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랑CAR랑] 흙길에서 증명한 '미국식 정답'…GMC 캐니언, 픽업의 기준

윤경진 기자 2026. 1. 2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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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마력 2.7L 터보·54kg·m 토크…중형 픽업 넘는 힘
2스피드 4WD·리어 디퍼렌셜 잠금…험로 주행 안정감
최대 3493kg 견인·ITBC 기본…북미 픽업 문법 그대로
기술은 수치로 설명되지만 사용자의 경험은 수치 너머에 존재합니다. <카랑CAR랑>은 전기차, 수소차, 오토바이뿐 아니라 모빌리티 앱, 헬멧, 타이어까지 움직임과 관련된 모든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기록하는 코너입니다. <카랑CAR랑>은 배기음처럼 선명한 소리를 뜻하는 의성어 '카랑카랑'과 자동차(Car)를 결합한 말입니다. 제품의 성능뿐 아니라 도로 위에서 살아 숨 쉬는 기계들의 진짜 모습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캐니언의 오프로드 시승 모습.[사진=GMC]

픽업트럭은 숫자보다 장면으로 이해되는 차종이다. 바퀴 하나가 공중에 뜨고 차체가 비틀린 상태에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순간에야 성격이 드러난다. GMC 캐니언은 그런 장면을 전제로 만들어진 픽업 트럭이었다.

지난 27일 경기 김포 한국타임즈항공 인근에 마련된 오프로드 코스에서 GMC 캐니언을 시승했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흙길과 요철, 급경사 오르막과 내리막, 좌우 바퀴 높낮이가 크게 갈리는 굴곡 구간이 이어졌다. 일반 도로에서는 체감하기 어려운 차체 강성과 구동계 완성도를 확인하기에 충분한 환경이었다.

◇오토트랙 4WD와 디퍼렌셜 락, 험로에서 드러난 진짜 역할

캐니언에는 오토트랙(Autotrac) 액티브 2스피드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됐다. 노면 상태에 따라 전·후륜 구동력을 자동으로 배분하는 구조다. 여기에 리어 디퍼렌셜 잠금 기능을 더해 한쪽 바퀴가 공중에 뜨는 상황에서도 구동력을 잃지 않도록 했다.

시승 코스의 굴곡 구간 좌측 앞바퀴와 우측 뒷바퀴가 동시에 크게 떠오르는 상황에서도 차체는 비틀림 없이 자세를 유지했다. 프레임 기반 픽업 특유의 구조적 강성이 그대로 체감된다. 차체가 먼저 버텨주니 서스펜션이 제 역할을 한다. 전자 제어가 앞서기보다 차체가 먼저 버티고 필요한 순간에 구동력을 밀어 넣는 방식이다. 급경사 오르막에서도 바퀴가 헛도는 장면이 거의 없었고 흙이 무른 구간에서도 접지력을 잃지 않았다.

오프로드 퍼포먼스 디스플레이는 이런 주행 상황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구동 상태, 차량 각도, 노면 대응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험로에서도 불안 요소를 줄인다. 단순한 '장식용 화면'이 아니라 실제 주행 보조 수단에 가깝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오프로드 구간을 통과하는 GMC 캐니언. 사륜구동 시스템과 올 터레인 타이어의 접지력이 험로 주행에서 여유 있는 움직임을 만들어냈다.[사진=윤경진 기자]

◇오르막·내리막에서도 여유…314마력의 쓰임새

캐니언에 탑재된 2.7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54kg·m를 낸다. 수치만 보면 스포츠카의 영역은 아니지만, 오프로드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 엔진은 직분사 방식을 기반으로 내구성을 강화한 실린더 블록과 강성을 높인 크랭크샤프트를 적용했다. 고부하 상황이 반복되는 오프로드 주행을 전제로 설계된 구조다. 급경사 오르막에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차체를 꾸준히 밀어 올리는 여유는 여기서 나온다.

변속기는 하이드라매틱 Gen2 8단 자동변속기다. 변속 충격을 최소화하면서도 저속 구간에서 즉각적인 토크 전달이 가능하도록 세팅됐다. 오프로드처럼 속도 변화가 잦고 미세한 구동 제어가 필요한 환경에서도 변속기가 개입을 과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변속기가 일을 한다'는 느낌보다 '차가 자연스럽게 움직인다'는 인상이 강했다.

◇독립식+솔리드 액슬, 픽업의 정석적인 하체 구성

서스펜션 구성 역시 캐니언의 성격을 명확히 보여준다. 전륜은 독립식 코일오버 샥, 후륜은 솔리드 액슬 구조다. 온로드 승차감만을 따지면 타협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견인과 적재, 오프로드 주행을 전제로 하면 가장 정석적인 선택이다.

굴곡이 큰 토양에서도 차체 흔들림이 크지 않았던 이유는 이 하체 구성 덕분이다. 한쪽 바퀴가 크게 눌리거나 들리는 상황에서도 차체 전체가 비틀리기보다, 각 바퀴가 역할을 나눠 받아낸다. 프레임 기반 픽업 특유의 강성이 그대로 체감된다. 브레이크는 4휠 디스크에 Duralife 로터를 적용했다. 반복적인 제동이 필요한 오프로드 환경에서도 제동 성능 저하가 크지 않도록 고려한 사양이다. 내리막 구간에서도 페달 감각이 일정하게 유지된 점이 인상적이었다.
GMC 캐니언 실내. 오프로드 퍼포먼스 디스플레이를 통해 타이어 공기압, 차체 기울기 등 주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사진=윤경진 기자]

◇트럭은 트럭답게…적재·견인 전제한 설계

캐니언은 최대 3493kg의 견인 능력을 갖췄다. 단순히 수치만 높은 것이 아니라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보조 시스템이 함께 들어간다. 통합형 트레일러 브레이크 시스템(ITBC)을 기본 적용했고 히치 어시스트 가이드라인과 히치 뷰 모니터, 트레일러 스웨이 컨트롤까지 제공한다.

적재함 구성도 트럭 본연의 쓰임을 전제로 설계됐다. 멀티스토우 테일게이트는 하중을 줄여 여닫기 쉽고 미드 포지션 활용도 가능하다. 스프레이온 베드라이너와 리어 범퍼 코너 스텝, 220V 파워 아울렛은 작업과 레저 모두를 고려한 사양이다.

◇온로드로 돌아와도 이질감은 없다

오프로드 시승 이후 일반 도로로 복귀했을 때의 인상도 중요하다. 캐니언은 예상보다 일상 주행에서 부담이 크지 않다. 스티어링은 묵직하지만 직관적이고 시야는 높아 도심에서도 차체 감각을 잡기 어렵지 않다.

프리미엄 트림답게 실내 완성도도 준수하다. 디지털 클러스터와 대형 디스플레이, 물리 버튼을 병행한 조작계는 픽업 특유의 실용성을 해치지 않는다.
험지 주행을 마친 GMC 캐니언 모습.[사진=윤경진 기자]

◇카랑 한줄평
이 차를 타보면 왜 미국에서 픽업이 일상인지 이해된다

[신아일보] 윤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