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탄’ 하루 만에 물러선 트럼프…“한국과 해결책 모색”

이가영기자 2026. 1. 2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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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 압박 속 하루 만에 ‘협의’ 언급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다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관세 인상 방침을 발표한 직후 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한미 간 대화 여지가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방문을 앞두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는 해결책을 마련할 것(We'll work something out)"이라고 답한 뒤,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We'll work something out with South Korea)"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구체적인 발효 시점이나 방식은 언급하지 않았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국회가 우리의 역사적인 무역 합의를 승인하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 목재, 의약품 등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백악관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를 두둔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합의에서 약속한 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현실은 한국 측에서 전혀 진전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한국의 3500억달러(약 505조원) 규모 대미 투자 이행을 전제로 관세를 인하한 바 있다. 당시 양국은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한국 국회에 관련 법안이 제출된 달의 1일 자로 관세 인하를 소급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실제로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는 15%로 낮춰졌지만, 투자 이행을 위한 '대미투자특별법'은 아직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1월 26일 이 법안을 발의했으며, 여권은 내달 법안 심사에 착수할 경우 2월 말에서 3월 초 사이에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무역 합의 비준이 우선"이라며 법안 상정을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협상을 언급한 직후, 우리 정부는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캐나다에 머물고 있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조속히 귀국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회동할 예정이며,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방미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갈등의 배경엔 미국 내 정치적 압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 하원 법사위 공화당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 게시물을 공유하며 "쿠팡 같은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겨냥하면 이런 일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한국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미국 기술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정부가 최근 원화 약세와 외환시장 불안을 이유로 연 200억달러 규모 투자 집행 시점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점도 트럼프 행정부의 불만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정부와 여당은 향후 본격적인 협상을 통해 관세 인상 방침이 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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