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문영 부위원장 "AI 저작권 논란, 형사 처벌은 안된다"

권순우 기자 2026. 1. 28. 10: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 AI 정책 과제 98개 선정 공론화 과정 거쳐
데이터와 교육에서 공론장과 보안까지, ‘AI 기본사회’의 구체적 실천 과제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임문영 부위원장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위원회 부위원장

AI는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매우 넓다. 정부 부처 차원에서 보더라도 관여해야 할 부서가 너무 많다. 정부는 AI 관련 정책을 총괄할 컨트롤 타워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를 만들었다. 위원회는 최근 인공지능기본법이 시행됨에 따라 법정위원회로 전환 됐다. 법률에 규정됨으로써 국가 인공지능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위원회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위원회는 정권 출범 이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98개 과제를 담은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 계획안’을 마련했다.

단순히 기술 발전이나 산업 혁신이 아니라, ‘문명 전환기’라는 시대 인식을 기반으로 짜여진 이번 전략은 AI를 국가의 생존 전략이자 미래 설계의 중심축으로 삼는다. 국가인공지능 전략위원회의 위원장은 대통령이다. 위원회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임문영 부위원장을 모시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임문영 부위원장은 이번 전략의 성격을 “AI가 만들어낼 거대한 변화의 시대에 대한민국이 문명의 주체로 참여하기 위한 실천 계획”이라고 정의했다. 추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교육, 산업, 인프라, 데이터와 저작권, 보안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과제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 계획은 우리 사회가 맞이할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제시한다.

일반적인 대통령 자문 기구와 달리 이 위원회는 부처 간 정책 조율뿐 아니라, 필요 시 강제적 조정이 가능한 의결권까지 갖고 있다. AI가 산업을 넘어 문명 구조 자체를 바꿔버릴 수도 있다는 문제의식 하에 출범한 전략위원회는 AI를 단순 기술이 아니라 지식사회로 이행하는 문명적 동인으로 본다.

출처=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임 부위원장은 AI를 하나의 기술 트렌드가 아닌 ‘인류가 처음으로 자신보다 높은 지능을 만든 사건’으로 해석한다. AI가 처음으로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스스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도구라는 점에서 이는 도구의 차원을 넘어선 존재론적 전환이며 인간의 문명사 전체를 재편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산업사회가 농경사회를 몰아냈듯 AI는 산업사회 이후의 지식사회 혹은 ‘AI 기본사회’로의 이행을 유도할 것이며 이는 곧 생산 방식과 교육 시스템 인간의 역할까지 바꾸는 총체적 변화로 이어진다.

이러한 인식 속에서 ‘AI 행동 계획’은 구체적인 실천 항목을 90개 이상으로 세분화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훈련에 필요한 GPU 인프라는 정부가 지난해 5만 장을 확보하며 목표를 조기 달성했고 이제는 그 다음 단계로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인프라 확충이 논의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보 방안도 AI 인프라의 핵심으로 다뤄진다. AI 전환에는 다양한 장애물이 존재한다. AI에 가장 기본이 되는 데이터를 모으는 단계에서도 저작권 문제는 뜨거운 감자다. AI가 학습을 위해 사용하는 데이터는 대부분 기존의 저작물을 기반으로 하며 이 과정에서 창작자와 기술기업 간의 이해 충돌이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임 부위원장은 AI를 “황금알을 낳을 새끼 거위”로 비유했다. 데이터가 곧 사료이고, 충분한 데이터를 제공해야 AI가 자라나 생산성을 창출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저작권 체계는 AI 시대의 데이터 활용에 최적화돼 있지 않다.

기존 저작권법은 디지털 콘텐츠의 복제와 배포를 중심으로 설계됐지만 AI는 학습이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데이터를 사용한다. AI는 원본을 복제하지 않고도 가중치(weight)라는 추상화된 수치로 결과물을 만들어내기에 법적으로 위반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기 어렵다.

