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며 변비 생긴 강아지.. 그냥 두면 해결될까?



안녕하세요. 경기도 최초 피어프리 전문가 인증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이자 반려인인 신성우 수의사입니다. 오늘 사연에 나오는 '겨울철 산책을 나가지 못해 배변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겨울철 활동량 감소와 실외 배변 습관을 가진 노령견에게서 정말 흔하게 보이는 상황이에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반려견은 배변을 그냥 참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 실제로 불편하고 아픈 상태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보호자가 해줄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겠죠? 하나씩 차근차근 얘기해 볼게요.
1. 강아지가 변비에 걸리는 이유
먼저, 실외 배변만 고집하는 아이들은 외출이 줄어들면 의도적으로 변을 참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기에 겨울에는 관절이 굳다보니 움직임 자체가 줄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장운동도 느려져요. 물도 여름보다 덜 마시게 되는데, 이러면 변 속 수분이 부족해지면서 딱딱해지기 쉽습니다.
노령견의 경우에는 여기에 한 가지가 더 붙어요. 나이가 들면서 장의 연동운동 자체가 약해지고, 골반이나 항문 근육 힘도 예전 같지 않다 보니 예전엔 문제없던 배변 패턴이 갑자기 깨지는 일이 흔합니다. 심장약이나 신장 질환 약을 먹고 있는 아이들도 약의 영향으로 변비가 더 잘 생길 수 있어요.

2. 우리 강아지, 변비 맞을까? 체크 포인트
'이 정도면 변비인가?' 헷갈리신다면, 몇 가지 신호를 같이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2~3일 이상 변을 못 보거나, 변을 보긴 보는데 토끼똥처럼 작고 딱딱한 형태로 조금씩만 나온다면 일단 변비를 의심해 볼 수 있어요. 배변 자세는 취하는데 잘 안 나오거나, 힘주면서 낑낑대고 소리를 지르는 경우도 많고요. 노령견들은 이런 상황에서 식욕이 떨어지거나, 평소보다 더 예민해지는 모습으로 신호를 보내기도 합니다.

3. 변비가 불러올 수 있는 문제들
보통 보호자분들은 변비를 단순히 며칠 못 싸는 문제로 생각하면서 기다려보시는 경우가 많아요. 다만, 그게 다가 아닐 수 있습니다. 먼저 변비가 있으면 엉덩이가 실제로 아플 수 있습니다. 특히 딱딱한 변이 항문을 계속 자극하다 보면 항문에 미세한 상처가 생기거나, 통증 때문에 더 배변을 꺼리게 되는 악순환이 만들어지기도 해요. 아이 입장에서는 점점 더 힘들어지는 구조가 됩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장이 늘어나서 탄력이 떨어지는 거대결장으로 진행되기도 하고, 직장이나 항문이 손상되기도 합니다. 배변할 때 너무 세게 힘을 주다 보면 심장병 있는 아이들에게는 그 자체로 부담이 될 수 있고요. 수컷 강아지의 경우에는 장에서 배출되지 못한 채 단단해진 대변이 요도를 눌러서 소변이 잘 안 나오는 상황으로 종종 이어지곤 합니다. 그래서 나이에 관계 없이, 변비는 절대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4. 보호자가 해줄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
그렇다면 변비가 걱정되는 상황에서 보호자가 집에서 현실적으로 해줄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요?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건 수분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겨울에 물을 너무 적게 마시곤 해요. 반려견의 몸무게(kg)당 30~70ml 정도를 하루 음수량 기준으로 잡아보시면 되는데, 이보다 훨씬 적다면 일단 음수량부터 늘려주셔야 합니다. 사료에 미지근한 물을 살짝 섞어주거나, 습식캔이나 수분 많은 토핑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물그릇을 집 안 여러 군데에 두거나, 차가운 물 대신 살짝 따뜻한 물로 바꿔주는 것만으로도 음수량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아요.
두 번째는 산책입니다. 오래 걸을 필요는 없어요. 배변 목적만으로 5~10분 정도 짧게 나가주는 것만 해도 장운동에는 꽤 도움이 됩니다. 다만 겨울에는 영하 5도만 돼도 산책 위험도가 오르기 때문에, 준비운동과 함게 보온에 신경쓰신 후 나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실내에서 식후에 배를 부드럽게 마사지해 주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장운동을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집 안에서 짧게 걷게 하거나, 무리 안 가는 선에서 놀이를 조금 늘려주는 것도 좋고요.
유산균이나 식이섬유 같은 보조제는 조심스럽게 접근하셔야 합니다. '장에 좋다니까 무조건 먹이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다가 오히려 설사나 구토로 더 힘들어지는 아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보조제는 꼭 동물병원에서 상담받고, 아이 상태에 맞게 추천받은 뒤에 시작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변비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몸이 보내는 신호입니다. 말을 못 할 뿐이지, 안 아프고 안 불편한 게 아닙니다. 보호자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면, 반려견의 일상이 더 편해질 수 있어요. 이 글이 여러분의 슬기로운 반려생활에 도움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신성우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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