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 모두에 보급된 드론… 별도 작전사로는 제 역할 못해[Who, What, Why]
보병·포병·전차병 등 드론 운용
다른 병과 무기와 혼용해야 효과
현대전, 드론·AI 중심으로 재편
전문가들 “드론작전사 해체 아닌
군통합 드론전 기획조직 만들길“

국방부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미래전략 분과위원회는 윤석열 정부 때인 2023년 9월 북한 무인기 대응을 위해 창설된 드론작전사령부(드론작전사) 조직을 2년 4개월 만에 폐지(해체)할 것을 지난 20일 밝혔다. 자문위는 ‘각 군과의 기능 중복에 따른 비효율’을 폐지 이유로 들었고, ‘드론 전투발전 기능의 통합 추진’을 권고했다. 드론작전사령관이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 관련 일반 이적 혐의로 재판 중인 것이 드론작전사 폐지에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전은 이미 드론과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재편되고, 미래전은 드론 등에 의해 전자기 파동을 지배하는 자가 승리하는 방식으로 전쟁 개념마저 바뀌는 추세다. 새로 개편될 드론 전담 컨트롤센터는 드론의 전략·전술 교리 연구와 대규모 드론전 기획,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 각 군을 통합하는 명실상부한 조직으로 역할을 강화하고 위상을 격상시켜야 한다는 제언이 잇따르고 있다.
◇ 드론작전사, 창설 2년여 만에 해체 위기= 드론작전사는 지난 2023년 9월 창설됐다. 육·해·공군, 해병대로 구성된 우리 군 최초의 전술급 드론 작전을 위한 합동전투부대다. 북한군이 2022년 12월 드론 5대를 동원, 군사분계선을 넘어 수도권, 서울 상공까지 침투, 청와대와 용산 대통령실 상공이 뚫려 영공 방어에 실패한 쓰라린 경험이 드론작전사 창설 배경이 됐다.
합참의장이 지휘·감독하는 드론작전사는 드론이 주 작전수단으로, 유사시 북한 무인기, 핵·대량파괴무기(WMD) 등 다양한 비대칭 위협에 대한 억제 및 방어·공격작전을 수행한다. 아울러 다양한 전략적·작전적 수준의 감시·정찰, 타격, 심리전, 전자전을 훈련했다.
드론작전사 창설 초기 ‘드론은 소총처럼 널리 보급된 일반 무기인데 소총이 있다고 소총사령부 만드는 것과 동일한 논리 아니냐’며 반대 목소리가 나왔던 게 사실이다. 드론작전사는 북한 무인기 침투에 대한 여론 악화를 봉합하기 위한 상징적 처방으로 급조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미 육·해·공군 각 제대에 뿌리내린 드론 운용 현실을 외면해 ‘조직 중복’ 논란이 일었다. 또 드론은 다른 부대·병과의 무기들과 함께 움직여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는데, 드론만 떼어내 조직을 설립하다 보니 원활한 작전 운영이 어렵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최인식 군사칼럼니스트는 “보병도, 포병도, 전차병도, 특전사도 모두 드론을 운용할 줄 알아야 한다”며 “드론은 더 이상 ‘특수 장비’가 아니라 총과 같은 기본 장비”라고 말했다.
◇ 왜 드론 컨트롤센터로 격상해야 하나= 현대전은 이미 드론과 AI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저가 드론의 대거 투입과 AI를 기반으로 한 표적 식별, 네트워크화된 군집 운용이 기존 방공 체계와 재래식 전력의 우위를 무력화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드론은 더 이상 전쟁 수행의 보조 수단이 아니며, 정찰·타격·교란·심리전을 아우르는 독립적이면서도 통합된 작전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북한은 무인기 침투와 정찰 능력을 계속 고도화하고 있고, 주변 강대국들은 드론과 AI를 핵심 전력으로 삼는다.
드론전은 러시아에 파병해 현대전을 경험한 북한이 가장 쉽게 모방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며, 이러한 드론 전술을 북한이 군사작전에 빠르게 흡수하게 되면 우리에게 엄청난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란 우려가 상당하다.
전문가들은 “드론작전사는 축소나 해체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발전·확대의 계기로 삼아야 할 국가전략자산”이라고 제언했다. 드론작전사 폐지를 계기로 현대전과 미래전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전력으로 떠오른 드론 관련 전력 증강이나 교리 개발 등을 전담하는 별도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윤용현 국민대 미래모빌리티학과 특임교수는 “드론작전사를 전술 단위 조직으로 둘 게 아니라, 합동·전략 수준의 사령부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육·해·공군과 해병대를 아우르는 합동 AI·사이버·전자전 전력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평시에는 전투 실험과 학습을, 유사시에는 통합 작전을 수행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러도 전담 조직 보유… 이스라엘은 공군 중심으로 운용
■드론 전담부대는 한국에만 있다?
드론이 미래전의 총아로 떠오르면서 드론 전력 전담조직을 운용하는 나라는 늘고 있다.
우리 드론작전사령부(드론작전사)처럼 드론 전력을 전담 운용하는 부대는 한국이 지구상에서 유일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중국 같은 나라는 중앙집중형으로 드론사령부나 사령부와 유사한 조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전략지원부대(과거 별도의 군종)가 드론사령부 역할을 수행해왔는데, 2024년 말 전략지원부대가 폐지된 이후에는 현재 정보지원부대가 주로 드론을 전담 운용하고 있다. 대대나 여단 수준의 대드론 훈련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2024년 11월 인민해방군 남부 전구 사령부의 공군 이동식 레이더 대대가 드론 대응에 초점을 맞춘 조기경보 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해 7월 중국과 라오스가 실시한 양자 군사 훈련에도 드론 대응 훈련이 포함됐다. 미국이 대만 방어에 대규모 드론을 투입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인민해방군 내에 드론 전담 부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11월엔 드론 등 무인장비 전담 독립 병과인 무인체계군(USF·Unmanned Systems Forces)을 공식 창설했다. 무인체계군의 부사령관으로 임명된 세르게이 이시투가노프 대령은 “무인체계군의 사령관이 임명됐고 군사 지휘 기관이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부대는 통합된 작전 계획에 따라 다른 부대와 협조하며 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인체계군은 드론, 무인 차량, 무인 지상 전투 체계 등 다양한 무인 장비를 통합 운용하며, 전장 지휘통제 체계 속에서 효과적으로 통합·조정된다.
이스라엘은 공군 중심으로 드론을 운용해오고 있다. 공군 소속의 중대형 정찰 및 공격용 무인기가 이스라엘 드론 전력의 핵심이다. 이와 함께 육군과 특수군 등 각 부처들도 용도에 맞게 전담 부대를 갖고 있다. 실시간으로 적의 위치를 파악해 포격 화력을 유도하는 소형 드론, 해외 요인 암살이나 비밀 정찰 임무에 활용되는 최첨단 자폭 드론이 대표적이다.
양 위원은 “가장 일반적인 군의 드론 운용은, 중앙에서 드론 개발과 획득을 주도하고 각급 부대에서 필요에 맞게 분산 운용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 유형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이 이 같은 드론 분산 운용 형태에 해당된다.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무인체계를 운용하는 미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교훈을 반영, 육·해·공군에 드론 체계를 도입하는 유무인 통합 개편을 단행했다. 프랑스 육군에선 제61포병연대가 영상 정보 수집 및 정찰을 전담하며 전술 드론을 직접 운용한다. 프랑스 공군도 장거리 정찰 및 정밀 타격을 위한 고성능 드론 조직을 갖고 있다.
정충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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