다. 대학 졸업 뒤 직장생활을 경험한 후, 서울 강동구에서 2020년 10월, 부모와 반려동물 모두가 함께하는 귀촌을 결정했다. 선택의 이유는 분명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숨 쉬는 일상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멈무는 하루는 단순한 돌봄 공간을 지향하지 않는다. 첫 방문부터 반려견의 성향과 생활습관을 세심하게 살핀다. 강 원장은 "강아지마다 하루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다. 그 차이를 먼저 이해하려 한다"고 말한다. 상담실에서 시작되는 대화가 하루의 방향을 정한다는 설명이다.
안전 기준도 분명하다. 출입구에는 이중 문을 설치해 이탈 위험을 줄였고, 사각지대 없는 CCTV를 상시 운영한다. 실내 놀이방에는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를 배치해 컨디션 관리에 신경 썼다. 실내와 이어진 인조잔디 야외테라스는 날씨와 반려견 상태에 맞춰 활용한다.

케어 방식은 성향별로 나뉜다. 소심한 반려견과 활동적인 반려견을 같은 기준으로 대하지 않는다. 강 원장은 "활발한 아이에게는 충분한 에너지를 풀 기회를 주고, 소심한 아이에게는 기다려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모두 같은 방식으로 놀게 하기보다 각자의 속도를 존중하는 데 초점을 둔다.
강 원장은 양평군 유기동물센터 '품'에서 자원봉사를 이어가며 반려동물 문화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했다. 그는 "반려동물 친화도시는 시설 하나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유기동물센터, 반려동물 놀이터, 유치원과 호텔이 행정과 연결돼야 진짜 변화가 시작된다"고 짚었다. 민과 관이 느슨하게라도 이어지는 구조가 중요하다는 시선이다.
스스로를 '행복한 덕후'라 부르는 강 원장은 반려동물을 향한 애정이 곧 직업이 된 경우다. 그는 "멈무는 하루는 강아지를 맡기는 장소가 아니라 하루의 감정을 맡기는 공간"이라며 "안전과 편안함, 사회성을 함께 키우는 유치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도전은 이어진다. 오는 29일, 양평군청 인근에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셀프 사진관 '본연스튜디오' 문을 연다. 지난해 조성된 남한강 테라스와 양평군 관광 캐릭터 '양춘이'가 가까이 자리한 공간이다. 강 원장은 "반려동물 가족이 양평에서 하루를 기록할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멈무들이 머무는 하루는 그렇게 확장된다. 강아지 유치원에서 시작된 작은 선택이 지역과 관광, 일상의 풍경으로 번진다. 남한강 곁에서 반려견과 사람이 함께 쉬어가는 하루가 차분히 쌓인다.
양평=안유신 기자 ay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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