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는 주소로 뽑는다”…지역의사제, 입시의 출발선을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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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진학의 출발선이 성적표에서 주민등록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2026학년도부터 본격 도입되는 지역의사제는 지방 의료 공백 해소를 목표로 설계됐지만, 입시 현장에서는 이미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의대 선호가 정점에 이른 상황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는 지역의사제를 의료 정책이 아니라, 하나의 입시 통로로 먼저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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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진학의 출발선이 성적표에서 주민등록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2026학년도부터 본격 도입되는 지역의사제는 지방 의료 공백 해소를 목표로 설계됐지만, 입시 현장에서는 이미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의대를 목표로 한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어디로 이사해야 하나”라는 질문이 전략의 영역으로 올라왔습니다.
제도가 시행되기도 전에, 입시는 먼저 반응하고 있습니다.
28일 종로학원이 중·고교 재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0%가 “지역의사제 적용 지역으로 수험생 이동이 늘어날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도 시행 이전부터, ‘이동 가능성’ 자체가 새로운 입시 변수로 인식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 의대 경쟁, 성적보다 ‘자격’이 먼저 묻히는 구조
지역의사제는 의대 정원의 일부를 특정 지역 출신 학생으로 선발하고, 졸업 후 장기간 해당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설계된 제도입니다.
문제는 이 제도의 첫 관문이 성적 이전에 ‘거주 요건’이라는 점입니다. 일정 기간 해당 지역에서 중·고등학교를 이수해야 지원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이 구조에서는 누가 더 잘 준비했느냐보다, 누가 더 빨리 움직였느냐가 먼저 작동합니다.
중학생 단계부터 고등학교 진학 지역을 둘러싼 판단이 앞당겨지는 이유입니다.
학원가에서는 이미 “지금 옮겨야 의미가 있다”는 상담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 ‘지역 의료’보다 ‘낮아질 경쟁률’ 먼저 선택
지역의사제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그 이유는 정책 취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진학 의사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은 이유는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지역 의료에 기여하고 싶어서’라는 응답은 소수에 그쳤습니다.
이는 개인의 선택을 문제 삼을 사안이라기보다, 제도가 입시 구조 속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점입니다.
의대 선호가 정점에 이른 상황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는 지역의사제를 의료 정책이 아니라, 하나의 입시 통로로 먼저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정책과 시장의 언어가 어긋나는 지점입니다.
■ 수도권을 벗어나지 않는 이동, 분산 효과는 불투명
이동의 방향도 주목할 대목입니다.
지역의사제는 비수도권 의료 인력 확충을 목표로 하지만, 실제 관심은 경기·인천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상위권 의대가 포함된 지역을 중심으로 ‘연쇄 이동’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입니다.
이 경우 제도가 의도한 지방 의료 분산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수도권 내부 이동만으로 지원 자격을 확보할 수 있다면,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라는 본래 목적은 약화됩니다.
제도가 의료 공백을 메우기보다 입시 지형만 재편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실제 입시 현장에서는 서울 거주 수험생이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두고 지역의사제가 적용되는 경기·인천권으로 거주지를 옮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해당 지역에는 성균관대 의대를 비롯한 상위권 의대가 포함돼 있어, 제도 시행과 맞물려 수험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특정 권역으로 쏠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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