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 '초졸' 적기 싫어 학교로"... 만학도가 찾은 인생 2막 제주제일고 부설 방송통신고 강 모 학생 사연 '눈길'

방송통신고등학교가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제주제일고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 편 영상이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학업을 중단했던 만학도가 학교로 돌아와 배움의 기쁨을 되찾고 자존감을 회복해가는 과정이 조명되면서 평생교육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영상 속 주인공인 강 모 학생은 늦은 나이에 다시 교복을 입게 된 계기에 대해 "이력서를 쓸 때 학력란에 '초졸'이라고 적어야 하는 현실이 마음 아팠다"며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고, 배움은 늘 마음속에 남겨진 숙제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강 씨는 방송통신중학교를 졸업한 뒤 현재 방송통신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다. TV 안내 방송을 보고 딸의 도움을 받아 학교를 찾은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그는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용기를 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재입학 초기에는 디지털 환경 적응이라는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다. 컴퓨터 전원을 켜고 끄는 법조차 몰라 인터넷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중도 포기의 유혹을 이겨냈다. 그는 "여기까지 와서 그만두면 지난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며 "함께 공부하는 학우들과 교사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학교는 단순한 지식 습득의 장을 넘어 삶의 활력소가 됐다. 등교 전날이면 설레는 마음으로 옷을 고르고, 다양한 연령대의 학우들과 가족 같은 정을 나누고 있다. 강 씨는 "친구들이 나를 엄마처럼, 할머니처럼 부르며 따르는 모습이 참 좋다"고 말했다.

특히 알파벳을 익히고 배운 내용을 타인에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면서 자신감도 커졌다. 그는 "아는 것이 생기니 말할 때도 당당해진다"며 배움을 통해 변화된 삶의 태도를 강조했다. 이어 경제적 이유나 사회적 시선으로 학업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다녀보면 정말 좋다. 배움의 끈을 놓지 말고 꼭 다시 잡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제주제일고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 관계자는 "이곳에서의 도전은 늦은 만회가 아니라 자신을 존중하는 결정"이라며 "만학도들이 배움을 통해 삶의 주체성을 회복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방송통신중학교(24개교)와 방송통신고등학교(42개교)는 전국 공립 중·고등학교에 부설로 설치된 3년제 정규 학교다.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운영되며, 월 2회 출석 수업(주말)과 원격 수업을 병행해 생업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다. 교재비와 수업료는 전액 무상으로 지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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