저작권자들은 생존을 걱정하고 있고 AI 기업은 법적 불확실성 때문에 활용을 주저한다. 정부는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해 AI 학습용 저작물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지만, 가이드라인은 어디까지나 참고자료일 뿐 법적 책임을 면제해 주지 않는다. 임 부위원장은 “민사적 보상 및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되 형사 처벌은 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한국의 데이터를 사들이려는 움직임도 눈여겨 봐야 한다. 방송 협회 등 콘텐츠 산업 종사자들은 과거 유튜브나 넷플릭스 사례처럼 자산만 넘겨주고 수익은 남기지 못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독자 모델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방송 콘텐츠나 언론 자료 등 한국 고유의 데이터 생태계를 기반으로 학습되기 때문에 우리만의 문화를 반영한 AI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출처=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임 부위원장은 또 단순한 독립 모델을 넘어서 공론장을 통한 데이터 축적과 사회적 합의 구조 형성을 강조했다. AI는 정확한 데이터를 필요로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사회 전체가 AI 활용에 대해 합의된 철학과 방향성을 공유하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AI 기본사회’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 개념은 기본소득처럼 단순한 복지 개념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AI를 활용해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고 지혜를 증대시키는 사회를 말한다. 조선의 세종대왕이 백성을 위해 훈민정음을 창제했던 것처럼 AI 시대에도 모든 국민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기술적 민주주의 구현이 목표다.

교육 역시 AI 시대에 맞게 구조적으로 개편돼야 할 분야다. 임 부위원장은 AI 시대에는 더 이상 ‘가르치고 기른다’는 전통적 교육 방식이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식 습득 자체가 가치가 있는 시대는 끝났고 앞으로는 어떻게 AI와 협업할지 인간만의 고유 능력을 어떻게 발휘할지가 핵심이다. 초등학생에게 곱셈을 가르칠 필요조차 없다는 그의 주장은 교육 내용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지금까지는 정해진 정답을 암기하고 문제를 푸는 능력이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AI를 이해하고 인간과 협력하며 비판적 사고와 감정을 공유하는 소통 능력이 훨씬 더 중요해진다.노동시장에 대한 우려도 있다.

AI가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는 전망은 전 세계적으로 공포감을 낳고 있지만 임 부위원장은 이를 ‘AI에 대한 과도한 공포’라고 표현한다. 그는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예로 들며 해당 산업이 AI를 도입하지 않으면 산업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현실 인식을 강조한다. 조선소 노동자들은 오히려 AI 도입을 환영하고 있고 이는 산업 존속의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택시 운전사들도 자율주행차가 도입되면 관제사 역할로 전환되는 등 일자리의 성격이 바뀌는 것이지 완전한 소멸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AI는 일자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바꾸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출처=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AI 시대의 새로운 과제로는 보안 전략도 있다. 기존의 보안 정책이 해킹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사전 공개를 통한 예방적 보안 모델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VDP(취약점 사전 공개 프로그램)와 버그바운티(현상금 제도)를 도입해 AI 인프라가 공격에 노출되기 전에 대비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다. 이와 같은 보안 전략은 AI 행동 계획의 핵심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결국 국가가 AI 전략을 갖는다는 것은 기술을 규제하거나 육성하는 것을 넘어 국가 전체가 하나의 방향성을 공유하고 사회 전반을 재설계하는 작업이다. 임 부위원장은 “인공지능은 만들 수 있지만 인공지혜는 만들 수 없다”고 말한다. 기술을 넘어서 사회적 지혜와 통찰을 축적하는 국가, 그리고 그 지혜를 공론장과 교육을 통해 공유하는 사회야말로 진정한 AI 기본사회라고 그는 강조한다. 이 거대한 전환의 시대에 대한민국은 그 문을 열고 있다.

#AI기본사회,#임문영,#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AI행동계획,#AI저작권,#AI교육,#파운데이션모델,#AI일자리,#공론장,#AI인프라,#K민주주의,#AI보안,#AI지혜,#삼프로TV,#뉴스3+,#압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